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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무수한 빛 가운데 빛으로 - 작가마을 시인선 64

배동욱 저 | 작가마을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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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6062479 / 118쪽 / 153g / 13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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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배동욱의 시 세계는 ‘낯익은’과 ‘낯선’ 풍경의 ‘중간’에 놓여 있다. 시인의 독특한 시선이나 행위, 사색에 의해 생겨난 중간지대는 이쪽과 저쪽을 함께 아우르는 폭넓은 세계를 지향한다. 중간지대라 했지만, 그 세계는 공간의 개념보다는 시간(기억)과 삶의 가치, 시적 방향에 더 가깝다. ‘낯익은’ 풍경은 삶의 뒤쪽에, ‘낯선’ 풍경은 앞에 놓여 있는데 시인은 양쪽을 조망하는 자리에서 이상과 현실, 이성과 감성, 의식과 무의식, 삶과 죽음 등 다채롭고도 농밀한 시적 세계를 구축한다. 시인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자유로운 듯 자유롭지 않은 묘한 시적 태도를 견지한다. ‘자유로운 구속’이라는 말이 적합할 듯하다. ‘자유로움’은 사고의 새로움이나 거칠 것 없는 시적 표현, ‘구속’은 시간과 기억, 생존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역설의 세계를 따라가다 보면 한 개인의 삶의 무늬에서 파생된 바람, 강, 바다, 나무, 길, 문, 술, 소리 같은 시어를 수시로 만날 수 있다. 하나의 시어에는 그 시어가 가지는, 파생된 의미뿐 아니라 시인의 시각과 삶의 내력이 함축되어 있음은 당연하다. 여기서 감지되는 것이 ‘낭만’이라는 감성적 시어다. -김정수(시인) ⊙시인의 말 바람이 시키는 대로 손가락을 펴니 바람이 잡힌다. 놓을 때에야 잡힌다는 바람의 말에 자꾸자꾸 손가락을 편다. 두 번째 시집을 펴내며 내가 나를 비워내고 비워낸 나의 뒷모습이 멀어져 가는 것을 오래 지켜본다. ⊙ 시집 속의 시 봄, 세상 열어다오 가슴 두드리는 빗줄기에도 문門 열지 않고 봄 햇살 한 줄기도 들여놓지 않았다 전생과 금생이 포개져 해마다 환생하는 봄 여기도 거기도 사는 게 아닌데 환생하는 세상, 환장하는 세상 꽃 피고 바람 부는 날 꽃아, 나를 위해 피지 말아라 세상은 금세 낡아 끝내 알지 못할 것들만이 영원하므로 -------------------------------- 꽃비 내리는 봄 봄이 오는 집 현관에는 아젤리아 히아신스 철쭉이 피고 저편 세상 입구에는 손등에 꽃이 핀다 돋보기로 보면 꽃 한 송이가 온 세상이라며 주름진 당신의 얼굴이 웃을 때마다 살구꽃 핀다 살구꽃 진다 꽃이 지면 열매라도 달리겠지만 손등의 꽃은 질 줄도 모른다고 밤낮없이 꽃향기에 취한다고 웃는 당신 돌아오는 길 위로 눈비가 내린다 꽃비 내린다 ------------------------------------------ 엑소더스(Exodus) 1 일하는 틈틈이 사무실 복도로 나와 창에 붙어 서서 밖을 내다보면 창밖 세상이 삼투압처럼 밀려 들어와 이편의 내 자리를 다 차지하고 나는 이방인이거나 기껏 세입자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성경이나 반야심경을 여는 것이 세상에서 살기 위함이라고 말한 적 없다 (내가 예수이고 부처라도 견딜 수 없는 일은 이 세상에서 사는 일이다) 다만 시시포스보다 교활한 얼굴로 성경이나 반야심경을 털어내는 것이다 문을 열어다오 문을 열어다오 나는 수천 년간이나 아직 문을 여는 주문呪文을 찾아내지 못했다

저자 소개

  • 저자 : 배동욱
저자 : 배동욱
1970년대 「청암문학회」, 「伏賢文友會」, 「시얼」, 80년대 후반부터 「다듬시」, 「시인촌」 동인 등으로 활동했다. 계간 《韓國作家》 신인상으로 등단하였으며 현재는 문학단체에 참여하지 않고 詩作 활동에만 전념하고 있다. 경기신인문학상과 시인촌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시집으로 『아르고스, 눈을 감다』가 있다,

목차

시인의 말

목차

1부

계약 종료
거리에서
봄, 세상
꽃비 내리는 봄
식탁 위 젓가락
빈 들이 되어
강江의 노래
타인他人의 세상
냉장고
바람의 문門
엑소더스(Exodus) 1
엑소더스(Exodus) 2
흐린 날의 편지
소리, 이미지
설날 화두話頭

2부

강江의 깊이
나무 이야기 1
나무 이야기 2
그물
새해 인사
여름날 오후
호주머니의 속삭임
늦은 봄날 저녁
마른 가슴
나의 새는
그리움으로 죽는 바다
창밖을 그리다
낄낄대고 싶네
어떤 부탁
나를 흔드는 것

3부

아침에
술 또는 노래를 위한 서언序言
에피소드(Episode)
술 깨기 전에
취醉한 눈으로
짧은 노래
ㄲ 씨氏의 문제풀이
하루
한 시간의 주말 기행
길 밖의 길
비 오는 날의 편지
공생共生하는 영혼
전철 안에서
우는 날
사라짐에 대한 편지

4부

기억도 짐이다
새는 늘 마지막을 노래한다
누이 생각
너에게 난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
너와 나의 봄
핸드폰 세상 밖으로
그대
세월 2
두 손에 얼굴을 묻고
은행나무 햇빛
눈물
어느 날
어제 같은 오늘
안팎의 풍경들
떠나는 것들은 눈부시다

해설: 아무것도 소유하지 못한 자의 단단한 슬픔/김정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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