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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시인의 말
양이
물고기가
아픔을 모른다고요?
추천사
정재리 시인의 시는 다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다 말하지 않음, 그것을 보여 준다. 단순하게 절제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한 이런 매력은, 구름을 그려 달을 드러낸다는 동양화의 화법 중 하나라고 하는 홍운탁월(烘雲托月)을 생각나게 한다. 절제의 여백을 통해 그 여백을 중심화하는 것이다. 그래서 시인이 그려 내는 마음은 오래도록 묵직하게 다가온다. 말없이 “칼로 긋듯//그런 눈물”을 보여 주고(「유성」), “한 번 간 사람을 열 번 보내고 돌아서”는 마음을 보여 준다(「흰색을 향하여」). 그런 마음은 내게로 돌아오는 사람의 말 같고 동시에 나를 떠나는 사람의 말 같아서 시를 읽는 마음은 오도 가도 못하고 사로잡히고 만다. 그의 시를 읽는 가장 큰 즐거움이자 고유한 매력이다.
또한 시인은 말을 감추고 감춘 말을 사랑해서 아프다. 그리고 넌지시 감춰진 마음의 빈 곳을 바라본다. 그렇게 시인의 시선을 따라가며 숨겨 둔 마음을 만나는 일은 즐겁다. 아니, 아프다. 쓸쓸하다. 그의 시를 몇 번씩 거듭 읽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인의 마음은 “달팽이 혼자 들어간 길”이거나(「내이도」) “빈 병 속으로 스르르 들어가는/뱀 한 마리” 같지만(「불현듯 빛나는 테두리」), 그의 시를 따라가다 보면 시인이 만든 어떤 장소에 닿을 수 있다. 그 장소에는 외딴집 한 채가 있고, 그 집은 빈집이다. 방금 누군가 머물렀던 온기로 따뜻한 그런 집이다. 아무도 없지만 쉽사리 떠날 수 없어 가만히 나를 돌아보게 된다.
시인은 제 마음을 지우고 또 지운다. 그러나 지운 흔적을 보면 그가 지워 낸 말이 보인다. 희미하게 유리창에 쓴 글씨처럼, 그는 시를 읽는 이에게 속삭이듯 말한다. 귓속말을 한다. 그러나 아무 말도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그런 속삭임을 듣다 보면 우리는 그의 시로부터 달아날 수 없을 만큼 깊게 목덜미를 물리게 된다. 아름답게.
- 이승희 (시인)
시인의 말
제1부
행잉 - 11
표현 - 14
유성 - 16
구조 - 18
영 - 20
흰색을 향하여 - 22
다른 테이블 - 24
테이블 - 26
티 테이블 - 28
틸란드시아 - 30
나는 괜찮아 - 32
마리네이드 - 34
제2부
블루 라이트 - 39
기울기 - 42
어반스케처 - 44
직립의 시간 - 46
Dettagli - 48
수면 - 50
꿈의 형식으로 - 52
네 개의 침대가 놓여 있는 게르 - 54
불현듯 빛나는 테두리 - 56
물병자리 운세 - 58
섬들의 바다 - 60
제3부
내이도 - 65
캔버스 - 66
소묘 - 68
십일월 호수공원 - 70
환원 - 72
에델바이스 - 74
인터뷰 - 76
흑백 - 78
선원근법 - 80
야외 테이블 - 82
렘수면 - 84
십일 층의 상상 - 86
포식자 - 88
오감 - 89
제4부
불면 - 93
연 - 94
캠프파이어 - 96
1분 크로키 - 98
20색상환 - 100
건너편 - 102
2분 크로키 - 104
팔월 헤를렌강 - 106
악어 - 108
초식 - 110
서스테인 드로잉 - 112
먼 곳에서 온 이야기들 - 114
후일담 - 116
해설 임지연 납작하고 빠르게 기울(이)기 - 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