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예상일 안내
주문하신 상품이 한국에서 현지 배송을 위한 출고단계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날짜입니다. 상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부적인 사정으로 인해 출고예상일에 다소 오차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여러 상품(예약상품포함)을 함께 주문하신 경우 출고예상일이 가장 늦은 날짜에 맞춰 함께 배송됩니다.

ISBN : 9791159318603 / 124쪽 / 165g / 127 x 200 (㎜)
이 상품에 궁금하신점이 있으세요? 1:1상담문의

-
최인서
-
백희성
-
앨런 레비
- 19,800
- 15,120
- 17,820
- 18,900
출판사 리뷰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불안과 부조리를 초현실적인 문장으로 파헤친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 프란츠 카프카
1883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체코 프라하에서 독일어를 쓰는 유대인 중산층 가정의 장남으로 태어난 카프카는 평탄치 않은, 소외되고 배척된 삶을 살았다. 몸은 유대계 체코인이었지만 정신적으로는 독일인이어서 체코인들에게 배척당했고, 제국 시민인 오스트리아인들에게는 변방의 보헤미아인으로 무시당했으며, 독일인들에게는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기피 대상이었다. 가정에서는 아버지의 권위에 눌려 살았고, 기독교인에게는 유대교도라는 이유로 유대인에게는 무신론자라는 이유로 외면받았으며, 작가로서는 일반 대중으로부터 소외되었다. 결국 카프카는 유대인이라기에는 너무나 독일적이고, 독일인이라기엔 너무나 보헤미아적이며, 보헤미아인이라기에는 너무나 유대인적인 경계선상의 존재였다. 그럼에도 카프카를 독일 작가로 분류하는 것은 독일 문학과 사상, 문화에 뿌리를 두고 독일어로 작품을 썼기 때문이다.
카프카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법학을 전공하고 법학 박사학위까지 받지만, 문학을 자기 삶의 유일한 의미이자 탈출구로 여겼다. 그렇게 평생 작가의 꿈을 놓지 않았고, 일을 하면서도 밤새 글을 썼다. 그러나 부조리한 삶과 고독한 죽음의 이미지, 슬픈 정서로 가득한 글은 난해하고 기괴한 것으로 평가되어, 마흔 살로 요절할 때까지 그를 소설가로 기억하는 체코인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카프카가 세상을 떠난 뒤 그를 작가로 부활시킨 사람은 유명 작가이자 평생지기인 막스 브로트다. 브로트는 대학 시절부터 카프카의 재능을 알아보고 글을 쓰라고 독려했으며, 그의 작품을 출간하고 알리는 데 앞장섰을 뿐 아니라 사후에는 뿔뿔이 흩어져 있던 원고들을 모아 직접 출판하기도 했다.
독일어에 ‘카프카스럽다kafkaesk’는 말이 있다. 일반적으로는 터무니없고 불가사의하고 위협적인 상황과 맞닥뜨렸을 때 느끼는 불안과 혼란스러움을 가리키는데, 카프카 문학과 관련해서 보면 부조리한 세계와 거대 권력 앞에서 어쩔 줄 모르는 개인의 무력함과 두려움, 좌절, 실존적 위협을 의미한다. 카프카는 그런 무력감을 있을 법하지 않은 초현실적인 사건과 대상을 빌려 아주 명료하게 표현한다. 한 문장 한 문장이 지극히 구체적이고, 대상을 추상화하거나 서술이 감상적으로 흐르는 일이 없으며, 묘사는 언제나 정확하고 객관적이고 건조하다. 그러나 세부 묘사가 아무리 치밀하더라도 사건 자체는 기괴하기 짝이 없고, 독자는 그런 기괴한 당혹감 속에서 한발 떨어져 실제 현실을 다시 한 번 바라볼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변신」은 지극히 카프카스러운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꿈과 같은 비현실적인 일을 빌려 현실을 투영한,
자화상 같은 이야기
카프카는 관료로 취직해 14년 동안 근무하면서 관료 기구의 문제점과 노동자의 위험하고도 열악한 환경, 자본주의의 냉혹함, 그 체제 아래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개인의 소외를 절감하는데, 그때의 경험이 「변신」에서 벌레로 변한 주인공의 상황에 중요한 모티브로 작용했다. 주인공 그레고르는 어느 날 아침 갑자기 벌레로 변한 채 깨어난다. 이게 꿈일까, 현실일까? 사람이 벌레로 변하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일벌레인 그레고르는 아버지가 도산한 후 ‘전국을 떠도는 외판원’으로 일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기에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 정확한 시간에 일터로 간다. 지난 5년 동안 단 한 번도 결근하지 않았고, 퇴근한 뒤에도 개인 생활 없이 오직 회사만 생각했다. 심지어 벌레로 변한 뒤에도 출근을 하지 못해 안달이다. 그에게는 일이 전부다.
현대 자본주의가 개인에게 요구하는 것이 바로 이런 삶이다. 자본주의는 인간 삶을 외형적으로만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지배 원칙을 개인의 내면에 각인시킨다. 그래서 개인은 만신창이가 되어도 일을 해야 하며, 거대한 공장의 부품으로서 자신에게 맡겨진 역할을 얼마나 성실히 수행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평가된다. 만일 이 시스템에서 기능을 다하지 못하면 쓸모없는 인간이 되고, 그런 인간은 벌레나 다름없다. 그건 그레고르의 가족에게도 마찬가지여서 노동력을 상실해 부양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그레고르는 단순한 무능력자를 넘어 가족의 피를 빨아먹는 존재로 취급당한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그레고르처럼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인간이 죄악시되고 도태된다.
다른 한편으로 카프카는 가족을 비롯해 아무리 깊고 끊을 수 없는 인간관계도 결국 미혹에 불과하다는 무서운 진실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레고르의 변신에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가족들이 보인 태도는 가정조차 수고와 보상이라는 응분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일 뿐, 순수한 애정으로만 이루어져 있지 않음을 증명한다. 그레고르는 결국 가족으로부터 버림받는데, 그의 죽음이 가족에게는 무거운 짐으로부터의 해방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처럼 그레고르의 변신 역시 자본주의 사회가 인간에게 씌워놓은 굴레로부터의 해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때까지 자신을 옥죄던 부양의 의무를 벗어던지고 다른 삶을 살고 싶은 내면의 무의식적 소망이 표출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변신
시골 의사
작품 해설
작가 연보
독후감―배수아(소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