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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7886655 / 376쪽 / 450g / 146 x 2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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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집안의 맏딸이자 이제는 50대인 베르기요트는 잡지 편집자이자 연극 비평가로 인정받는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한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들은 후 평화로웠던 일상에 파문이 인다. 애초에 가족과 연을 끊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모두에게 무시당한 채, 유산 상속 문제로 그야말로 아무 문제 없는 가족처럼 접근해오는 자매들과 어머니를 보며 베르기요트는 남몰래 치를 떤다. 『의지와 증거』의 촉발점은 유년기의 ‘그 일’이지만 그만큼 큰 문제는 그 일을 알고 있는 가족들의 태도다. 요르트는 “한쪽이 다른 쪽에게 상처를 주었는데 그런 상황을 믿지 않으면서 좋은 말만 하는 것은 중립이 아니”며, “우리가 억누르는 것, 부정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묻고 또 물어야 할 질문”이라고 서술하며 작품 속에서 이 점을 끝없이 강조한다. (물론 “그 일이 진실이라면 왜 경찰에 가지 않았니”라는 어머니의 질문으로 되돌아오긴 한다) 하지만 작가는 베르기요트를 혼자 내버려두지 않는다. 베르기요트 옆에는 유산 분배와 (아마도) 과거의 죄책감을 덜기 위해 위선과 가식으로 접근하는 가족도 있지만 끊임없이 용기와 행동을 고취시키는 친구들과 그녀가 새로 형성한 가족들이 있다. 이 모든 괴로움 속에서 약해지려는 베르기요트 앞에서 친구 클라라는 “이건 명예와 유산을 건 전쟁이야. 가족들이 널 이해하고 받아들일 거라는 생각은 버려야 해”라며 그녀를 다잡고 베르기요트의 딸 탈레는 엄마의 상처와 용기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응원군의 위치에 선다. 제대로 분배되지 않은 유산으로 시작된 이 이야기는, 같은 자식이지만 (인간이기에) 모든 자식을 다르게 대하는 부모, 그리고 그 사랑 혹은 집착 혹은 무관심을 받거나 받지 못한 자식들의 정의하기 힘든 불편하고 복잡한 관계(“누가 더 많이 고통받았느냐 논하는 것은 유치한 짓”)에 대한 은유이자 평등과 공정성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몇 해 전 국내에도 출간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던 노르웨이 작가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의 『나의 투쟁』 시리즈처럼 『의지와 증거』도 현실과 픽션 사이에서 기묘한 조화를 이룬다. 이는 최근 북유럽 문학의 경향이기도 한데(“리얼리티 픽션이 노르웨이에서 반향을 일으키다”, 뉴욕 타임스, 2019년 10월 15일), 요르트의 작품은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쉽지 않은 주제의 사실주의 문학으로써 그 줄거리만으로 설명하기 힘든 대단한 속도감과 지성, 진지함과 유머를 함께 갖추었다. 독자들이 괴로워할 수 있는 피해자의 이야기를, 작가는 시종일관 사려 깊은 시각과 공감의 문체로 우아하게 묘사해 낸다. 독자들은 『의지와 증거』의 강력한 힘에 압도될 뿐 아니라 오랜 여운으로 마음에 깊이 남을 책을 만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비그디스 요르트가 작품 속 인용을 통해 독자에게 알리려고 한 주제를 덧붙인다.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을 설득하려고 이 글을 쓴 것이 아니라 동의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리려고 이 글을 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