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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복지관

한영식 저 | 모악 | 2023년 01월

장애인복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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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8071555 / 92쪽 / 120g /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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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장애인복지관에 맑은 가을비 내립니다 긴 장마 먹구름이 산허리 휘감아 돌고 노인복지관 뒤 안개가 산을 힘겹게 넘어 갑니다 시각장애인 주간보호센터 차가 장애인복지관 정문에 서면 혼자서 복지관으로 올 수 없는 노인들이 지팡이 하나씩 주름진 손에 힘껏 쥐고 도우미 선생님 손을 잡고 천천히 주간보호센터로 들어갑니다 몹쓸 놈 코로나로 식당은 열려 있지만 직원들은 이용금지 된 지 오래 시각장애인 노인들만 점심 드시러 갑니다 주간만 보호되는 노인들 장애인복지관 위로 가을비 내립니다 ―「장애인복지관」 전문 장애인복지관에 삶을 의탁하고 있는 ‘시각장애인들’은 “혼자서 복지관으로 올 수 없는 노인들”이다. 저마다 “지팡이 하나씩 주름진 손에 힘껏 쥐고 / 도우미 선생님 손을 잡고” 점심식사를 위해 복지관 내 식당으로 부축되어간다. 문제는 이들이 “주간만 보호되는 노인들”이라는 것이다. 야간에는 방치된 채 스스로 불편한 몸을 가누면서 생존해가야 한다. 시각장애인들은 외출을 할 때마다 위험한 상황에 쉽게 노출된다. 그러나 일상인들은 시각장애인들이 다니는 통로마저 자신의 이기심을 채우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등 그들을 무심하게 대한다. 이 같은 소외에 대해 시각장애인들은 “우리가 다리를 부딪치고 / 넘어져 무릎이 까져도 / 인도에 불법주차한 사람들아”(「시각장애인이 전하는 말씀」)라고 항변해보지만 세상에 별다른 울림을 주지 못한다. “존재의 비극을 초월하려는 의지” 한영식 시집 『장애인복지관』에는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불교적 사유를 바탕에 둔 일화도 많이 엿보인다. 특히 ‘동자승’ 모티프를 통한 존재론적 비극과 그 초월 의지는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불교에서 동자승은 동진출가(童眞出家)한 어린 승려들을 가리킨다. 이들은 개인의 자유의지로 출가하거나, 가정적인 문제로 절집에 의탁하여 살아가는 어린 수행자다. 설악산 신흥사나 천불산 운주사를 비롯한 여러 사찰에서는 이 동자승 연기설화들이 구전되어오고 있다. 이 시집에서도 「동자승 1」부터 「동자승 8」에 이르는 연작시를 비롯하여 동자승과 관련된 시가 10여 편 등장한다. 한영식 시인은 자신의 가정사(家庭事)와 연관된 아픔과 개인적 정서를 이 동자승에게 투영하여 더욱 깊은 정한을 자아내고 있다. 아픔은 먼지처럼 바람에 날아가지 못하고 슬픔은 점을 빼듯 사라지지 않으니 보름달 속 어머니는 죽어서도 새가 되어 너를 찾는구나 ―「동자승 2」 전문 의지할 곳 없이 절집에 의탁된 동자승의 가혹한 처지는 “아픔은 // 먼지처럼 바람에 // 날아가지 못하고 // 슬픔은 점을 빼듯 // 사라지지 않으니”에서 보듯이 숙명처럼 따라다니는 존재론적 비극이다. 동자승을 두고 떠나간 어머니는 ‘보름달’처럼 휘영청 천공(天空)에 떠오르며 “죽어서도 새가 되어” 자식을 애타게 찾고 있다. 어쩌면 동자승도 보름달을 바라보면서 어머니를 절절하게 그리워하는지도 모른다. 보름달을 매개로 한 혈육 간의 애끓는 정한은 비극적 정서를 고조시킨다. 죽어서도 죽지 못하는 어머니의 한(恨)은 한 마리 새가 되어 온 누리를 헤매며 어린 자식을 찾고 있다. 어머니의 그 간절함은 “하늘에서 내려 온 노란 새 / 깊은 산 / 대웅전 목탁 위에 앉는다”(「동자승 5」)에서 보듯 죽어서도 영체(靈體)가 되어 어린 자식과 함께 하고자 한다. “고향, 그 근원으로의 귀향” 세상이 각박해지고 삶의 고뇌가 깊어질수록 인간은 고향을 생각한다. 고향은 어린 시절의 맑은 영혼이 깃들어 있는 곳이다. 그런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이자 자기동일성을 회복하려는 실존적 몸짓이다. 한영식 시인은 온갖 번뇌와 암울한 터널을 통과하여 마침내 귀향함으로써 삶의 근원을 성찰하고자 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죽어서야 돌아가는 곳이 있습니다 바람이 등을 밀어 죽어서야 돌아가는 곳 살아서는 갈 수 없었던 육지와 섬을 잇는 다리를 지나면 만날 수 있는 조그만 섬 죽어서야 돌아갈 수 있는 고향 안개 가득한 섬 ―「고향」 전문 고향을 오랫동안 떠난 “가난한 사람들”에겐 그 고향이 “죽어서야 돌아가는 곳”으로 인식된다. 이들은 모두 생존의 절박한 문제 때문에 이향(離鄕)한 사람들이고, 그 삶의 절박함으로 생전에는 고향으로 돌아올 수 없는 처지이다. 모든 것은 우주의 묘리(妙理)대로 운행될 수밖에 없다. “바람이 등을 밀어”대듯 고향을 떠난 사람들은 비록 죽은 몸이지만 다시 귀향하여 결국 고향의 흙속에 묻히게 된다. “그늘진 삶을 성찰하는 시집” 장애인복지관을 배경으로 하는 인간 소외 문제와 ‘동자승’ 모티프를 통한 존재의 비극과 초월 의지, 그리고 모성 회귀의식과 귀향의 의미를 성찰하고 있는 한영식 시인의 첫 시집 『장애인복지관』은 시종일관 진솔한 목소리로 가득하다. 햇빛 눈부신 생의 표층에만 관심이 쏠리는 삭막한 시대에 한영식의 시편들에는 세상의 그늘진 이면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응시하는 시인의 눈빛이 따스하게 내비친다. 세상인심이 각박해지고 삶의 고뇌와 번민이 깊어갈수록 시인은 포근한 안식이 깃든 모성성의 세계와 존재의 근원을 사유할 수 있는 고향으로의 회귀를 갈망한다. 이 같은 일련의 정황은 한영식 시인의 시가 삶의 진정성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며, 앞으로 더욱 튼실하게 시의 나무를 키워갈 것임을 기대하게 해준다. 추천사 “한영식의 시편들은 고요하고 맑고 소슬하다. 어디 긁히지 않고, 그렇다고 큰 다침이 없는, 손톱자국도 내본 적이 없는 시…… 그러면서 노래(음악성)와 그림(회화성)이 고르게 조화를 이루면서 물 흐르듯이 쓰여진 시이라서 참 좋다. 한영식의 시는 이제 시작이다! 나는 그의 시(노래)가 앞으로 우리말 모국어에 더 맑고 아름다운 숨결과 혼(에스프리)을 불어넣어 주리라 믿는다. 그의 시가 거칠게 헝클어진 이 시대를 곱게 빗질해주기를 빈다.” - 김준태 (시인, 전 조선대학 교수) “장애인복지관을 배경으로 하는 인간 소외 문제와 ‘동자승’ 모티프를 통한 존재의 비극과 초월 의지, 그리고 모성 회귀의식과 귀향의 의미를 성찰하고 있는 한영식 시인의 첫 시집은 시종일관 차분하고 진솔한 목소리로 채워지고 있다. 햇빛 눈부신 생의 표층에만 관심이 쏠리는 이 삭막한 시대에 그의 시편들에는 삶의 그늘진 이면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응시하려는 시인의 눈빛이 따스하게 내비친다.” - 이진엽 (시인, 문학평론가)

저자 소개

  • 저자 : 한영식
저자 : 한영식
시인. 1964년 여수 앞 돌산 방죽포에서 태어나 경북대학교를 졸업했다. 『사람의 문학』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애인복지관』은 그의 첫 시집이다.

목차

1부 아프다, 나의 침묵이
서시 / 장애인복지관 / 동행 / 시각장애인이 전하는 말씀 / 장애인에 관한 기록 1 / 장애인에 관한 기록 2 / 장애인에 관한 기록 3 / 장애인에 관한 기록 4 / 장애인에 관한 기록 5 / 장애인에 관한 기록 6 / 주간보호시설

2부 저 조그만 산에
동자승 1 / 동자승 2 / 동자승 3 / 동자승 4 / 동자승 5 /동자승 6 /동자승 7 / 동자승 8 / 천화

3부 가난한 사랑
어머니의 노래 / 어머니의 이름으로/ 자두 / 빨래를 널다가 / 가을 / 시대 유감 / 자갈 / 돌산 방죽포 / 공중전화 / 반딧불 / 불이 / 귀향

4부 국경을 넘어가는 새
안개 / 혼자 사는 남자 / 편지 / 하루살이 / 새 1 / 새 2 / 새 3 / 김미영 화가의 보리바다 / 폭설이 미련을 덮는다 / 홍매화 / 조등 / 영웅이 전하는 말 / 토종 똥개 / 아이 / 마음 1 / 마음 2 / 청송의 어느 시인에게 / 그늘 / 2021년 1월 29일 광주 / 고향

해설 ‘그늘’과 ‘근원’, 그 심층에 대한 사유 이진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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