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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창녀의 노래 - 기원의 시와 소설 3

송기원 저 | 살림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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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2248671 / 308쪽 / 200g /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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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상처와 자기혐오에서 피어난 꽃 소설가로서의 송기원의 행로, 아니 송기원의 삶 자체가, 자기혐오 없이는 되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온통 치부투성이인, 혹은 ‘치부 그 자체’인 자신의 삶을 ‘아름다움’으로 승화하는 떠돌이 여정이라고 압축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아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승화’가 아니다. 치부가 아름다움으로 승화한 것이 아니라, 치부 자체가 아름다움이 되어버리는 그 연금술! 송기원이라는 인간의 삶 자체가 마치 보들레르의 ‘악의 꽃’의 화신처럼 여겨지는 것은 그 때문이다. 악의 꽃은 악이 승화되어 피어난 꽃이 아니다. 그 꽃은 악을 자양분으로 해서 피어난 꽃이다. 그 꽃은 악이라는 조건이 없으면 피어날 수 없는 꽃이다. 그 꽃은 악 자체가 꽃이 피어나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절대 조건이 된 상태에서 피어난 꽃이다. 마찬가지로 송기원의 삶을 온통 지배하고 있는 상처와 치부는 그 자체 아름다움을 가능하게 하는 절대 조건이다. 그리고 상처가 깊을수록 꽃도 아름다운 법이다. 그 연금술 과정에서 송기원이 만난 것이 바로 문학이다. 그리고 송기원과 문학의 그 만남은 운명적이다. 그 만남이 운명적이라는 것은, 그 만남이 그만큼 우연적이었음을, 그만큼 충격적이었음을 뜻한다. 부정적 자의식이 당당하게 세상에 끼어든 문학이 되기까지 자기 혐오 없이는 돌아볼 수 없는 자신의 삶, 치부투성이인 자신의 삶이 당당하게 세상에 끼어들 수 있는 방책! 그것이 바로 문학이었다.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각색할 수 있는 방책으로서의 문학이 아니라, 자기혐오에 빠질 수밖에 없게 만드는 자신의 삶을 아슬아슬하게, 그러나 당당하게 보여줄 수 있는 방책으로서의 문학! 그렇다면 문학이 한동안 송기원에게 상처 자체를 아름다움으로 만드는 연금술의 용광로 구실을 한 셈이다. 그에게 문학은 그가 상처투성이 삶으로부터 도망할 수 있는 도피처나 은신처가 아니었다. 그에게 문학은 상처를 그대로 안고, 그 상처와 피투성이가 되어 함께 뒹구는, 치열한 도가니였다. 나는 눈물을 흘리고 흘리고 또 흘렸다. 그렇게 눈물을 흘리면서 나는 만산홍이 연분홍 눈물로 아롱진 시야 가득히 무슨 파노라마처럼 박말순이 한평생이 펼쳐지는 것을 보았다……. (……) 그렇게 소리꾼으로도 인생으로도 실패한 걸레보다 더 지저분한 그녀가 펼쳐지고 있었다. 그렇게 돈도 싫고 남자도 싫고 명예도 싫어서 결국 염세병이 걸린 그녀가 펼쳐지고 있었다. (『별밭공원』(실천문학사), 80~81쪽) 감히 말하지만, 그 경지는 대단한 경지이다. 직접 내면으로 체험하지 못하면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경지이다. 송기원의 기구한 팔자도, 그가 맞이한 시대적 환경도, 그의 퇴폐 기질도, 느닷없이 그에게 찾아온 문학과의 만남도 그를 망가뜨리지 못했기에 그는 그 경지에 오른 것이다. 아니다. 실은 그 모든 것에 의해 송기원은 철저히 망가졌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망가져 가고 있다. 망가짐으로써 망가지지 않는 삶, 그것이 ‘장돌뱅이’ 송기원의 삶이다. 모든 것을 버리고 철저히 망가지니까 삶의 진정한 모습이 보인다는 그런 뻔한 이야기를 하자는 게 아니다. 그런 뻔한 결론은 그가 결코 몸에 걸칠 수 없는, 그의 몸에 맞지 않는 옷 같은 것이다. 그 어떤 옷도 몸에 맞지 않아 계속 벗어버리는 삶, 그것이 송기원식의 망가지는 삶이다. 이제 송기원은 자기 옷을 찾아 입었을까? 아마, 그런 것 같다. 실은 다 벗어버리는 데 성공했는지도 모른다. 그가 해골 그림만 그리게 되는 것은 그때문인지 모른다. 그는 몇몇 해골 옆에 예쁜 꽃을 함께 그렸다고 했다. 그 꽃은 해골에서 피어난 꽃일까? 아니면 해골에게 바치는 꽃일까? 하긴 그 어떤 꽃이건 무슨 상관이 있으랴?

저자 소개

  • 저자 : 송기원
저자 : 송기원
1947년 7월 전라남도 보성군 조성면 시장에서 장돌뱅이로 태어났다. 고교 시절 고려대 주최 전국고교생 백일장에서 시 「꽃밭」이 당선되고, 연이어 고등학생 신분으로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시 「불면의 밤에」가 당선되며 화제가 되었다. 서라벌예술대학에 입학 후 월남에 자원하여 참전하였으며 시국선언에 가담, ‘김대중내란음모사건’에 휘말려 구금생활을 하기도 한다. 이후에는 실천문학사 주간으로 근무했다. 제2회 신동엽창작기금과 제24회 동인문학상, 제9회 오영수문학상, 제6회 김동리문학상, 제11회 대산문학상 소설부문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소설집 『월행』(1979) 『다시 월문리에서』(1984) 『인도로 간 예수』(1995) 『숨』(2021), 시집 『그대 언살이 터져 시가 빛날 때』(1983) 『단 한번 보지 못한 내 꽃들』(2006) 외 다수가 있다.

편집, 해설 : 진형준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 석사ㆍ박사 학위를 받았다. 홍익대학교 문과대학장, 세계상상력센터 한국 지회장, 한국상상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 그리고 한국문학번역원 원장으로서 한국이 주빈국이던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을 성공적으로 주관하며 한국문학과 한국문화의 세계화에 기여했다. 이런 활동의 연장선에서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시리즈를 기획하여 출간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상상력이란 무엇인가』 『프리메이슨 비밀의 역사』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상상계의 인류학적 구조들』 등이 있다.

목차


월행月行
어허라 달궁
다시 月門里에서
사람의 향기
아름다운 얼굴
늙은 창녀의 노래
경외성서

상처와 자기혐오에서 피어난 꽃/진형준
작가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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