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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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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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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현
- 10,800
- 13,500
- 19,800
- 18,900
출판사 리뷰
한 사람이 시인이 되는 순간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놀랍게도 이효영의 첫 시집에는 그 순간을 명징하게 포착해 내는 시가 있다. 텍스트… 텍스트… 텍스트… 섬유학과 지하 편직실에서 스스로도 몰랐던 삶의 결들이 응집되어 형태를 갖추는 모습을 홀연히 지켜보는 어떤 순간. “이후로 나는” “기계처럼/길고 외로운 운동이 되리란 것을” 깨닫는 순간. 휴일의 실습실에서 “기계처럼 기계를 바라”본 적 없지만 이효영의 시를 읽다 보면 언젠가 그런 장소에서 설명할 길 없는 감정에 휩싸였던 것만 같고, 앞으로 무슨 수를 쓰든 여기서 빠져나갈 수 없겠구나 중얼거렸던 것만 같다. 한 사람의 시인이 탄생하는 기묘한 순간 속에 함께 놓이게 되는 돌이킬 수 없는 경험을 이 시집은 제공한다.
이 시집 곳곳엔 유머가 배치되어 있다. 서울역 근처에 있던 ‘선미장식’에서 이효영 시인과 함께 시를 읽고 쓰던 시절, 그의 시에 종종 출몰하던 유머가 좋았다. “아빠 나는 이렇게는 못 살아” 남친 철수가 영희에게 삔을 줬다면서 숨도 안 쉬고 “아빠 나는 못 살아”를 반복하는 화자를 비롯해 “세무사와 함께 공원에 갔어”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한다거나 낭독회에서 단편소설 전문을 끝까지 읽어 버리는 조금씩은 비켜나 있는 존재들을 호명하는 시인의 방식 쪽으로 마음이 기울곤 했다. 하지만 그때는 잘 몰랐던 것 같다. 왜 그의 시를 읽으며 위로를 받았는지. 그의 시가 얼마나 쓸쓸하게 아름다웠는지. “어떤 유머도 아름다운 노래를 이길 순 없겠지요”라는 문장을 발견하고 나서야, 그가 다 알면서도 지는 쪽으로 기꺼이 기울었다는 것을 알았다. “판다가 한국에 올 거라고” “신비한 중국의 동물 판다를” “네가 가서 보라”고 처음 말해 준 외할머니에게 “미안해요 멋지게 살지 못해서”라고 고백하는 한편 “게으른 판다에게는/자연도 멀어 흑백/두 가지 색 이상을 섞을 수 있다”고 선언하는 사람이라는 것 또한.
“나의 시선은 크고 아름다운 줄기”라는 사실을 아는 이가 “흑백/두 가지 색 이상을 섞”어 만들어 낸 쓸쓸하고 애틋한, 그래서 아름다운 시가 이 시집엔 가득하다. “자신을 벗고 더 생존하는 혀를 상상”하는 건 이 시집을 읽는 이들의 몫이 될 것이다.
―임승유(시인)
시인의 말
제1부
가족 11
가족 12
가족 14
가족 16
가족 19
가족 20
You be good. See you tomorrow. I love you. 21
제2부
선미장식의 계단 27
판다의 비전 28
흑백(21㎝×29.7㎝) 30
물멍 32
책장 33
모나미 35
창문 38
아 해 보세요 40
소문 41
제3부
텍스타일비즈니스 45
분모 48
컴 앤 컹 50
에어팟 52
명백히 달콤한 빵과 53
방명록 57
일주기 테이블의 김치 59
2020 여름의 원더키디 61
개막 결국 취소 68
제4부
개막식 73
이벤트도 없는 세상 74
효영낭독회 76
코치 79
형이 천천히 80
교실의 결석 82
고공 농성 83
보고 싶은 소대장님 85
비영리단체의 단체 회식 87
땀 흘리는 외국인은 길을 알려 주자 89
상사의 코피 91
세무사와 함께 공원에 갔어 94
이케아 96
술탄 오브 더 디스코 97
제5부
교통안전표지판―보행자전용도로 101
문학의 밤 103
0 105
수색 참가 108
짱구는 못 말려 110
천변 요양원 112
블루클럽 114
예술 116
제6부
선물 상자 고르기 121
등고선 124
도루코 126
해설 이병국 위태로운 주체와 절대적 풍경의 경이 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