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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길가의 돌멩이였을 때 - b판시선 61

허완 저 | 도서출판비(b) | 2023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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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2986067 / 141쪽 / 141g / 124 x 1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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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시인의 말 마음은 늘 도성(都城)이었으나 내 시 쓰기는 늘 삭풍 부는 변방이었다 눈 시리도록 하늘 맑은 날 골라 꺼져가는 시심을 좀 지펴 보려 반쯤 무너져내린 봉수대에 올라 자꾸 꺼져가는 시상에 불을 붙이다 혹여 넘어올지 모를 파발을 기다리며 청춘 바쳐 사수해낸 전선 그 치열했던 삶의 고개를 바라보았으나 기다리는 길목으론 파발 대신 바람만 뺨을 매섭게 때리고 달아났다 시편 몇 조각 태워 피워올리던 봉수대 연기 내 마음의 도성에 끝내 닿지 못하고…… 추천사 허완 시인에게서는 밤에 겨운 이슬이 고인 돌샘에 얼굴을 씻는 아침 냄새가 난다. 때로 북방의 산등성에 혼자 삭풍을 견디는 갈매나무를 닮은 눈빛도 보이고, 그 손을 마주 잡으면 봄꽃을 움트게 할 온기가 닿아오기도 한다. 고적하나 쓸쓸하지 않으며, 맑으나 차갑지 않으니 시들도 그 주인을 닮았다. 시편마다 시인이 매만졌을 시어들이 지나온 세월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허투루 흘러넘치지 않으며, 모자람도 없이 손에 잘 맞는 언어들에 손을 맞춘 느낌이다. 허완 시인은 세계와 하늘 사이에 놓인 언어들이 오가는 길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의 시선은 때로 ‘당골 뒤쪽으로 난 좁은 흙 비탈길’이며, ‘지워지지 않은 마을의 고샅길 에움길’로 향하기도 하는데, 그의 시선은 그 길에서 만나는 외로운 존재들에 대한 애틋한 동행으로 이어진다. - 이시백 (소설가) 시인은 반쯤 무너진 봉수대에 올라가 꺼져가는 시상에 불을 붙이고 있다고 고백한다. 이 고백 안에 가엾은 나무를 축으로 움직이는 세계가 있고, 바람의 흉터가 새겨진 가로수가 있고, 길가의 돌멩이가 지지하고 있는 축대의 틈바구니가 있다. 우두커니를 보며 우두커니 생의 곡절을 관조하는 허완의 치열한 시선은 어린아이가 엄마의 얼굴을 찾아 울음을 터뜨리듯 시詩 혹은 ‘당신’을 갈구한다. 시여, ‘당신’이여, 돌아갈 집을 상실한 시인의 집이 되어, 본향이 되어 시인을 구원하여라. - 조현설 (시인,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책 속에서 <스무 시의 초승달> 마트나 상점에 가는 대신 전자상거래로 내가 물건을 살 때 그가 새벽부터 택배 운송을 하다가 자꾸만 놓치는 것은 밥때만이 아니다 아내의 생일을 놓치고 자녀의 졸업식을 놓치고 장모님 생신날 가족 모임을 놓치고 친한 친구 부친상 조문을 놓치고 아내가 신신당부한 정기 건강검진도 놓친다 가득 채운 택배상자들 주소를 확인하며 할당받은 물건들의 배송 시간을 놓칠까 봐 아파트 계단을 뛰어 오르내리다가 오늘 저녁 다시 밥때를 놓치고 허기를 채우려 트럭 운전을 하는 손으로 한 줄 김밥을 욱여넣는다 전염병 날로 창궐하는 어려운 때에 일감이 많아져 대박이 났다고들 말하지만 그는 등이 휜다, 허리가 휜다 아파트를 나와 물 한 모금 마시다가 바라본 스무 시의 초승달도 등이 휘어 있다 <바람의 집> 제주도 한라산 어느 중턱에 바람의 집은 숨어 있다 집주인인 고양이가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다가 바람만 아는 이 집을 어찌 알고 왔냐는 듯 웅크린 채 갸우뚱한다 고양이가 고용한 중년 여직원이 원두를 갈아 천천히 내려 주문한 커피를 내오는 동안 그대가 주인인가 물으려는데 고양이는 옆 탁자 위에 올라앉아 우리 주인은 바람이라며 입을 열어 크게 하품을 한다

저자 소개

  • 저자 : 허완
저자 : 허완
경기도 파주 교하에서 출생하였으며, 경인교육대학교와 인하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인천의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교사(국어)로 재직하면서 <교사문학> 동인지와 계간 <황해문화>(1994 가을호)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황둔 가는 길>(2020)이 있으며, 청소년 도서 <별난 박물관 별난 이야기>(1996, 공저)를 펴내기도 했다. 현재 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목차

ㅣ시인의 말ㅣ 5

제1부 슬픔의 딸꾹질 소리 들리는
바람의 흉터 13
세상의 중심 14
그림자를 껴안다 16
대나무 속 18
적벽 19
내가 길가의 돌멩이였을 때 20
알토 색소폰 22
태풍 3 24
태풍 4 26
태풍 5 28
거목은 어떻게 쓰러지는가 30
생수통 33
모래시계 34

제2부 당신은 눈부시게 아름답고
는개 내리는 강가 37
칠월 38
산책길에서 39
당신의 얼굴 40
그리움의 증세 42
꽃샘 시샘 44
당신 45
그곳 46
등꽃 47
우두커니 관찰기 48
고마리꽃 50
말린 장미 51
그대 마음을 헤아리다 52

제3부 초승달도 등이 휘어
희망 55
사월에 피는 꽃 56
여의도 벚꽃 58
농활 59
대열 60
백로 61
가을비 62
폐지 63
시래기 64
선풍기 65
스무 시의 초승달 66
동막 사람들 68
서해 일몰 69
블랙아웃 70

제4부 내 첫사랑의 고샅길 에움길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73
방과후 학교 74
지워지지 않는 이름들 76
맛있는 바람 79
체념과 단념 사이 80
늦게 부르는 노래 82
그린란드 84
스러진 고향 86
그리움 88
산그늘 89
참나무의 상처 90
폐선 92
무지개 94

제5부 자박자박 그대 걸어오는 소리
적요 97
가을 편지 98
가을이 오는 소리 100
땅따먹기 102
누워버린 나무 103
구월 104
바람의 집 105
한로 무렵 106
폐사지에서 107
날카로움에 대하여 108
마스크 110
찔레 가시 111
우산 112

ㅣ발문ㅣ 권순긍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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