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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58720 / 304쪽 / 395g / 133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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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자신 없으면 자신 없다고 말하고 가끔 넘어지면서 살고 싶다.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말하고 살 것이다.” 『한 사람을 위한 마음』에 실린 단편들은 모두 각기 다른 이야기지만 조금씩 변주되며 반복되는 삽화들 때문인지 마치 작품집 전체가 연작소설로 이루어진 듯한 느낌을 준다. 또한 일관된 어조로 어떤 하나의 분위기를 형성해 소설을 다 읽고 나면 한 편의 긴 이야기를 읽은 듯한 기분도 든다. 이 소설집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체로 어딘가 결핍된, 상실의 경험이 있는 이들이다. 인물들은 만나며 서로 조금씩 상처와 미안함을 주고받고, 어떨 때는 서로를 미워하지만, 미약할지라도 끝내는 은근한 온기를 남김으로써 자신들이 주고받은 것이 결코 가볍지 않은 마음들이었다는 깨닫는다. 상실과 외로움 속에서도 회의에 빠지지 않고 어떤 희망을 발견해내는 인물들을 통해, 우리들 또한 어느새 위로받고 있는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한 사람을 위한 마음」에서 ‘나’는 M과 이별하고 고등학교 앞에 있는 작은 서점에서 일하며 조용히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 그녀는 어머니와 함께, 세상을 떠난 언니가 남긴 딸 ‘송이’를 돌보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상실감을 안은 채 다시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이 없을 거라 생각하던 ‘나’. 그런데 서점에 새로운 책을 들여놓자는 그녀의 제안을 서점주인 부부가 받아들이면서 그녀 또한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새로운 책들을 보러 들른 대형서점에서 자신에게 호감을 가진 준호를 만나고, 그와 함께 소설가의 낭독회에 가게 되고, 조카 송이의 친구들을 초대해 떡볶이를 만들어주는 등 주변 사람들과 사소한 일상을 함께해나가며 마음을 열어간다. 그리고 그 마음은 한곳에 자리잡고 마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들 사이로 번지며 온기를 전달한다. 그럼으로써 서로의 빈자리를 완전히 채워주진 못해도, 그 빈자리를 어루만져줄 수는 있음을 ‘나’는 깨닫는다. 미안해. 이모만 엄마가 있어서. 괜찮아. 할머니도 엄마 없잖아. 그래. 우린 다 아빠도 없고. 그러고 보면 송이야, 할머니는 너만 있다. _41쪽, 「한 사람을 위한 마음」 『한 사람을 위한 마음』의 또다른 중요한 키워드는 ‘내밀함’ 그리고 ‘솔직함’이다. 그래서 “자신 없으면 자신 없다고 말하고 가끔 넘어지면서 살고 싶다”는 말은 이 작품집 전체를 아우르는 문장이 된다. ‘자신 없으면 자신 없다’고 말하는 그 단순하지만 가장 어려운 일, 타인과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일. 이주란 소설의 인물들은 좀처럼 누군가에게 솔직한 말을 하지 못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독백은 더욱 내밀하고 진실해진다. 타인과의 거리감을 감지하는 데 예민한 이들의 혼잣말은 쓸쓸하게 들리지만, 그럼에도 용기를 내어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말하고 살고 싶다’고 말하는 목소리를 들으면 왠지 모르게 그들과 동참하고 싶어진다. 그렇게 이 인물들이 소심하게 건네는 도움을 요청하는 손길은, 동시에 우리에게 건네는 위로의 손길이 되기도 한다.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하면서 살겠다고 하지 않았어? 하긴 했는데……” 무엇보다 독자들을 사로잡는 것은 그가 가진 개성적인 목소리다. 애처로우면서도 웃음이 나는 이주란의 독특한 유머감각은 빼놓을 수 없는 매력 요소다. 그리고 그 유머는 단지 웃음을 유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어쩌면 그의 소설들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부분은 그가 조심스레 건네는 농담들에 숨어 있는 듯도 하다. 그가 스웨덴으로 갔다는 소식은 M에게 들었다. (…) 복지국가…… 불법체류…… 복지국가…… 불법체류…… 어떤 면에선 멋진 선택이라고 생각했지만 무언가 의문이 남았다. _85쪽, 「멀리 떨어진 곳의 이야기」 나 그냥 안 갈래. 여긴 월차나 그런 거 없어. 심지어 월급에서 뺀다고. 지금도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 평범한 하루가 아니라 가난한 하루! _119쪽, 「일상생활」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하면서 살겠다’고 한 말을 얼마 지나지 않아 뒤집는 모습은 그것이 ‘선언’이 아니라 ‘다짐’이라는 것을 상키시켜준다. ‘선언’은 결코 번복되지 않을 영웅의 언어라면, ‘다짐’은 끊임없이 반복될, 자기 갱신의 염원이 담긴 소시민의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이주란 소설의 인물들을 가깝게 느끼고 그들에 공감할 수 있는 것은 아마 그 때문이 아닐까. 그렇게 우리는 이주란의 소설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인물들이 겪는 일상을 함께 나누고 그들의 혼잣말에 귀기울이고, 그들의 자조적인 농담에 씁쓸한 웃음을 짓게 되고 그들과 내밀한 마음을 나누게 된다. 그리고 끝내 조금은 따뜻해지는 것이다.
한 사람을 위한 마음
넌 쉽게 말했지만
멀리 떨어진 곳의 이야기
일상생활
사라진 것들 그리고 사라질 것들
준과 나의 여름
그냥, 수연
나 어떡해
H에게
해설| 권희철(문학평론가)
한낮의 우울
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