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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아르카나 13번 (이영희 소설집)

이영희 저 | 도화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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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2828282 / 292쪽 / 380g / 130 x 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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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회귀」는 부부간의 비합리성을 불가해한 것으로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깔린 부부의 관계를 섬세하게 살피고 있다. 마두금이 남편을 잠재적 가해자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섬뜩해지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자신이 더 이상 약자가 아니라, 남편을 몹쓸 놈으로 몰아가는 공모자의 자리에 서 있다는 사실을 서늘하게 묘사한다. 여성의 고통이 갖는 고유성으로부터 촉발되는 공감을 말하고 있는 소설이다. 「조짐」은 시 낭송 대회에서 만난 첫사랑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면서 아련한 추억 속으로 한없이 빠져들기만 했다면 아마도 평범한 이야기에 그쳤을 것이다. 하지만 화자는 회상이나 추억의 자리에 자신이 놓이는 것을 거부하고 독립적인 여성이자 자존감 높은 예술가로 변화하려고 노력하는 소설이다. 「매지구름」의 화자는 살면서 운명을 탓한 적이 없는 여성이다. 사랑받으며 성장하고 공부도 잘하는 모범생이었는데 고등학교 이 학년 때 한약방을 하던 아버지가 빚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집안이 기울어 대학은 포기하고 9급 공무원 시험을 봐서 합격했다. 결혼하고 아이들이 웬만큼 컸을 때 주경야독으로 대학원을 마쳤다. 엘리트 자리에서 몰락한 피의자라는 자학을 넘어서 우뚝 서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는 삶을 살아가는 노정에는 그늘 한 점 보이지 않고, 여성의 자리조차 보이지 않는다. 여성이라는 안온한 봉함을 찢고 나온 화자는 모욕을 견디며 대차게 반격하고, 계속 살아가기 위해 존재 이유를 찾아낸다. 퇴원해서 집으로 돌아와 보인 그녀의 눈물은 환희나 기쁨이 아닌 모든 것을 견디고 일어서는 의연함으로 읽힌다. 자신은 물론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의 고통을 방관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온몸으로 증언하고 있다 「떨켜」는 일란성 쌍둥이 동생으로 태어난 화자가 자기혐오와 연민을 이기고 올바른 삶으로 방향을 잡아가는 과정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화자의 자기 모멸과 자기 부정이라는 감정이 강하게 함몰된 형태로 진행되는 이야기가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지고이네르바이젠」은 에스파냐 출신 사라사태가 1878년에 작곡한 바이올린 독주곡 제목인 ‘집시의 노래’라는 뜻의 제목으로, 혼자 사는 여성이 자가 격리를 당하며 일어난 일을 그린 소설이다. 우리의 현실이 매 순간 망각과 함께 흘려보낸 과거의 죽음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때 이제 우리가 살면서 보듬어야 할 대상은 바로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표제작인 「메이저 아르카나 13번」은 이태원 참사와 타로카드의 메이저 아르카나 13번 상징이 직조해낸 이야기를 긴장감 있게 들려준다. 정현이 살아오며 일상에서 우연찮게 만난 크고 작은 실수와 대형 재난을 연결시키고 그 앞에서 우리의 선악이 쉽게 구별될 수 있는지 묻는다. 정현은 아들 명훈의 목숨을 구해준 은인인 영석에게 그동안 자신이 보냈던 말과 표정이 자꾸 떠오른다. 못마땅한 아들의 친구에게 보낸 그 야멸찼던 시선이 평범한 소시민 정현 자신의 얼굴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이 소설은 평범한 소시민들의 가족을 향한 마음이 무엇인지 묻는다. 또한 우리가 대형 재난 앞에서 가지는 부끄러움과 죄책감이 사회구조를 바꾸는 대신에 가족 안전으로 회귀하지 않았는지도 아프게 묻고 있다. 「샤프란」은 바른생활 사나이라 부르는 남편을 의심하는 여인의 심리에 천착한 작품으로, 오래전 남편의 애인이었던 여자의 이름에 신경질적인 죄의식과 반감을 표출하는 여인의 복잡한 심경을 따라간다. 소설의 화자는 분노와 욕망을 분출하고 질투와 죄책감에 시달리면서도 여전히 자신의 감정을 양가적으로 표현하거나, 스스로 확신하지 못한 채 머뭇거리고 서성인다. 변장하고 남편을 쫓는 심리의 표면과 다르게 서로를 겨누고 있는 자신 안의 충동과 불안을 여실하게 보여주면서도 여성의 욕망을 진솔하게 열어준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여성 욕망과 가장 밀착해 있으며, 기존 서사의 재현 방식을 쇄신하는 현장이기도 하다. 여성이 여성들에게 물려주는 모든 사랑과 증오의 표피를 과감히 벗어던지고 있다. 「반위」는 가족이나 형제로 오랫동안 이어져 온 관계이지만 특정한 사건을 통한 이해와 사유를 통해 마주하는 인물들의 속내를 복잡다단하게 보여준다. 서로를 반사하는 거울들처럼 그들의 운명은 구분되지 않는 듯이 보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살아오면서 우리가 망각했지만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을 다시 전달해주고 있다. 소설 『메이저 아르카나 13번』의 화자들의 목소리는 더 이상 옅은 자취를 남기며 달아나는 메아리나 모호한 표정이 아니다. 여기 실린 소설들은 그간 여성 소설의 특권으로 말해져왔던 선병질적인 광기와 히스테리로 뒤틀려 있는 상상력과는 무관한 지점이다. 이영희 작가의 소설은 초연한 거리를 유지하며 시대와 역사를 탐구하고 모순이 중첩된 시간을 강력하게 환기하면서 또 이 시대를 어떻게든 끌어안으려는 결기가 돋보인다. 작가의 말 동양일보에 단편 「회귀」로 당선했으니, 그의 집을 먼저 마련해 주었어야 했는데 직지와 묘덕에 반해 집착했습니다. 혼자만의 사랑인 줄 알았는데 「비망록, 직지로 피어나다」가 직지 소설문학상을 안겨주어 장편에 먼저 거처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이제 꽃이 이울고 떨켜가 생기면 폭풍우가 몰아치겠지요. 작고 여리다고 소홀히 한 듯한 안쓰러움으로, 이제 단편에 따끈따끈한 아랫목을 마련해 주려 합니다. 자식 같은 내 아가들이 사랑받았으면 좋겠다는 가슴 떨리는 소망을 실어 보냅니다. 글은 혼자 쓰지만 많은 음덕에 기대었습니다.

저자 소개

  • 저자 : 이영희
저자 : 이영희
충북 제천에서 태어나 충북대학교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맥문학 수필 등단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동양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직지 소설 문학상, 충북수필문학상, 청주시 생명글자판 공모 당선. 직지시 낭송 금상을 수상했다. 한국소설가협회 회원, 충북 소설가협회 사무국장, 한국수필문학가협회 이사, 충북수필문학회 부회장, 청풍문학회장 역임. 충청북도교육청 방과후학교 지원단장을 역임했다. 수필집 <칡꽃 향기> <정비공> 소설집<비망록, 직지로 피어나다> 중부 매일 '아침 뜨락'을 집필 중이며 청주시 1인1책 강사를 하고 있다.

목차

작가의 말

회귀回歸 / 9
조짐 / 39
매지구름 / 69
떨켜 / 101
지고이네르바이젠 / 133
메이저 아르카나 13번 / 165
반위 / 197
샤프란 / 229

해설 _ 여성 서사의 파토스 _ 김성달(소설가) / 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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