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예상일 안내
주문하신 상품이 한국에서 현지 배송을 위한 출고단계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날짜입니다. 상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부적인 사정으로 인해 출고예상일에 다소 오차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여러 상품(예약상품포함)을 함께 주문하신 경우 출고예상일이 가장 늦은 날짜에 맞춰 함께 배송됩니다.

ISBN : 9791193412039 / 144쪽 / 144g / 125 x 200 (㎜)
이 상품에 궁금하신점이 있으세요? 1:1상담문의

-
정홍칼리
-
윤성희
-
나태주
-
윤선해
- 10,800
- 12,600
- 18,900
- 16,830
출판사 리뷰
시인의 말 자로 무엇을 재 본 적이 없는 게으름이 아프다 그래도 에어컨은 잘 돌아가고 있다 혼자 시원한 방에 자서 미안하다 2023년 구월 박형권 책 속에서 새로 이사 갈 집에는 한 평 남짓 텃밭과 옆에 감나무 한 그루 서 있으면 좋겠네 이제 내 등짝을 갈아엎어 오이 심고 부추 심는 낭만을 버리고 그 낭만 위로 별빛 쏟아지는 꿈도 버려야겠네 하지만 그곳에는 여전히 하수도 냄새도 나고 찢어지게 우는 아이도 있고 빛바랜 옷들도 옥상에서 펄럭여 내 식구들이 쉽게 적응할 것 같네 시끄러운 봉제 공장이 옆에 있어 깊은 잠 들지 않아 좋겠네 ―「비 내리는 이사」 부분 검정 크레파스로 골고다의 언덕을 그릴 때 동태찌개가 끓고 있었다 그분은 벌써 다녀갔지만 아직 도착하지 않았고 가시를 밟으며 오고 계시는 중이었다 어떤 사람은 식은 밥을 물에 말아 먹었고 또 어떤 사람은 친구가 보내온 어리굴젓으로 아침을 때웠다 (……) 노인들은 밥차가 올 때까지 줄을 서서 기다렸고 실직자들은 일찌감치 나와 오백 원짜리 커피를 마시며 노가다 십장이 자기 이름을 부를 때까지 발을 동동 굴렀다, ―「골고다」 부분 조개잡이 배는 왜 이리 늦게 오나 이 바다 언제까지 우리 먹여 살리려나 번뇌 망상 적당히 자라라고 비 뿌려 주어서 비가 좋다 사나흘 더 내려도 넘치지 않는 바다 옆에 창문 하나 내고 살아도 똑똑 문 두드려 주는 비하고 손발이 맞아 지구에 내려 반백 년 산 것이 아, 행진이었다 바지락조개 한 리어카 밀고 끌고 지나간다 팔 걷고 밀어 주면 저녁 반찬 얻는다 ―「비, 포구에서 내리는」 부분 냉이 찾았어! 하는 순간 애가 어른 되고 어른은 늙어 버린다 그러므로 냉잇국은 순간의 음식 인생은 쏘아 놓은 화살 같아서 향기로운 것 냉잇국 한 숟갈 떠서 머금어 보는 사이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다 벌써 아버지 어머니가 나를 캐다가 바구니 집어 던지고 꿈을 꾸기 시작한 그 위대한 봄바람이다 ―「냉잇국」 부분 길과 길 사이에도 ‘과’가 있어서 우리는 어차피 함께 걷는 중이었다 그리하여 ‘과’는 우리를 엮어 주는 커다란 과정이었다 눈비 오는 ‘과’에게 말한다 그래 줘서 고맙다 ―「‘과’와 함께」 부분 끝까지 한 인간과 함께하고 싶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열망에게도 물큰 눈물이 나네 그의 어깨와 그녀의 무릎을 닮아 버린 화석들의 바자에서 모두를 사랑하지 못하는 내 처지가 안타까웠네 그리하여 낡고 낡은 이 행성에 관해서도 새 옷 한 번 입혀 주지 못한 내 청춘에 관해서도 ―「헌 옷 바자」 부분 그 눈물바다의 늦둥이 아들이 어린이집 숙제라면서 나에게 우주를 그려 달라고 하는 거야 콩알만 한 아이들 가슴에 우리말 사전만큼 불가해한 우주를 토씨도 빠뜨리지 않고 담으려는 선생님은 아마 생각 속이 우주처럼 널찍할 거야 바지락조개 껍데기에 은하수와 카시오페이아자리와 북두칠성을 그려 넣었지 거기에 나만 아는 그리움좌(座)도 슬쩍 끼워 넣었지 그때 난 알았지 우주는 작을수록 크다는 걸, 블랙홀처럼 작은 것들이 우리를 빨아 당긴다는 걸, 우리들의 조개밭이 사정없이 우리를 막 끌어안으려는 것처럼, ―「그리움좌」 부분 오늘은 양평에서 고추 따는 일이 걸렸어요 일 끝내고 가져갈 만큼 가져가라는 인심을 담으려면 욕심껏 배낭이 커야 합니다 상품 안되는 것 공원에서 팔면 피로 만든 선지국밥 한 그릇은 남길 수 있어요 아, 나는 그 선혈을 담기 위해 큰 배낭을 짊어졌습니다 (……) 배낭은 커야 합니다 별을 향해서라도 노숙을 향해서라도 ―「배낭이 커야 해」 부분 뚱 뚜기둥 음악에 몸을 싣고 술 깨면 나는 가리 지상의 내 집으로 여섯 살부터 그리워하다가 예순이 되어도 잡히지 않는 처음부터 헛것이었던 그 가상 공간의 높은음자리 속으로 ―「비파 퉁기는 소리」 부분
1부 거짓말을 읽어 주는 밤
어디로 가는 듯
비 내리는 이사
소는 생각한다
거짓말을 읽어 주는 밤
거미집
손가락 편지
아궁이였음 좋겠네
할로겐 히터 씨의 고독
골고다
그 사진 속의 알바트로스
풀 뜯는 여인
모든 시에 당신이 있다
허공
2부 그때부터 나였다
썰렁한 농담
그때부터 나였다
그게 가슴이다
부교
천신호 타고 엄마 젖 먹으러 가는 날
왜 굴을 꿀이라고 하셨는지
전어
쑥국
한 덩이의 어머니
비, 포구에서 내리는
젊은 어부들이 밤바다에 떠 있었다
가을, 음
저녁 들물
3부 소매가 닳고 닳는 것처럼
꽃들의 사관
쓸쓸함의 비결
파동
냉잇국
복사꽃 지붕
사월에는
‘과’와 함께
정구지지짐
생활 쓰레기 매립장 가는 길
야외 기원
길앞잡이
헌 옷 바자
그리움좌
4부 밥 나눠 먹는 소리
갠지스
비의 화석
배낭이 커야 해
음표의 저녁
사랑에게
벽화 없는 왕릉
끝나지 않는 연주
비파 퉁기는 소리
산수박
목숨
밀양역
가을이 왔다
고요의 내부
해설
조개 리어카를 밀고 세상을 건너다
이병철(시인 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