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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의 길 - 현대시 기획선 89

수현 저 | 한국문연(황금북) | 2023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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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1043403 / 128쪽 / 166g / 136 x 2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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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시인은 ‘시적 허기와 물리적 포만’으로부터 ‘다문화적 공간으로서의 김해’와 ‘생기로운 봄꽃’과 ‘봄의 대명사인 엄마’와 ‘살균으로 정제된 문장’을 거쳐 ‘오래된 발효의 시간’에 이르기까지 존재론적 결핍을 지속적으로 응시한다. 결핍이 잉여를 지향하며 욕망을 길어내듯 허기가 포만의 상태를 전제로 중층적인 허기의 다면성을 완성하듯이 말이다. 시인은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는 ‘아모르 파티’를 지속하기 위해 허기로운 결핍감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시적 함량을 충족하려는 시인의 필요불가결한 태도이자 입장이기 때문이다. 추천사 수현 시인은 지역에서 오랫동안 박수현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해왔으나 문단에 동명의 시인이 있어서 이번 첫 시집 발간을 계기로 ‘수현’이라는 필명을 사용하게 됐다. 수현 시의 가장 큰 특징은 자신이 거주하는 김해의 설화를 다양한 상상력으로 변주하는 것. 그리고 삶의 여정을 육화하여 공감과 위로의 세계에 가 닿는 것. 자신만의 독특한 창조적 개성이 있는 문학적 공간으로서의 지역성과 결곡한 서정은 수현 시의 성취와 개성을 옹골지게 한다. 책 속에서 <포만과 허기의 변수> 응달이 길어진 숲길 사이로 긴 양말을 신은 이끼들이 걷는다 새 두 마리가 햇빛을 모이처럼 쪼고, 비둘기는 떨어진 먹이에 눈알을 굴린다 쥐똥나무 울타리를 따라 나는 풍선 같은 배를 안고 발을 구른다 허기와 포만감은 채움과 비움을 변론하는 사이, 한 톨의 열매가 필요한 그들은 숲을 흔들어 경작한다 넘침이 불안한 내가 이곳을 찾기 전부터 실버카를 잡고 가는 할머니와 강아지 태운 유모차 밀고 가는 여인이 흘린 이야기 초롱이끼가 먹고 자라서 길을 붙잡았다 유모차는 아이를 잃어버렸고 그네는 허공을 민다 실(實)과 허(虛)의 이면에 깔린 깊이를 알 수 없는 통증이 나를 흔든다 허기의 울음은 눈썹이 밀어 올린 배고픔을 벗기며 데워진 햇살이 고단한 날개를 다독인다 <수화> 청송 막걸리 주전자에서 아코디언 소리가 난다 피워 문 이야기가 연기처럼 떠돌다가 담뱃재로 떨어진다 질펀한 하루 일상을 손짓으로 털어내는 테이블 건너편, 수화가 멈추고 푸른 밭을 싹둑 벤 부추전 위로 젓가락이 봄을 캔다 누구의 간섭과 모의 없이 발효된 언어, 알코올 도수만큼 익어가는 소리다 나의 언어와 다른 그들의 언어 탁자와 탁자 사이가 문처럼 닫혀 있다 소리로 뱉어낼 수 없는 날 선 비명이 굳어버린 퇴적층 손 위로 피어난 꽃으로 향기를 낸다 공손한 음률을 몸짓으로 알아낸 신통력은 서로를 찾아가는 길이 된다 목젖 빨갛게 소리치는 사람들 손에 걸려 넘어지는 음계가 잔 속에서 풀어지고 있었다 수화를 끓이는 주전자 뚜껑이 들썩이며 아코디언으로 접었다 펼쳐놓은 저녁이 걸어간다 <소금 집> 신발장 문을 열 때마다 소금꽃이 핀다 나뭇잎마저 숨을 멈춘 한낮 공사판 철골 짊어진 아들 어깨에 보랏빛 수국이 피었고 아르바이트로 버석거린 땀, 마른 꽃잎이 증발시킨 소금을 팔아 생일 선물을 했다 허리 휜 골목길 엉킨 전선을 끊는다 제각기 색깔이 다른 신발은 지구를 돌아 바닥으로 왔다 발들의 족쇄를 푼 안식 신의 집을 경배한 시간 낡은 구두코와 닳은 밑창을 들여다보면 소금꽃은 해초 향을 피운다 땀방울이 굴린 소금 집을 짓는다 단단한 징, 구두 굽을 박는다

저자 소개

  • 저자 : 수현
저자 : 수현
본명 박수현. 경남 김해에서 태어났다. 2006년 <김해문학>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2023년 수로문학회 지역작가조명에 선정되었다. 경남문인협회, 김해문인협회, 수로문학회, 구지가연구회 회원이며, 시우리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3년 경남문화예술진흥원 문화예술창작지원기금을 받았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아모르 파티
아카시아꽃 10
로맨스 스캠 11
얼음골 12
아모르 파티 14
동상동 종로길 16
맥립종 17
봉리단길 18
시집 속으로 걷는다 20
모래의 새벽 22
나무에 길을 묻다 24
유궁터 26
가을을 훔치다 28
콩밭의 기억은 푸르다 30
피서 32
화포천 34

제2부 사이버 스페이스
헐거워지다 36
로또 37
고해성사 38
새장 40
보쌈 42
사이버 스페이스 44
어머니의 봄 46
나무의 집 47
입춘 48
꽃물 49
소금 집 50
호미 52
꽃집에 세 들다 54
그 바위에는 황새가 살았다 55
밤을 타고 달리는 기차 56

제3부 봄을 두드리는 노래
벚꽃 58
마법의 방 60
꽃의 몰락 62
그러나, 안녕 64
어떤 결혼식 66
봄의 배후 67
친정 68
묵화 70
봄을 두드리는 잠의 노래 71
DJ가 낯선 거리를 호명할 때 기차를 타고 싶다 72
수련 73
춘분 74
봄을 데치다 75
파계 76
정거장 없는 바다 78

제4부 포만과 허기
수화 80
이면의 외면 82
포만과 허기의 변수 83
팬데믹 84
눈꽃빙수 86
치자꽃 88
팔월의 코스모스 89
뒷고기와 피아노 90
적막이 키운 파도 92
흑백사진 93
허기의 말들 94
할메리카노 96
칠면초 98
바퀴 굴리는 여자 99
호야꽃 100

수현의 시세계 | 오태호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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