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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73969 / 240쪽 / 359g / 11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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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천천히 답을 찾아가면 돼, 우리는 계속 자라는 중이니까 누구도 지원하지 않는 영화 동아리에서 만난 소란, 다윤, 해인, 은지는 ‘맨날 붙어 다니는 네 명’으로 통한다. 중학교 3학년을 앞두고 제주도로 여행을 떠난 이들은 다소 충동적으로 한 가지 약속을 한 뒤 타임캡슐에 넣어 묻는다. 앞날이 바뀔지 모를 이 약속 뒤에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었다. 순간의 여러 감정과 계산이 빚어낸 소설은 이 약속을 둘러싼 네 아이들의 속사정을 번갈아 풀어놓는다. 평온하게 흘러가는 타임라인 위에 커서를 대고 잠시 정지된 장면을 들여다보듯, 작가는 인물들의 마음과 주변을 찬찬히 훑는다.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친구와 어리둥절하게 헤어져 버렸지만 위로받지 못한 소란, 학교의 기대와 모두의 호의를 받고 있지만 아픈 동생 때문에 외로운 다윤, 대화가 통하지 않는 수신 불능의 아빠와 무너진 가계로 뻑뻑한 상처를 입는 해인, 이유를 모른 채 친구들의 무리에서 잘려 나간 기억이 있는 은지. 어긋나는 관계의 화살표 속에서, 미묘해서 오히려 말 못 하는 감정의 틈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막막함 속에서 지금의 시간을 쌓아 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은, 평범한 날 속에 자잘한 생채기가 나면서도 저마다의 악력으로 나뭇가지를 쥐고 초록의 시간을 나아가는 우리 모두의 모습과 닿아 있다. 나무에 매달린 채 햇볕을 받으며 끝까지 익은 귤과, 아직 초록색일 때 가지가 잘려 남은 양분으로 자란 귤 나는, 그리고 너희는 어느 쪽에 더 가까울까 “제가 쓰는 이야기들은 딸로부터 시작되거나 딸에게서 완성됩니다.” 작가의 말 속 문장이다. 주류의 논리 속에 포섭되지 않는, 취약한 존재들을 향한 존중이 이 소설을 고치처럼 감싸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학교생활이 힘들어서, 친구 관계가 어려워서, 혹은 내가 내 마음에 안 들어서 답답하고 속상한, 그래서 가끔은 울기도 하는 여린 아이들의 고민과 감정을 재단하지 않고 온전히 안아 주고 싶은 마음이 작품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 그래도 힘든 건 힘든 거라고, 그럴 수도 있는 거라고 토닥여 주는 마음이 전 세대의 오늘을 위로한다. “이 작품과 함께 걸어왔던 시간은 저에게도 초록의 시간이었습니다.”_조남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