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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빨간 지붕 병원 : 나이지리아로 간 외과 의사 이야기

이재혁 저 | 좋은씨앗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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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8743927 / 280쪽 / 364g / 145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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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떠지지 않는 왼쪽 눈을 안대로 가리고 고용량으로 스테로이드를 복용했다. 시험 공부하며 익혔던 약의 부작용을 내 몸에서 그대로 확인했다. 얼굴이 붓고, 속이 쓰리고, 잠이 줄고, 예민해졌다. 딱 한 가지 좋은 점은 있었다. 이제껏 잠이 많아 불가능했던 새벽기도를 갈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나님…… 하나님…….”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서늘한 새벽 공기에 몸을 떨며 예배당 맨 뒷자리에 앉아 그저 하나님을 불렀다. 아프지 않았으면 드릴 수 없는 기도였다. 병을 고쳐주신다는, 살려주신다는 응답은 오지 않았다. 하지만 기도할수록 뚜렷해지는 생각이 있었다. 내가 왜 이런 병에 걸렸을까 하는 원망은 아니었다. 병든 나에게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 즉 그분의 목적은 무엇일까였다. --- 「1장. 죽음 앞에서는 단순해집니다」 중에서 다음 날, 병원은 난리가 나 있었다. 간밤에 밀려온 백여 명이 넘는 부상자들로 북새통이었다. 울부짖는 사람들의 상처에서 흐르는 피로 침대는 흠뻑 젖어 있었다. 폭발로 인한 처음 보는 상처에 놀랐지만 닥터 아딜과 함께 응급처치와 수술을 했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으나 일곱 명이 죽고 많은 청년들이 다리를 절단해야 했다. 크리스천 지역의 시장에서 벌어진 두 차례의 폭탄 테러는 조스시가 이슬람 테러 단체의 표적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다. 조스는 나이지리아 중부 플라토주의 주도로 해발 1,200미터 고지에 위치한다. 날씨가 선선하고 멋진 돌산이 있어 인기 있는 신혼여행지며, 여러 선교단체의 본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플라토주의 모토는 “평화와 관광”인데 폭탄 테러로 무색해지고 말았다. --- 「2장. 피의 크리스마스」 중에서 소중한 자녀가 학교에 가다가 총에 맞아 죽고, 부모가 예배를 드리다가 폭탄 테러로 죽고, 친구가 길을 가다가 맞아 죽었는데도, 예수님은 사랑하라고 말씀하신다. 치안을 책임지는 군인과 경찰이 오히려 나쁜 짓을 하는데도 주님은 사랑하라고 말씀하신다. 참 어려운 일이다. 이슬람과 기독교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고난과 고통에 반응하는 방식이 다르다. 이슬람은 성전(聖戰)을 주장하며 폭력과 테러를 부추기는 논리를 내세우고 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기독교는 이해할 수 없는 박해와 고통을 당할 때, ‘더 큰 사랑을 선택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 기독교의 진정한 무기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조스의 많은 크리스천들은 전쟁터 같은 일상 가운데서도 인내하며 핍박을 감당하고 있다.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평강으로 마음과 생각을 지켜주시길 기도한다. --- 「3장. 더 큰 사랑을 선택하라」 중에서 한 사람을 살렸다는 나의 자존심은 한 시간 만에 곤두박질쳤다. 죄책감이 밀려왔다. ‘더 빨리 치료했더라면…… 수술을 더 깔끔하게 했더라면…… 심폐소생술을 더 했더라면…….’ 닥터 갈라디마의 마지막 호흡이 떠나는 순간, 몇 년 전에 남편을 잃고 딸마저 보내는 어머니의 애끓는 기도가 들려왔다.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과 논쟁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할 일을 했고 하나님은 당신의 일을 하십니다.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짐을 믿습니다.” 그것은 바로 내가 드려야 할 기도였다. 침울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다. 오늘 밤 자고 내일 아침에 일어났을 때 다시 병원에 가서 일할 용기가 생기길 기도했다. --- 「4장. 하나님과 논쟁할 수 없습니다」 중에서 집에서 가정예배를 드렸다. 오늘 말씀은 출애굽기 4장, 모세를 부르시는 하나님이었다. 하나님은 모세의 지팡이같이 그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통해서도 일하시지만, 말이 둔한 그의 단점을 통해서도 일하셨다. 산지가 질문했다. “잘하는 걸 통해 일하시는 건 알겠는데, 어떻게 못하는 걸로 하나님의 일을 하시나요?” 무슨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잠시 고민했다. “산지야, 아빠가 여기서 선교사로 살고 있는데 아빠가 제일 못하는 약점이 뭘까?” 아들이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영어요.” “그래, 아빠는 나이지리아에서 몇 년 넘게 살면서 영어를 잘 못해 때로는 창피하고 힘들단다. 그런데 오히려 영어를 못하는 덕분에 말을 적게 하고, 상대방의 말을 더 듣게 되고, 말하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하고 기도할 수 있어. 하나님은 이렇게 아빠의 부족함도 사용하신단다.” “저는 영어도 한국말도 잘 못해요.” “그래. 그리고 수학과 과학은 잘하는데 운동은 못하지. 지금은 잘 이해할 수 없겠지만 산지가 못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거야. 잘하는 것은 더 열심히 하고, 못하는 것은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면서 가면 된단다. 나중에 완벽한 인격자는 될 수 없을지 몰라도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은 될 수 있을 거야.” 그렇게 아들과 나 자신에게 하는 말로 대화를 나누었다. --- 「5장. 소금과 빛은 어디에 있는가」 중에서 간호사인 닥터 우쉐의 아내는 겜부병원에서 여성과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어느 날, 임신 9개월인 임산부가 왔는데 아기 옷을 하나도 준비하지 않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슬픈 대답이 돌아왔다. “이곳 사람들은 아기를 낳으면 우선 포대기로 싸놓고 두 주를 기다립니다. 그때까지 살아 있으면 옷을 사지요.” 우쉐의 아내는 마음이 아팠다. 영아 사망률이 높기 때문에 이런 미신이 생겼을 것이다. 문제는 고산지대인 추운 겜부에서 갓 태어난 신생아가 저체온증으로 더 위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녀는 아기 옷을 구입해 산모가 아이를 낳으면 무조건 입히기 시작했다. 아기들이 죽지 않고 살아나는 것을 보고 지금은 산모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아기 옷을 주는 병원으로 아주 유명해졌답니다.” 닥터 우쉐의 아내는 이제 아무 불평이 없다. “잠시 머무는 지상보다 영원히 머물 하늘의 집이 더 멋지길 기대합니다. 복음 증거는 하나님의 마음을 가장 기쁘게 하는 것이라고 믿어요.” 나는 이 진료팀과 함께 겜부에서 다시 한 시간 반 동안 산을 타고 올라가 쿠 마을에 도착했다. 새벽부터 이동진료를 준비하며 엄청 큰 스피커를 차에 싣는 데이비드 목사에게 웃으며 말을 걸었다. “오늘 아주 마을을 흔들어 놓으려 하는군요.” 그가 머리를 저었다. “아니, 우린 마음을 흔들 것입니다.” --- 「6장. 우린 마음을 흔들 것입니다」 중에서 직원들 가운데 아팠던 사람들이 꽤 있었다. 코로나인지 말라리아인지 아무도 모른다. 단지 사망이나 심각한 경우가 없었다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국경이 폐쇄된 3월, SIM은 고위험군과 고령자는 본국으로 대피해야 한다는 권고를 내렸다. 그런데 가장 위험한 심장 기저질환자인 두 선교사가 끝까지 남아 본부 사역을 지켰다. 공항이 열린 11월, 안식년을 마치고 돌아온 대표 부부 선교사가 바통을 이어받아 뛰고 있었다. 이런 헌신이 SIM 나이지리아 120년의 사역을 이어간다. 대표의 아내인 하이디가 이렇게 말했다. “다 철수할 수는 없잖아요. 지금은 코로나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치명적이지 않다는 걸 알고, 어떻게 대처하는지도 알아서 다행입니다. 보이는 한 걸음만큼 걸어갔는데 앞에 계신 주님이 뒤돌아보며 미소 지어주시는 것 같아 위로가 됩니다.” --- 「7장. 하나님이 당신들을 사랑하는 걸 알겠습니다」 중에서

저자 소개

  • 저자 : 이재혁
저자 : 이재혁
1999년 충남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화의료원 전문의 수료 후 안양 샘병원 외과과장으로 재직했다. SIM과 한국누가회 파송 선교사로 2010년부터 나이지리아 조스에 거주 중이다. 빙햄의과대학병원에서 교육, 치료, 경영에 참여하며 현지인들의 핵심 신앙 공동체를 통한 지속가능한 선교병원을 꿈꾸고 있다. 가난과 질병 그리고 무지의 진흙탕에서 부딪히는 이슬람과 기독교, 그 위를 덮는 사회의 부조리 속에 길을 잃기도 하지만 하나님에 대한 열심으로 다가오는 시대를 향해 나아가는 나이지리아를 응원한다. 병원 밖으로는 정수기 보급 프로젝트를 통하여 현지 선교사와 고아원의 수인성 질환을 예방하고 난민캠프 지원 사역을 병행하며 아이들의 건강과 학업을 돕고 있다. 아내 손은영 선교사와 두 아들 산지, 산하가 함께하고 있다.
블로그 blog.naver.com/handolsanji

목차

프롤로그 15

1장 죽음 앞에서는 단순해집니다
아프지 않으면 드리지 못할 기도 19
분투 23
문제와 함께 사는 법 28
의미 있는 돌 33

2장 피의 크리스마스
문제의 사이클 안으로 들어가다 37
첫 손님 42
피의 크리스마스 47
붉은 눈 51
옛날이 더 좋았어요 56

3장 더 큰 사랑을 선택하라
아프리카식 의사소통 61
나쁜 사과와 나쁜 사과 통 66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테러 집단 72
더 큰 사랑을 선택하라 78
당신은 왜 떠나지 않나요 84
두 달란트 89

4장 하나님과 논쟁할 수 없습니다
자신 없는 수술들 93
하나님과 논쟁할 수 없습니다 97
마음을 쉬는 공간 102
최후의 약자, 어머니 107
소아마비를 더 많이 보내주세요 115
북소리가 바뀌면 춤도 달라져야 한다 119

5장 소금과 빛은 어디에 있는가
에볼라 바이러스 127
당근 효과 132
불이 나야 움직인다 137
남의 속도 모르고 142
함께 기다리는 고통 147
저의 기도는 특별합니다만 152
약함으로 싸우는 법 159

6장 우린 마음을 흔들 것입니다
응급환자가 몰려옵니다 167
카노 가는 길 174
그럼 천국에 올 준비를 하든지 180
무슬림을 만나거든 186
물장수 제임스 192
지구 저편, 너희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단다 199

7장 하나님이 당신들을 사랑하는 걸 알겠습니다
마실 수 없는 물 207
무슬림 마을에 설치해도 될까요? 214
보코하람이 되고 싶어요 220
몰래 한 기도 225
코로나 바이러스 228
내가 너를 사랑하는 줄 알게 하리라 234

8장 신비를 경험하는 여정
인내의 숙성 241
10분 거리 246
내 아들이다, 내가 사랑한다 251
작은 위로들 256
세상에 이런 일이 정말 일어나는군요! 261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267
하나님의 큰 그림 270

에필로그 274
미주 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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