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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선을 긋는다 - 지혜사랑 시인선 241

정재규 저 | 지혜(도서출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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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7284566 / 184쪽 / 308g / 130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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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아름다운 꽃을 보고/ 꽃을 꺾고 싶을 때는/ 그리하면 안 된다고/ 마음에 선을 긋는다.// 백화점이나 아웃렛에서/ 이것저것 사고 싶지만/ 유혹을 없애기 위해/ 마음에 선을 긋는다.// 그 어떤 경우에도/ 옳은 일이 아니면/ 절대로 하지 못하게/ 마음에 선을 긋는다.// 마음에 넘지 말아야 할 선을 그으면/ 한결 기분이 편안해지고/ 이웃이 보이고/ 또 다른 내 모습이 보인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마음의 선은 더욱 진하게 그어져/ 나이테처럼 지워지지 않는다./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는 것은/ 마음에 적당한 선을 긋는 것이 아니랴. ---[마음에 선을 긋는다] 전문 시인 정재규는 시인을 세 갈래로 바라보고 있다. 첫째는 마음이 숨을 곳을 마련해 주고, 또 한 마디 말속에 마음을 넣어 두기도 하는 사람이다. 자신보다 타인의 마음을 먼저 이해해 주는 사람이 시인이라는 것이다. 이타적인 존재상이랄까? 둘째, 진솔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는 살갑고 습습한 사람, 시는 삶을 이야기하는 노래이다. 이런 점에서 시인은 이야기꾼이자 노래꾼이다. 마지막으로, 시인은 그 누구보다 가슴이 따뜻한 언어들로 풀잎 속의 영롱한 이슬을 노래하는 진초록 같은 사람. 시인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주는 존재상이 아니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비가 멈추자/ 아이들이 운동장에 우르르 달려 나온다.// 질퍽한 땅 위에 흙을 모으는 아이도 있고/ 흙을 파헤쳐 구덩이를 만드는 아이도 있다.// 막대기와 돌멩이로/ 땅에 그림을 그리는 아이도 있다.// 무엇을 그리는지 가만히 보고 있으면/ 동물이기도 하고/ 사람이기도 한 생명들이/ 땅 위에서 꿈틀거리고 있다.// 온 정성을 다해/ 막대기로 그린 그림 위에는/ 어느새 아이들의 환한 웃음소리가 스며있다.// 땅 위의 웃음소리가/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땅에 그린 그림이/ 햇빛을 향해 벌떡 일어나/ 손뼉을 치며 부활하고 있다. ―「땅 그림 그리기」 전문 땅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독특한 소재의 시 작품이다. 여기에서 아이들은 앞에서 본「시인」에 등장한 시인의 존재상에 진배없다. 어른에 의한 관찰자적인 시점의 성인 시이지만, 지향하고 있는 정신의 세계에 있어서는 동시 같은 시라고 할 수 있다. 땅에 그린 그림이 바로 시인의 시요, 예술가의 예술 작품이다. 시와 예술은 온 세상에 괴질이 창궐하고 있는 지금처럼 아무리 어려운 시대라고 해도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햇빛을 향해 벌떡 일어나 손뼉을 치며 부활하고 있다. 시인 정재규의 시에도 아이들의 환한 웃음소리가 스며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요컨대「땅 그림 그리기」는, 적어도 내가 생각하는 한, 시인 정재규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인 것으로 보인다. 나는 이 시를 처음 접할 때 타고르의 명시「바닷가에서」를 떠올렸다. 무한한 세계의 바닷가에서 어린이들이 모입니다……로부터 시작되고 있는 그 주옥의 명시 말이다.「땅 그림 그리기」와 같이 성취적인 수준의 시편은 그의 고향 마을 어딘가에 시비로 세워져 기념되어야 한다고 보는 게 나의 소견이다. 시인 정재규의 시에는「어느 노인의 아침」에서 폐휴지를 한가득 실은 수레를 힘들게 끌고 가는 노인을 응원하는 반려견처럼,「휴지통」에서 냄새나는 쓰레기통을 뒤집고 있는 길고양이처럼,「야생화」에서 혼자여야 아름다움을 오래 뽐내는 야생화처럼 그렇게 잘나 보이거나 눈에 띄는 것들이 결코 아니다. 그의 시들도 아무렇게나 놓여 있는 무정물이라기보다, 살아있는 제 모습을 그럭저럭 이어가고 있는, 그래서 더 건강해 보이는 생명체와 같다. 하지만 심미적인 가치를 최대한 절제하고 있는 그답지 아니한 심미적인 시도 간혹 보인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다음에 인용되어 있는「무늬」이다. 한 여인의 치마폭에 아로새겨져 있는 무늬를 따라가다 보니 어디선가 나비 한 마리 쏜살같이 날아올라 멋진 춤을 추고 있다는 것은 매우 환상적이고, 환혹적이다. 정재규 시인이 시를 바라보면서 생각하는 눈길은 온화하고 겸허하다. 이를테면 ‘겸허의 시학’이라는 비유적인 표현이 잘 어울릴 것 같다. 그는 어려운 말로 자신의 뜻을 난해하게 만들지도, 자신의 존재성을 꾸미려 들지도 않는다. 또한 그의 시가 지닌 미덕은 삶의 균형 감각이다. 교육자로서의 그, 시인으로서의 그는 사람으로서의 욕망을 적절히 자제할 줄 알면서 마음의 선을 긋거나, 세상을 바라보는 데 있어서는 극단으로 향해 기울어지지 않은 채 이비理非의 저울질을 할 수 있는 나이에 이르렀다. 이런 균형의 감각은 시「균형」, “전깃줄에 앉아있는 새와 줄타기하는 광대를 생각하며/(……)/기울어진 마음을 다잡아 본다”에서 보듯 전깃줄에 앉아있는 새와 줄타기하는 광대의 유비(類比: 사물을 유추하면서 서로 비교하는) 관계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송희복, 문학평론가 정재규 시인의「위하여」는 사랑이고, 믿음이고, 희망이고, 행복에의 약속이다. 정재규 시인의「위하여」가 입에 발린 헛된 구호가 되지 않고, 어떤 단체, 어떤 가정, 어떤 국가의 도덕성에 기초해 있을 때, 이 ‘위하여’는 영원한 제국의 외침이 되는 것이다. 또한 시「세발낙지」에서 세발낙지는, 운명을 벗어나 새로운 운명을 개척해 보고자 그토록 몸부림을 쳤지만, 그러나 그는 ‘저주받은 운명’, 즉, 결코 그 ‘먹이사슬의 바다’를 벗어나지 못한다. ‘세발낙지’의 운명은 시인의 운명이고, 시인의 운명은 모든 생명체들의 운명이다. 이 ‘저주받은 운명’, 즉, ‘먹이사슬의 바다’를 극복하는 최선의 방법은 ‘먹이사슬의 법칙’을 받아들이고, 삶과 죽음의 문제를 초월해버리는 것이다. 산다는 것도 기쁜 일이고, 죽는다는 것도 기쁜 일이다. -반경환,『애지』주간·철학예술가 시「60살이 되고 보니」에서 시의 화자는 예순이 되고나서부터도 젊은이의 열망과 희망을 간직하고 있다. “아직은 삶의 편린들이/날줄과 씨줄로 흔적을 짜며/다시 떠오르는 태양 속을” 누비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 60살이 되어서 “세상일에 쉽게 찌그리고/얼굴 붉히는 일을/이제는 참으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는다. -정 훈, 문학평론가 시「어느 노인의 아침」은 무감한 일상을 살아내기 위한 개별윤리ethics의 준거로서 ‘슬픔’을 이끌어 낸다. 심리적 허기와 허무의 기운이 감지되는 시의 표정 안에는 기쁨과 슬픔, 희망과 절망, 사랑과 고통이 서로를 쌍둥이처럼 비추고 있다. 이 시에서 노인과 강아지는 일상에서 흔히 마주치는 대상들이다. 앞만 보고 수레를 끄는 노인은 근대적 시간이 지배하는 현실에서 허무한 반복을 지속하는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주지하듯 근대는 미래를 향한 선형적 시간 원리를 바탕으로 한다. -김순아, 시인·문학평론가

저자 소개

  • 저자 : 정재규
저자 : 정재규
정재규 시인은 전북 김제에서 출생하였으며, 전주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부산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국어교육 및 문학교육을 공부했다. 1996년『文藝時代』신인문학상에 당선되어 등단하였고, 부산시인협회?부산문인협회?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 장학사?장학관, 교동초?해강초 교장을 역임했다. 현재 무정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다. 재부 호남 문인들의 모임인 ‘노령문학회’에서 발간하는『蘆嶺文學』편집주간을 맡고 있다. 시집으로『나비는 장다리꽃을 알지 못한다』가 있다.
정재규 시인의 이번 시집『마음에 선을 긋는다』의 내용을 보면, 가장 울림이 큰 표현은 ‘마음의 선 긋기’이다.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는 것은/마음에 적당한 선을 긋는 것이 아니랴”에서 보듯 마음에 선을 긋는다는 것은 무욕과 절제를 가리키는 말이 아닐까, 한다. 사실상 마음의 선이라고 하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뉴스에 등장하는 세상의 험한 일 모든 것들이 마음의 선을 긋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 게 아니겠는가. 이런 것들이 하루에도 무수히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지 않은가. 인간의 욕망을 결코 측량할 수 없듯이, 마음의 선 역시 눈에 보이지 않은 데 놓여 있지 않은가.

목차

차례

시인의 말 5

1부

키 재기 12
잠든 사이 13
균형 15
친구 1 16
친구 2 17
친구 3 18
시인 19
스마트폰 20
60살이 되고 보니 22
이별, 그리고 살아남기 24
춤, 기억을 되살리다 25
그리움 1 27
그리움 2 28
별이 빛나는 밤에 29
어머니의 하루 30
유언 31
모정 32
사부곡思父曲 34
가족 1 36
가족 2 38
어느 오후에 39
어느 노인의 아침 40
연민 41
목발 43
미스 트롯 2 45
노래는 끝이 없다 47

2부

꽃비를 맞으며 52
개화開花 1 53
개화開花 2 54
소낙비 55
양떼를 보며 56
휴지통 58
야생화 59
태풍의 눈 60
폭염 62
개구리는 왜 우는가 63
투견 65
진달래꽃 67
그늘 68
세발낙지 69
벚꽃은 지다 71
비나이다 73
탁란托卵 74
밤안개 1 76
밤안개 2 78
봄이 오네 80
가을은 가네 81
11월 82
겨울이 오는 소리 83
새벽길 84

3부

몸을 씻는다 86
마음에 선을 긋는다 87
싸움 89
이명耳鳴 1 91
이명耳鳴 2 93
옷은 날개다 94
사랑의 모양 96
가벼운 사랑 97
춘곤증 98
무늬 100
요양병원에서 101
위하여 102
간직하다 104
땅 그림 그리기 106
달빛 아래 홀리다 108
노숙인 109
무無 111
나는 안다 113
두꺼운 책 115
그냥 116
영어 회화 공부 有感 117
변기통 118
독백 119
노화老化 120
만취滿醉 121

4부

일광정식집 124
단골집 125
죽림소반에서 126
고향집 소묘 128
대금굴 130
청산도 기행 1 131
청산도 기행 2 132
대량 풍경 133
카페에서 134
단풍 속에 숨다 136
말言 137
스위스 여행시편 1 138
스위스 여행시편 2 139
스위스 여행시편 3 140
스위스 시편 4 141
스위스 시편 5 142
스린 야시장에서 144
타이루거 국가공원에서 145
폐광촌은 살아 있다 146
거리 공연 147
찬讚, 자황선사 148

해설
마음의 선 긋기, 혹은 겸허의 시학송희복 150

내가 읽은 이 시 한 편
위하여반경환 166
세발낙지반경환 171
조락凋落, 삶의 닻이 내린다정 훈 176
시인의 코나투스김순아 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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