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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30819242 / 248쪽 / 322g / 153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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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한시를 벗 삼아 노닐며, 흘러가는 계절과 일상 속에서 느끼는 감회를 노래한 중문학자 류성준의 자작 한시들이 『동헌東軒, 한시漢詩와 노닐다』로 묶여 출간되었다. 한가로운 자연 풍경과 지나간 인연들을 읊은 한시 72편을 수록하고, 각각 한글로도 풀이했다. 독자들이 한시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각 작품마다 주석을 달았고, 저자의 경험과 소감을 담은 해설도 덧붙였다. 제재와 흥취에 어울리는 한국과 중국 문인들의 한시를 함께 수록하여 감상의 다양함과 깊이를 더해주고 한문학의 멋과 진수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세사에서 물러나 화조풍월 속을 거닐면서 옛날 문인들처럼 깊은 사색의 시간을 즐기며 지나간 시절을 회고하는 저자의 풍모를 한 수 한 수의 시편에서 떠올릴 수 있다. 바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한시는 어쩌면 고루한 장르로 여겨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간결한 표현을 통해 외물과 내면 정경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한시만의 매력은 여전히 살아 있다. 이 책을 곱씹으면 수천 년 동안 우리 문학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해온 한시의 고전적인 매력이 은근하게 전해져 온다.
<책속으로>
봄꽃을 읊다吟春花
봄 추위에 나비 아직 안 보이는데
꽃이 붉게 피니 자못 놀라워
이제 알겠다 연못 가의 버들이
언덕 가에 온 봄을 응당 샘낼 줄을
春寒蝴未見 춘한호미견
紅色已驚人 홍색이경인
今覺池邊柳 금각지변류
應嫉岸上春 응질안상춘\t(2021. 3)
蝴호:나비
驚人경인:사람을 놀라게 하다. 여기서 인人은 꽃을 보는 사람, 시인이다
覺각:느끼다. 깨닫다. 생각하다
應嫉응질:응당 질투하다. 시샘하다
전원에 은거하는 삶이어서 보이는 건 풀, 나무, 꽃들이다. 집 뒷동산에 3월이면 벌써 들꽃이 피기 시작한다. 이름도 모를 보라색, 흰색, 노란색의 풀꽃이 보인다. 장끼가 ‘꾸꺼’ 하며 울고 새들이 지저귄다. 집 근처에 신휴지新休池라는 비교적 큰 전답 용수로 쓰이는 저수지가 있어서, 낚시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매일 지팡이 들고, 그 저수지 주위를 몇 바퀴씩 돌면서 산책한다. 주변에는 배밭이 둘러 있고 논도 있다. 평생 도시 생활만 해온 사람의 눈엔, 시골의 자연현상이 새삼 신비하고 감탄스럽다. 작은 풀꽃 한 송이라도 범상치 않게 보인다.
초봄의 정경을 노래한 송대宋代 진여의陳與義(1090~1139)의 「봄 추위春寒」(『진간재집陳簡齋集』)를 떠올려본다.
2월 파릉은 날마다 바람이 불어
봄 추위 가지 않아 초가의 이 몸 떤다
해당화는 연짓빛 붉은 꽃 아깝지 않은지
외로이 보슬보슬 가랑비에 서 있구나
二月巴陵日日風 이월파릉일일풍
春寒未了怯園公 춘한미료겁원공
海棠不惜?脂花 해당불석연지화
獨立??細雨中 독립몽몽세우중
진여의는 당대 두보의 시를 높이 받들어서 이른바 송대의 두보라고 칭찬받은 시인이다. 그의 시는 낭만적이면서도 현실을 살피는 시심을 지니고 있어서, 송대의 유극장劉克莊은 『후촌시화後村詩話』에서,
진여의가 나오면서 비로소 두보를 스승으로 삼았다. 간결하며 엄정한 것으로 번다하고 꾸민 것을 쓸어내고, 웅혼한 것으로 지나친 기교를 바꾸었으니, 그 품격을 매기면 당연히 여러 작가 중에 으뜸이다. 及簡齋出, 始以老杜爲師. 以簡嚴掃繁縟, 以雄渾代尖巧, 第其品格, 當在諸家之上.
라고 평가하였다. 진여의는 고종高宗 건염建炎 3년(1129) 2월에 이 시를 지었는데, 그 당시에 남송南宋의 조정은 풍전등화 같은 위기에 놓여 있었다. 금병金兵이 청주靑州, 서주徐州를 연파하고 초주楚州까지 진격하여 장강長江 이북을 장악하니, 고종은 양주揚州에서 진강鎭江으로, 그리고 다시 항주杭州로 피난을 갔다. 이때 시인은 악주岳州(지금의 호남성湖南省 악양岳陽)에 피난 중으로 시에 나오는 파릉巴陵도 이곳에 있다. 봄꽃을 즐겁게 보고 느낄 마음의 여유와 화평을 누릴 수 있는 현실을 기대한다. \t(18~19쪽)
책을 펴내며
제1부 봄풀(春草)
봄꽃을 읊다吟春花 / 화초花草 / 성내천 버들城內川邊柳 / 지다 남은 꽃殘花 / 늦봄暮春 / 강가 마을江村 / 석탑石塔 / 멀리 바라보며眺望 / 입추立秋 / 깊은 생각幽思 / 서재에서 바라보며書房晴望 / 달 뜬 저녁月夕 / 가을 구름秋雲 / 추석 달仲秋月 / 냇가 물고기 부러워川邊羨魚 / 중양절重陽節 / 가을밤 벗에게秋夜寄友人 / 제목 없이無題 / 호숫가에서湖畔 / 가을날 친구에게秋日寄友 / 놀霞 / 늦가을晩秋 / 눈 내리다下雪 / 남한산성南漢山城 / 현충사顯忠祠 / 냇물溪水 / 작은 느낌小感 / 서재에서 생각하며書房素懷
제2부\t길에서 비를 맞으며(路上遇雨)
봄 경치春景 / 여의나루汝矣津 / 꽃을 찾아尋花 / 소쩍새 노래하며詠子規 / 버들가지柳枝 / 한강 잠실漢江蠶室 / 타이베이 감회臺北有感 / 봄날 누대에 올라春日登樓 / 이른 봄 옛집早春舊院 / 봄 제비春燕 / 비원의 봄노래?苑春詞 / 길에서 비를 맞으며路上遇雨 / 달밤 소나기月夜驟雨 / 산속 머물며山中居 / 혼자 읊기自吟 / 늙은이 혼자 읊어老生自吟 / 산 정자山亭 / 중양절重陽節 / 9월 9일 산성에 올라九日登山城 / 늦가을 밤 오금공원晩秋夜梧琴公園 / 김 박사에게 부친다寄金博士 / 올림픽공원에서遊奧林匹克公園 / 늦가을 감회晩秋有感 / 초겨울 감회初冬有感 / 정원에 내린 눈庭園雪 / 최 학장에게 보내며寄崔學長 / 퇴임 후 십 년退任後十年有感 / 높은 누각에 올라登危樓 / 함께 즐기다同樂 / 호암회관 시 모임湖巖吟詩會
제3부 산길 가며(山行)
초봄 비早春雨 / 산길 가며山行 / 비운 마음虛心 / 매미 소리蟬吟 / 저녁 햇빛夕陽 / 강릉 가는 벗에게送友人行江陵 / 늦가을 여의나루晩秋汝矣津 / 시골 노인 되다我作村老 / 물러나 살다隱居 / 봄날 배밭에 일렁이는 흥春日梨園雜興 / 아산 시골집牙山田家 / 가을 흥취秋興 / 회갑回甲
? 수록 한시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