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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파를 던지다 : 시가 품은 조각, 조각이 품은 시

신휘 저 | 도서출판학이사 | 2022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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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8543457 / 120쪽 / 156g / 150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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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머리말] 나무를 나무라 말 못 한다 너를 보았는데 보았다, 말하지 못한다 있지만, 없기만 한 그늘에 앉아 애꿎은 개미만 오래 눌러 죽였다 그늘이 나무가 될 수 없는 건 스스로 벌레처럼 나무의 말을 갉아먹었기 때문 나무로서 무수히 많은 자신을 배반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얼마나 많은 나를 지워버렸나 나무를 나무라 말 못 한다 언제나 너를 봤지만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나무는 증거처럼 서있는데 오랜 장막처럼 나는 혼자 식어만 갈 뿐이다 [책 속으로] 꽃이라는 말이 있다 생이란, 기실 알고 보면 여기가 거기 같고 거기가 여기를 닮은 열차 같은 것 그래 맞다, 지네야 네가 꽃이다 나는 이제 부스럼 숭숭 돋은 네 징그런 가시발을 발통이라 이름하마 눈 대신 발로써 평생을 기어 다닌 네 혐오한 몸뚱어리를 피안행 차안발 꽃 열차라 명명하마 그러니, 오늘은 꽉 닫힌 목청을 열고 어디 한번 기차의 흉내라도 내 보거라 화통처럼 기막힌 세월을 불 밝히며 퇴화된 네 눈 안에 달이라도 한 점 부려 보렴 꽤액 꽥, 승객 하나 없는 빈 객차를 거느린 채 어딜 가는지 힘겹게, 저 많은 산과 강을 지나 피안의 거처를 찾아 나선 꽃 같은 갑사야 거기 달처럼 유려하고 강처럼 무장했던 세월이 간다 오늘도 네 지친 천 개의 강물 위에는 꽃처럼 빛나는 별 몇 번이고 떴다 지고 물그림자 다시 어리고 -p. 29~31, ‘네 지친 천 개의 강물 위에는’ 시가, 그것이 고요하고 차분한 거라면 참 좋겠는데 그렇지 못한 날은 잠자리처럼 얼마만큼 맘이 들떠있다 날씨는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거라서 수레국화 한 점 허공에 툭, 따 던지니 어디서 말발굽 소리 들리는 듯 귓속이 우멍하다 여기서 태양까지 가자면 베옷이 필요한데 물살에 실어 보낼 꽃신 한 점 없다 나의 잠은 한동안 깨지 않아도 좋을 만치 혼곤한 것이었으면 참 좋겠다 -p. 66~67, ‘혼곤한 잠’ 무심했던 맘이여 돌아서면 남이었을 이여 돌아보면 세상천지 꽃 아닌 것 없었다 그대 캄캄한 하늘에 오늘은 달 뜨고 바람 한 점 불지 않는데 그 한 조각 떼어다 쪽박난 내 맘에 걸어놓나니 그리운 이여 그대 그 안에서 꽃처럼 바람처럼 오래 살다 갈 일이다 -p. 79, ‘사랑의 노래- 셋’ 한 봉에 칠백 원짜리 안성탕면을 생으로 입에 넣고 씹다 보면 삶이, 그것이 마젤란 해협의 그것처럼 길고 멀게 느껴지지 허나 허기진 배에 물이라도 한 사발 들이켜고 나면 희망이, 그것이 아프리카 최남단의 흰수염고래처럼 금세 부풀어 오른다 꼬로륵 꼬로륵 며칠 동안 희망과 절망을 오가며 배앓이 하다 보면 마침내 눈에 뵈던 헛것이 걷히고 세상 물빛이 달리 보이는 건, 내 안에 거대한 고래가 살고 있기 때문 그런 날이면 꼭 사달이 났다 보일 듯 말 듯, 그럼에도 하늘과 바다를 경계로 교묘히 헤엄쳐 온 고래의 생활난은 웬만해선 파도 앞에 자신의 배 뒤집어 물 밑 풍경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 이따금 수면 위로 핍진한 가계의 밥 짓는 연기만 피워 올릴 뿐 다시 먼 바다로 나아간 고래는 한동안 쉽게 모습 드러내 보이지 않는 것이다 -p. 88~89, ‘고래의 생활난’ 집을 지었다 벽체를 쌓고 서까래를 얹고 지붕을 덮었다 문이 없었다 밖에다 두고 온 문 나가고 싶지만, 나갈 수 없는 집 너라는 이름의 집 안에서 나는 생의 한 주기를 울었다 밖을 향해 소리쳤지만 들리지 않았다 출구가 없는 집 문이 없는 집은, 더 이상 집이 아니다 무덤이다 모든 무덤은 한 번 들어가면 다신 걸어 나올 수 없다 -p. 91, ‘너라는 집 안에서 생의 한 주기를 울었다’

저자 소개

  • 저자 : 신휘
시 : 신휘
1970년 김천 출생. 동국대 국문과 졸업
1995년 《오늘의 문학》 신인상으로 데뷔
2019년 《녹색평론》에 시 「당산마루에 소쩍새 우는 날」 등 발표로 활동 시작
시집으로 『운주사에 가고 싶다』, 『꽃이라는 말이 있다』 등이 있으며 현재 고향에서 포도 농사를 짓고 있음

조각 : 유건상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미술대학원 석사과정
대한민국 미술대전 우수상, 독도문화종합예술제 대상 등 다수 수상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
대한민국 미술대전 조각분과 심사위원장
경상북도 미술대전 운영 및 심사위원
신라미술대전, 도솔미술대전 운영 및 심사위원
개인 초대전 및 단체전 수회

목차

작가의 말


노을과 노루 / 봄이 머물다 간다 / 반달 / 아내의 코스모스 / 별밥 / 운주사에 가고 싶다 / 마음의 거처 / 노동의 이항 / 네 지친 천 개의 강물 위에는 / 개 / 모루와 마루 / 달의 망향 / 비 / 먼동 / 슬픔에 그을린 얼굴 하나가 / 실직 / 소리의 내부 / 새의 상흔 / 굳이라는 말 / 내 어떤 어린 날은 배추흰나비처럼 / 꽃과 나비 / 혼곤한 잠 / 길의 풍속 / 추파를 던졌다 / 나무의 밀교 / 사랑의 노래 - 하나 / 사랑의 노래 - 둘 / 사랑의 노래 - 셋 / 사랑의 노래 - 넷 / 사랑의 노래 - 다섯 / 내가 먼 날은 / 고래의 생활난 / 너라는 집 안에서 생의 한 주기를 울었다 / 구름의 연대기 / 거룩한 연장 / 눈물 나는 날 / 바람의 순정 / 슬픔의 여울 / 마음이 운다 / 소 / 길 / 그리움 / 섬


추천사 / 박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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