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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3412138 / 148쪽 / 148g / 125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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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시인의 말 당신이 특별한 한 사람이 되는 순간, 그 순간을 우리 잊지 말아요. 2023년 늦가을 김태우 추천사 골목이 많은 동네에 살던 아이였을 때 내가 꾸던 ‘꿈’들은 도대체 이 골목 어디에 숨어 있을까를 생각했다. 하루가 지나고 십 년이 흘러도 골목에서 스스로 나오는 꿈은 없었다. 아프고 견뎌내는 나의 ‘이름’ 따위가 쓸모없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했던 날들의 연속이었다. 그래, 아이였던 나의 ‘이름들이 떨어졌’기를 바라며 한 뼘씩 자랐던 꿈. 슬픔의 유래는 아마도 아이였던 시대의 꿈이 아닐까. 김태우의 시를 읽으면서 ‘아직 일어나지 않은 기억’을 기억한다. 시인은 그늘을 닮은 꿈을 꾸며 걷다가 힐끗 보이는 절망과 슬픔을 애써 지우려 하는 하염없는 이름이다. ‘네가 붙여 준 이름’을 가지고 시인으로 살아가는 일이란 ‘서로가 모르는 이름’을 부르는 것이다. 김태우는 이 시집을 통해 흔들리는 겁쟁이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어쩌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아름다운 불청객’이 한 시인의 처음을 응원하는 것이며, 이제 그늘의 슬픔을 걷어내려 하는 첫 시집에 손바닥의 온기를 덧대고 싶은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유현아 시인 책 속에서 세상의 얼룩인 당신, 울음에서 격리된 채 첫 눈물을 분실했나요 더 이상 울지 못해 울음마저 배설했나요 당신이 쏟은 세상에는 얼룩 하나 없네요 당신의 방향에서 우리 만나요 출출한 애착이 선택한 텅 빈 울음에서 당신을 찾을게요 얼룩이 흐려지면 좀 더 울 수 있을까요 당신에게 적응하면 흔적이 될 수 있을까요 세상에서 당신을 지울 테니 당신의 자국도 함께 숨겨요 처음 본 울음의 이름은 당신, 잉태한 대가는 눈물인데 아무것도 할 수 없네요 차라리 세상에서 우리가 마르면 당신의 결말을 지울게요 삭제된 세상의 얼룩에서, 당신이 뱉은 내가 당신을 뱉을 때까지. ―「고고(呱呱)」 전문 나보다 늦게 작명소에서 태어난 이름이 있었다. 보자기에 곱게 싸인 채 이 집 저 집 기웃거리던 이름이었다. 한번은 학교에서 나와 다른 옷을 입고 있는 내 이름을 처음 보았다. 친구들은 내 이름 주위에 몰려와 내 이름을 귀찮게 했다. 나는 내 이름을 구하려 친구들에게 다가갔다 친구들은 내 이름을 데리고 흩어졌다. 나는 내 이름과 점점 멀어졌다. 선생님이 내 이름을 불렀다. 내가 일어나기도 전에 낯선 아이가 선생님 앞으로 걸어갔다. 친구들이 손뼉을 치며 나를 흘깃 쳐다보았다. 나는 내 이름을 보자기에 싼 채 선생님과 낯선 아이 옆을 조용히 지나 교실 문을 나섰다. 나를 잡는 이들은 없었지만 내 이름을 연신 부르는 소리가 복도 끝까지 울렸다. ―「동명이인」 전문 비가 오면 젖는 것은 무섭지 않아요. 비가 와도 젖지 않는 사실이 무서울 뿐이죠. ―「폐소공포증」 부분 우리는 폐교에 모여 서로의 별명을 불렀다 굳이 서로의 이름을 부르지 않아도 운동장에서 빈 그네가 우리를 불렀다 운동장에는 아무도 없었다 끊어진 그네가 있었다 우리는 학교를 학교라 읽지 않았다 수업 종이 울렸다 나는 출석부에 있는 이름들을 지웠다 처음으로 칭찬을 받았다 버려진 이름들로 휴지통이 넘쳤고 칠판에는 끊어진 낱말들이 보였다 분필을 보자 부러진 모음들이 떨어졌다 우리는 고개를 숙이고 서로의 이름을 생각했다 ―「소문들」 부분 우리는 예쁜 옷을 입고 절대로 찾지 않을 사진을 찍었다. 사랑이 이루지 못한 사랑으로 완성되었다. ―「벌 3?감정기계」 부분 우리는 사랑을 할 때 이별 노래를 들으며 서로가 모르는 이름을 부른다 밤이 앉은 골목을 홀로 걷다 우연히 다음 생의 이름을 들었다 그것은 부르는 사람이 없는 이름 나도 모르고 아무도 모르는 이름 그래서 좋은 이름 ―「내가 모르는 나의 이름들」 부분 인간은 사랑에 취약한 종족이다. (중략) 직감은 얼마나 울어야 가질 수 있는 감각인지 얼마나 간직해야 벗어날 수 있는 육감인지 인간을 사랑한 죄가 이별 앞에서 선명해진다 나는 이별에 가장 익숙한 족속이다. ―「늙은 애인」 부분 지금도 전당포 입구에는 긴 줄이 줄어들지 않는다. 이 시간에도 저 멀리서 그림자 무리들이 다가와 기나긴 줄이 된다. 긴 줄은 지금까지 찾아가지 않은 그림자다. 아직도 전당포에 가면 그 앞을 기웃거리는 그림자가 있다. 비닐봉지를 싣고도 출발하지 못한 자전거들도 있다. ―「전당포에 가면」 부분 눈물 없이 울어 본 사람들은 슬플 때 흘리는 몸짓이 있다 아무것도 담을 수 없는 몸짓에는 슬픔을 달고 떨어지는 꽃잎이 있다 ―「눈물은 슬픔이 흘리는 몸짓이다」 부분
1부 처음 본 울음의 이름은 당신
고고
베이비박스
생존 일지(? ~ ?)
간성
나+너≠우리
동명이인
나쁜 위로
딱지왕
주먹의 맛
무용담
폐소공포증
오래된 미래의 인형극
미아들
소문들
2부 불길한 이름
호명
내가 원한 건 이게 아니었다
벌 1
벌 2
벌 3
벌 4
벌 5
불청객
기원전 고소공포증
원치 않아도 일어나는 일들
환절통
유산
침묵의 모양
빨강은 잡종
내가 모르는 나의 이름들
3부 내가 모르는 이름
내게 너무 무거운 이야기
비극의 후예들
어색한 분장으로 만나
나만 부를 수 없는 노래
늙은 애인
이종교배
네안데르탈인 세레모니
누가 내 악몽을 키웠나
플라워
거꾸로 그린 자화상
전당포에 가면
간이식당
눈물은 슬픔이 흘리는 몸짓이다
늦은 저녁
4부 무명
어르신 유치원
불면증 1
불면증 2
악수례
옆집에 과일이 산다.
행복의 나라
빈손
무명 배우
몸값
부고 문자
꿈값
부당한 일
해 질 녘 먹는 사탕
반칙한 슬픔
해설
불길한 존재, 인간의 본성에 관한 명상
―양병호(시인, 전북대 국문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