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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3499580 / 328쪽 / 500g / 152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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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도망칠 생각은 학교 공부가 싫어지기 시작한 때부터 했어요. 도망갈 궁리만 하다 도망을 치자니 그만한 돈은 있어야만 해서 엄마가 몰래 감춰둔 돈 몽땅 가지고 송정리행 첫차를 타버린 거요. 아무튼 그렇게 해서 버스 종점인 송정리에 내리기는 했으나 어디로 가야 할지도 막막하고, 그래서 시외버스 대기실 출입문 반대쪽에 비 맞은 가을 닭처럼 쪼그리고 앉아 버스를 타고 내리는 사람들만 봤어요. 그러니까 시간만 흘러 점심시간이 넘었지 뭐요. 버스를 엄마 몰래 새벽에 타느라 밥도 못 먹어, 바로 옆에 보이는 만리장성식당에 들어가 짜장면 한 그릇 시켜 먹고 그냥 앉아 있는데 그것을 보신 사장님께서 왜 안 가고 있느냐는 거요. 그래서 저는 어디 일자리 없을까요. 물으니 집은 어디냐고 묻더니 사장님과 통화를 하셨지요.” --- p.101 “그러면 더 물읍시다. 두 분이 서로가 좋다 해서 이렇게 부부가 되신 건가요?” “그렇지요. 장모님은 서로 좋아하는 걸 보시고는 둘이 결혼해라. 하시는데 감사합니다, 하면서 기다렸다는 듯 큰절까지 드렸어요.” “장모님께 큰절을 드리니 뭐라고 하시던가요” “그런 얘기는 제가 할게요. 이 양반이 송정리 만리장성에서 보내주어 왔다면서 엄마에게 인사를 극진히 하는 걸 보니 너무도 이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우리 식당이 혹 맘에 안 들어 다른 식당으로 갈지도 몰라, 학교 갈 때 말고는 오빠 옆에 딱 붙어있다시피 했어요.” --- p.200 물이지만 임찬호 씨는 맛나게도 마신다. 아무튼 아픈 당시의 얘기를 자식들에게 하기는 해도 맘만은 편지 못하다. 그것을 운명이라고 말하기에는 내 잘못도 있어서다. 계엄령이 발효되었을 때 말로만 아니라 옷이든 신발이든 감춰버리는 건 당연했음에도 그렇게 안 한 게 두고두고 후회된다. 그러니까 계엄령은 본시 진압을 목적으로 할 것이기에 곧 끝났을 텐데. 이젠 되돌릴 수도 없는 후회지만 남은 안타까움이다. 그러니까 형들의 신발이든 옷이든 한가지 만이라도 감춰버렸으면 형들은 야, 그래도 그렇지, 신발까지 감춰버리면 어떻게 하냐. 그러면서 웃고 말았을 건데 설마 했던 게 후회일 거다. --- p.280
머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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