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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산티아고 39페이지

홍숙희 저 | 북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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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5120689 / 256쪽 / 422g / 153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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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홍숙희의 소설은 공간에 사람 이야기를 더했다. 지리학자 이-푸 투안은 공간(space)과 장소(place)를 구분짓고 있다. ‘공간’은 별 특성이 없는 추상적인 개념이지만, 우리가 그곳을 더 잘 알게 되고 거기에 가치를 부여하면 ‘장소’가 된다. 홍숙희 소설이 펼쳐내는 공간 스토리텔링은 그 지역에 밀착하여 거기 숨은 이야기를 발굴하고 복원한다. 횡성전투와 네덜란드 병사 이야기, 사천 커피하우스가 숨긴 사연, 평창 겨울올림픽과 엘리지 꽃 이야기는 자연공간 속으로 인간의 숨결을 불어넣고 있다. 홍숙희 작가는 아이처럼 뽐내고, 청춘처럼 설레며, 이 동네에 오래 살아온 사람의 뿌듯함으로 강원도의 풍경화를 그려내고 있다. 특정 지역에 검질긴 사랑은 그 소설의 로컬리티, 즉 고유성을 만들어낸다. 첩첩 이어진 산과 너른 바다의 강원도를 독자와 함께 누린다. 산이 지닌 깊은 아득함과 바다의 광활한 너그러움이 만나는 자리가 되고 있다. 표제작 「나의 산티아고 39페이지」의 여자는 바다로 창을 낸다. “바다가 날 이해하고 내 남편을 용서하고 받아주었으면 좋겠다. 광활한 바다가 있는 이 서재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지난 날을 추억했다. 나다운 것이 무엇일까를 골똘히 생각”한다. 바다는 잘 닦은 거울처럼 자신의 본모습과 마주하는 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이다. 또 「카리브해 연가」에서 주인공 동철은 바다를 보며 자신이 거쳐온 시간을 되짚으며 실연의 상처를 안겨줬던 여인이 자신에게 얼마나 각별했던 존재였음을 깨닫는다. 「딸! 딸! 딸!」은 외할머니, 엄마, 외손녀 삼대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딸은 딸을 낳고, 그 딸은 딸을 낳았다. 떨어져 살기도 하고 마음을 몰라준다고 섭섭할 때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한데 모여 밤하늘의 별을 함께 보며 3대 셋은 하나로 연결된다. 삶의 해법을 찾는 사람은 자신의 길을 떠난다. 그 발걸음에서 홀로 선 ‘점’은 선으로 잇대어지고 마음이 자리잡을 넉넉한 ‘면’이 된다. 깜깜한 밤하늘은 별들로 빛나는 바다가 된다. 세상 만물이 모여드는 한 자락 삶이 되고 있다. 책 속에서 해파랑길은 나에게 산티아고 순례길로 보인다. 우리나라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에 이르는 동해안의 해변길, 숲길, 마을길 등을 잇는 750㎞ 장거리 여행길이다. 내가 사는 송정 해파랑길은 39구간에 해당된다. 그리고 동부전선 최전방이다. 이곳에서는 과거 무장간첩을 태운 잠수함을 구경할 수 있다. 북한의 대남침투사건이 있었던 현장이기도 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국방의 의무에 충실한 군인들의 순찰이 이어졌다. 그렇게 70년 세월을 이겨온 동해 최전선 철조망이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없어졌다. 철조망이 해파랑길 39페이지에서 사라졌다는 사실은 엄청난 역사적 충격이다. 또한 끝없이 열린 바닷길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대신 해변을 끝없이 걷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하지만 내 남편을 향한 그리움은 어쩌지 못하고 낡아지고 있다. 이제 나의 산티아고 39페이지에서는 하얀 조가비를 배낭에 걸고 순례자임을 확인해줄 필요가 없어졌다. 대신에 간이 접의자를 갖다놓고 바닷가 햇볕을 쬐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오랫동안 염원하던 삭막함이 소리도 없이 어디론가 가버렸다. 노년에 둘이서 바닷가 낭만을 즐기는 짝들이 늘어나고 있다. 다만 나의 옆자리만 빈자리일 뿐이다. ― 「나의 산티아고 39페이지」 중에서 “그것도 아셔요, 하머니? 생일날 밤에는 가족과 함께 마당에 나가 까만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것이 우리 집 내력이라는 사실도요.” “멋지다. 이 집의 내력이라. 이 할미가 그 옛날 살았던 세상에서도 별들이 밤하늘에 사력을 다해 빛나고 있었어. 얼마나 눈이 부셨는지 몰라. 각각의 별들도 우리들처럼 사연이 있는 것 같았어. 그 사연이 무엇일까 궁금했었거든. 저 별은 엄마별, 아빠별, 친구별! 이름을 지어주다보면 외롭지 않았어, 가족 같았거든.” “엄마, 지금 생각해보면 밤하늘에 빛나던 별들을 바라보는 것은 미지의 나를 바라보는 행위예술이라고 말해도 좋을 듯싶네요. 비로소 어른이 되고 나서야 어린 날 가족이라는 이름의 별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알게 되었거든요.” “그러고보니, 이 엄마는 너희들에게 많이 부족했었어.” “무슨 말, 엄마! 당치 않아요. 엄마에게 있는 좋은 DNA가 몽땅 내게 왔어요. 그것의 알 수 없는 힘까지도…. 지금의 제 딸에게 닿아 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어요.” “꿈보다 해몽이라. 딸! 딸! 딸! 삼대가 함께 고민하고 바라보는 밤하늘의 별! 특별히 의미가 있겠다 싶다. 요즘은 먼 지방에 살고 있는 친구에게 가까운 친구에게, 오래되고 낡아 너덜해진 친구에게도 카드 대신에 해마다 카톡에다 안부 같은 인사를 보내고 있지만 언제까지 가능할까?” “엄마는? 그렇게 섭섭한 말씀을요. 엄마를 제 곁에 두고 오래오래 보고 싶다니까요.” “저도요, 하머니!” ― 「딸! 딸! 딸!」 중에서

저자 소개

  • 저자 : 홍숙희
저자 : 홍숙희
항구의 도시 부산 태생으로 교육대학 졸업 후 40여 년간 교사, 교감 등 교직에서 봉직하였다. 문학에 뜻을 두고 1986년 교육자료 공모 수필 3회 추천, 1989년 MBC 300만원 고료 창작공모전에 당선되었고, 1990년 『문학세계』 수필 신인상, 1993년 『시세계』 시 신인상을 받기도 했다. 1997년 첫 산문집 『사랑은 떠나지 않는다』 출간했으며, 전문성을 확고히 하고자 1998년 『노천명과 백석 시에 나타난 고향의식 비교연구』 논문으로 강릉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학과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이를 계기로 2007년 『한국 탄광 시 선집』에 「낮달이 뜨는 지붕」(제1~7화)이 수록되었다. 2009년 장편소설 제1집 『거무내미』를 출간하여 소설가로 이름을 올리는 기회가 되었으며 그해 8월 사인회를 영풍문고 광화문 종로서점에서 가졌다. 그 후 2011년 시화집 『청일로 가는 길』 출간, 2015년 명상소설 『아름다운 동행』 출간 및 출판기념회를 썬크로즈 연회장서 개최하는 등 남다른 열정으로 교직 퇴임 시 에는 ‘황조근정훈장’을 받았다. 퇴임 후 문학 관련 단체에 가입하여 편집주간, 분과위원장, 회장을 역임하면서 2020년 코로나19로 불안과 초조 속의 지구촌 현실을 인지하고 병마와의 사투에서 새로운 모습을 조명하여 보고자 2021년 장편소설 『19열차』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2022년에는 소설집 『나의 산티아고 39페이지』라는 제목으로 작가의 작은 삶에서 소재를 잡아 이야기의 실마리를 풀고자 13편을 게재하여 강릉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출간하게 되었다.

목차

책을 펴내며 | 새롭고 아름다운 여행 이야기 13편 4

나의 산티아고 39페이지 · 11
범고래 · 21
좁은 문 앞에서 · 47
냉정과 열정 사이 · 61
바다가 있는 커피거리 · 75
강릉커피 르완다 · 93
당신의 놀라운 아이 · 109
유리병 속 편지 · 125
사쿤탈라 대리석상의 비밀 · 145
검은 성모마리아상 앞에서 · 171
절대 고독의 마테오라 · 181
딸! 딸! 딸! · 191
카리브해 연가 · 225

해설 | 삶의 해법을 찾는 여정 · 김나정 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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