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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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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 [피어도 되겠습니까]를 어디서부터 읽을까 생각하는 사람들은 시집 제목과 같은 제목의 시를 찾거나 아무 데나 펼쳐랏, 하지 말고 ?서과투서?부터 보기 바란다. 거기에는 팔순의 겸재가 보는 담박하고 넉넉한 세계가 있고, 그걸 염화미소 하는 시인이 있고, 무엇보다 쥐와, 겸재와, 시인이 ‘우주의 한쪽을 갉작이는’ 천진한 모습이 시원한 수박의 맛으로 펼쳐진다. 진경이다. 단연코 한영수의 쥐 두 마리가 겸재의 것보다 생생하게 그려져 있을 것이다. 저 ‘갉작임’의 질감 속에 다 들어 있다. 이제 시 읽을 맛이 생겨 입맛을 다시고 있다면 시인이 두 번이나 공을 들여서 완성한 ?이름?을 보자. 너른 바다를 향해 흘러갈 때는 몰랐던 강물의 유전이 돌아보면 이리도 굽이굽이 구부러져 있다. 사랑에 이끌리고 인정에 울고 써럭초와 탁주발에 맥을 놓았던 한 사람이, 비스듬한 웃음으로 이름도 없이 생을 건너가는 모습이 보일 것이다. 우리의 삶은 ‘유순이’의 삶으로부터 몇 걸음 더 갈 수 있을 것인가. 사소한 꽃말에도 오래 마음을 주고, 대체로 마음을 주는 일에 소명을 걸고 있는 시인에게 왜냐고 묻지 말자. 산 밑에 사는 아이가 징검다리를 건너야 학교를 가는데, 하늘을 뒤덮는 비구름을 보고 걸음이 바빠지는 것처럼 이 삶은 같은 길도 더 성의껏 건너야 하는 생이 있었던 것이다.(?조용한 사람?) 거기에 체온보다 높은 공기 속에서 오 층 계단으로 배달품을 올리는 어느 택배회사의 시시포스가(?고독이 온다?), 세상은 잠들었는데 세상을 돌리다가 발전기로 끌려들어 간 김용균이(?비극이 이름을 얻을 때?), 자신은 최소한으로 먹고 자면서 김밥을 팔아 모은 전 재산을 장학금으로 기부한 김밥 할머니가(?김밥 할머니?), 그리고 가진 것이 없어서 꿈에 더 많이 개방되었던 신접살림을 산 시인의 한 시절이(?유르트?) 있을 것이다. 어디에서 시작하고 어느 방향으로 읽어 나가든 거기에는 제 생을 온몸으로 살아 내는 존재들의 소리 없는 울음과 웃음이 있다. 그의 정신이 소월과 닿고 백석과 함께하고, 고흐에게 개방되어 있는 것은 당연하다. 결국 이 삶을 완성하는 것은 예술이기 때문이다.
―이현승(시인)
시인의 말
제1부 누구나 있어서 누구도 없는
선정릉 11
조용한 사람 12
외로워지는 사람들 14
황금가지 16
왼 손바닥엔 앙가라강이 18
휘파람 20
적과의 동침 24
비밀 26
식물 살자 28
책에게 구걸하다 30
좌표 이탈 32
제2부 하나 둘 셋을 셌다
옛돌박물관 35
피어도 되겠습니까 36
유르트 38
별이 빛나는 밤 40
중심 42
행간 44
고독이 온다 46
스리랑, 카인의 죄 48
비극이 이름을 얻을 때 50
조나 52
겨울 화분 54
코로나 시대의 사랑 56
제3부 모과꽃 떨어진 물에 발을 씻고
모과꽃 떨어진 물에 발을 씻고 61
조금 붉어라 62
역병 제국 64
육십령 66
멸치들의 함성 68
호랑거미입니다만 70
여기가 로두스다 72
호우 73
물 축제 74
김밥 할머니 76
이름 78
박막달 씨의 기차 80
호수에서 사흘 82
제4부 어지럽고 아름다울 때까지
비처럼 음악처럼 85
오늘의 커피 86
이야기는 계속된다 88
산곡리 90
서과투서 92
땅 세 평 94
슬픔도 둥글게 늙어 가는 96
별리, 2005 98
먼 데 사람 100
섬 101
나물하다 102
가을 우체통 103
목격자 104
해설 이병국 무너지는 힘으로 다시 피는 삶 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