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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6062479 / 118쪽 / 153g / 13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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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배동욱의 시 세계는 ‘낯익은’과 ‘낯선’ 풍경의 ‘중간’에 놓여 있다. 시인의 독특한 시선이나 행위, 사색에 의해 생겨난 중간지대는 이쪽과 저쪽을 함께 아우르는 폭넓은 세계를 지향한다. 중간지대라 했지만, 그 세계는 공간의 개념보다는 시간(기억)과 삶의 가치, 시적 방향에 더 가깝다. ‘낯익은’ 풍경은 삶의 뒤쪽에, ‘낯선’ 풍경은 앞에 놓여 있는데 시인은 양쪽을 조망하는 자리에서 이상과 현실, 이성과 감성, 의식과 무의식, 삶과 죽음 등 다채롭고도 농밀한 시적 세계를 구축한다. 시인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자유로운 듯 자유롭지 않은 묘한 시적 태도를 견지한다. ‘자유로운 구속’이라는 말이 적합할 듯하다. ‘자유로움’은 사고의 새로움이나 거칠 것 없는 시적 표현, ‘구속’은 시간과 기억, 생존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역설의 세계를 따라가다 보면 한 개인의 삶의 무늬에서 파생된 바람, 강, 바다, 나무, 길, 문, 술, 소리 같은 시어를 수시로 만날 수 있다. 하나의 시어에는 그 시어가 가지는, 파생된 의미뿐 아니라 시인의 시각과 삶의 내력이 함축되어 있음은 당연하다. 여기서 감지되는 것이 ‘낭만’이라는 감성적 시어다. -김정수(시인) ⊙시인의 말 바람이 시키는 대로 손가락을 펴니 바람이 잡힌다. 놓을 때에야 잡힌다는 바람의 말에 자꾸자꾸 손가락을 편다. 두 번째 시집을 펴내며 내가 나를 비워내고 비워낸 나의 뒷모습이 멀어져 가는 것을 오래 지켜본다. ⊙ 시집 속의 시 봄, 세상 열어다오 가슴 두드리는 빗줄기에도 문門 열지 않고 봄 햇살 한 줄기도 들여놓지 않았다 전생과 금생이 포개져 해마다 환생하는 봄 여기도 거기도 사는 게 아닌데 환생하는 세상, 환장하는 세상 꽃 피고 바람 부는 날 꽃아, 나를 위해 피지 말아라 세상은 금세 낡아 끝내 알지 못할 것들만이 영원하므로 -------------------------------- 꽃비 내리는 봄 봄이 오는 집 현관에는 아젤리아 히아신스 철쭉이 피고 저편 세상 입구에는 손등에 꽃이 핀다 돋보기로 보면 꽃 한 송이가 온 세상이라며 주름진 당신의 얼굴이 웃을 때마다 살구꽃 핀다 살구꽃 진다 꽃이 지면 열매라도 달리겠지만 손등의 꽃은 질 줄도 모른다고 밤낮없이 꽃향기에 취한다고 웃는 당신 돌아오는 길 위로 눈비가 내린다 꽃비 내린다 ------------------------------------------ 엑소더스(Exodus) 1 일하는 틈틈이 사무실 복도로 나와 창에 붙어 서서 밖을 내다보면 창밖 세상이 삼투압처럼 밀려 들어와 이편의 내 자리를 다 차지하고 나는 이방인이거나 기껏 세입자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성경이나 반야심경을 여는 것이 세상에서 살기 위함이라고 말한 적 없다 (내가 예수이고 부처라도 견딜 수 없는 일은 이 세상에서 사는 일이다) 다만 시시포스보다 교활한 얼굴로 성경이나 반야심경을 털어내는 것이다 문을 열어다오 문을 열어다오 나는 수천 년간이나 아직 문을 여는 주문呪文을 찾아내지 못했다
시인의 말
목차
1부
계약 종료
거리에서
봄, 세상
꽃비 내리는 봄
식탁 위 젓가락
빈 들이 되어
강江의 노래
타인他人의 세상
냉장고
바람의 문門
엑소더스(Exodus) 1
엑소더스(Exodus) 2
흐린 날의 편지
소리, 이미지
설날 화두話頭
2부
강江의 깊이
나무 이야기 1
나무 이야기 2
그물
새해 인사
여름날 오후
호주머니의 속삭임
늦은 봄날 저녁
마른 가슴
나의 새는
그리움으로 죽는 바다
창밖을 그리다
낄낄대고 싶네
어떤 부탁
나를 흔드는 것
3부
아침에
술 또는 노래를 위한 서언序言
에피소드(Episode)
술 깨기 전에
취醉한 눈으로
짧은 노래
ㄲ 씨氏의 문제풀이
하루
한 시간의 주말 기행
길 밖의 길
비 오는 날의 편지
공생共生하는 영혼
전철 안에서
우는 날
사라짐에 대한 편지
4부
기억도 짐이다
새는 늘 마지막을 노래한다
누이 생각
너에게 난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
너와 나의 봄
핸드폰 세상 밖으로
그대
세월 2
두 손에 얼굴을 묻고
은행나무 햇빛
눈물
어느 날
어제 같은 오늘
안팎의 풍경들
떠나는 것들은 눈부시다
해설: 아무것도 소유하지 못한 자의 단단한 슬픔/김정수(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