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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독립투사의 집안에서 평생 학자로 살아온 아버지 밑에서 자라 경기고등학교를 거쳐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 진학한 윤형주는 시인 윤동주의 육촌 동생이자 당시 최고 엘리트였다. 기타를 잡고 노래를 시작한 그에게 “우리 집안에 그런 풍각쟁이는 없다”는 아버지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이야기는 이미 연예인으로 얼굴이 알려진 채 대학 생활을 하던 그가 휴강 시간을 때우다가 ‘0시의 다이얼’ 피디에게 이끌려가 그날로 라디오 디제이로 첫 방송을 한 장면부터 시작한다. 그 뒤로 방송인으로, 가수로 밟아온 길과, 그 목소리처럼 맑아 보이기만 하던 그의 인생에 드리워졌던 힘겨운 고비, 그리고 속앓이를 겪고서 다시금 환한 삶을 펼쳐 나간 과정이 ‘열 가지 풍경’으로 그려진다. 그 풍경 안에는 학창 시절 처음 만난 소녀와 천천히 사랑을 싹틔우고 결혼한 풋풋한 청년 윤형주도 있고, 아들로서 아버지에게, 아버지로서 딸들과 아들에게 미처 표현하지 못한 사랑을 가슴에 품고 사는 윤형주도 있다. 대마초 파동 당시 구속되어 자살을 생각한 젊은 윤형주도, 예기치 않은 난관을 만나 빚더미에 앉은 채 좌절한 사업가 윤형주도 있는 한편, 어려움을 만날 때마다 하나님의 음성을 좇으며 낮게 몸을 굽혀 비로소 다시 일어서는 윤형주도 있다. 이러한 이야기 속에 녹아들어 있는 그 시절의 노래와 풍경은 이를 경험하지 못한 젊은이들에게는 낯선 낭만으로, 시대를 같이한 사람들에게는 손에 잡힐 듯한 기억으로 와 닿는다. 호흡이 다하는 날까지 ‘나의 노래’는 계속될 것이며, 이 세상 모든 이들과 함께 ‘우리들의 이야기’를 만들어 갈 것이다 아들이자 아버지인 윤형주, 한 가정의 가장이자 한 사업체를 이끌어가는 경영인 윤형주, 일생 동안 디제이로, MC로 활약해 온 방송인 윤형주, 장로 직분을 받은 신앙인 윤형주 등 갖가지 모습으로 살아왔지만 그는 자신을 표현하는 한 문장으로 “윤형주는 가수다”를 꼽는다. 초등학교 2학년 때 KBS ‘누가 누가 잘하나’라는 어린이 노래자랑 프로그램에 출연한 첫 무대에서 망신을 당한 뒤로는 남 앞에 노래하기가 무서웠지만, 그래도 노래가 좋아서 중학교 때 이미 미국 빌보드차트에 오른 노래들을 다 외우고 다녔다. 중학교 때는 학교 합창을 통해, 고등학교 때는 성가대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노래를 부르게 되고 또 화음, 화성을 익혀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않고도 스스로 작곡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휘닉스’라는 보컬그룹을 만들어 활동했으며, 그 뒤로 송창식, 이익균을 만나 가수로서의 삶이 시작된 이후로 노래를 멈춘 적이 없다. 함께하든 혼자 하든 늘 노래를 불렀고, 노래하며 만난 사람들이 친구가 되고 동생이 되고 형이 되었다. 가족들하고도 카네기홀에서 공연을 하며 화합을 다졌다. 하나님에게 달란트로 목소리를 받았으니, 그 목소리로 찬양하는 찬양 앨범을 만들고, 자신의 목소리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서 노래를 불렀다. 이 책 2부 ‘세시봉에서 만난 사람들’, 이장희, 양희은, 김민기, 조영남, 서유석, 전유성 등과의 에피소드는 여전히 노래와 자신을 사랑해 주는 이들을 사랑하는 한 가수의 재밌는 추억담이기도 하다. 주제 별로 선별해 70여 장으로 추린 부록 화보 사진 속의 윤형주는 언제 어디서든 기타를 들고 있다. 책 속에서 그 시절에는 내가 돈 만 원을 갖고 있으면 그 돈은 나의 돈이 아니라 우리의 돈이었다. 빈부와 문화 차이를 떠나 ‘우리는 똑같은 젊은이’라고 하는 본능적 연대감이 있었다. 그런 마음으로 노래도 기꺼이 나누었다. 나는 ‘길가에 앉아서’ ‘화가 났을까’를, 송창식은 ‘사랑하는 마음’을, 이장희는 ‘비’와 ‘좋은 걸 어떡해’를 김세환에게 아무런 사심 없이 선물했다. 누가 녹음하는 날이면 모두가 나타나 밤새 함께 화음을 넣어주고 악기를 연주해 주었다. -프롤로그 ‘하나의 결이 되어’에서 나는 나의 인생을 사랑한다. 나의 노래를 사랑하고, 나의 노래를 사랑해 준 이들을 사랑한다. 내가 걸어 온 길을 사랑하고, 나의 가족들이 숨 쉬며 걷는 이 땅을 사랑한다. 그리고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시는 것처럼 내 자신을 사랑한다. 여기에 내 인생의 열 가지 풍경이 있다. 그리고 나와 같은 시간을 건너온 친구들의 이야기가 있다. 모두 나의 결이다. 한때의 실수나 교만을 포함하여 이 안의 모든 슬픔과 기쁨과 영광과 상처들이 나의 것이다. 내 몫의 인생이었다. -프롤로그 ‘하나의 결이 되어’에서 “여긴 웬일이세요?” “웬일이고 뭐고 우리하고 같이 가자.” “가다니, 어딜요?” “가서 방송해야 돼.” “방송이라니 갑자기 무슨 말이에요.” 두 사람은 나를 당구장 한쪽의 소파로 데리고 갔다. “우리 방송에서 하는 ‘0시의 다이얼’ 알지?” “알지요.” “오늘부터 형주 네가 그 프로 맡아야 돼.” -‘0시의 다이얼’에서 나는 자살하기로 결심했다. 어떻게 죽을까? 항시 사람들과 붙어 있기 때문에 목을 매달거나 감방 벽에 머리를 찧는다거나 하는 자해는 불가능했다. 사람들이 모두 잠든 밤에 동맥을 긋는 것, 그것이 가장 좋은, 그리고 유일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칼을 구할 방도가 없었다. ……나는 꼽슬이에게 면도를 하고 싶다는 핑계를 대며 유리를 구해 달라고 했다. 곧 법정에 나가야 하는데 사람들 앞에 깨끗한 모습으로 나서고 싶다고 하자 꼽슬이는 반신반의 하면서도 구해 주겠다고 했다. 그리고 이날 마침내 작은 유리조각이 손에 들어왔다. -‘너는 내 것이라’에서 나는 많게는 하루에 열두 곡까지 시엠송을 만들었다. 그렇게 만든 시엠송이 현재까지 1400여 곡이 된다.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를 수 없는 나에게 시엠송 제작은 유일한 탈출구였다. 20초 안팎의 짧은 시간 안에 기승전결을 담아야 하는 것이 시엠송이다. 광고 자체로 인상적일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제품이 시장에서 잘 팔리도록 견인해야만 했다. 나는 제품 하나마다 사랑하는 사람이라 생각하면서 내 안의 열정과 애착을 모두 쏟아부었다. -‘겨울에서 봄으로’에서 이제 내일이면 한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호텔에서 혼자 마지막 밤을 보내고 있는데 마침 창밖에는 비까지 추적추적 내렸다. 기숙사에서 낯선 형들 사이에 잠들어 있을 희원이가 생각났다. 또 아버지 생각이 났다. 내가 아버지에게 반발하여 집을 뛰쳐나왔을 때, 내가 살던 집에 찾아와 혼자 30분이나 묵묵히 앉아 계시다 가셨다는 아버지. 아버지를 생각할 때면 어김없이 그때의 일이 떠오른다. 아버지가 그때 어떤 마음으로 앉아 계셨을지 여러 번 생각해 보았었다. 짐작이 안 되었다. 나는 그만큼 아버지를 모르는 것이다. -‘아버지와 아들’에서 요즘 재능기부라고 해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기 재능을 희사하는 행사들이 있다. 그런데 보면 가수들은 재능기부에 가장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그것은 자기 목소리를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꼭 신앙의 문제가 아니라 하더라도, 이 세상의 모든 재능은 자기 것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남에게 없는 재능을 타고나면 그것을 감사하면서 자기가 속한 공동체에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나의 목소리는 주님의 쟁기’에서 순간 장내가 조용해졌고, 사회를 보던 강영숙 아나운서가 얼른 마이크를 잡더니 “우리 윤형주 어린이가 가사는 조금 바꿔 불렀지만 노래는 잘 불렀으니까 맞는 걸로 할까요?” 하고 말했다. “네!” 하는 대답을 유도하는 발언이었다. 나는 머릿속이 하얘졌다. 실수한 것도 창피하지만 아이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몰라 초조했다. 아이들의 대답이 나오기까지의 1초도 안 되는 시간이 그렇게 길 수가 없었다. 내심 아나운서의 말도 있고 하니 잘 넘어가겠지 기대하며 객석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아이들은 잔인했다. “안돼요, 안돼요” 하면서 거의 모든 아이들이 반대했다. 결국 심사위원은 딩동댕 대신 땡을 쳤다. -‘윤형주는 가수다’에서 송창식이 음악적으로 수준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화음을 쓰자고 권유하면, 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범주를 떠나지 말자고 반대하는 편이었다. 듀엣 자체도 의외의 조합이었다. 1969년 한국을 방문했던 일본의 유명한 음악 평론가가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트윈 폴리오는 참 불가사의한 팀이다. 전혀 성격이 다른 두 목소리가 어떻게 이런 화음을 만들어 내는가? 윤형주의 목소리는 부드럽다. 때로 소년 같거나 여성적이다. 가정적인 느낌이 있다. 반면 송창식의 목소리에선 물과 바람, 파도 소리가 들린다. 때로 흙냄새가 나고, 때론 바위를 때리는 것 같다.\" -‘윤형주는 가수다’에서
프롤로그 : 하나의 결이 되어 8
STORY 01
내 인생의 열 가지 풍경
0시의 다이얼 25
너는 내 것이라 41
청혼 63
겨울에서 봄으로 71
영혼의 문제 89
아버지와 아들 107
장로가 되다 129
가족 콘서트 143
나의 목소리는 주님의 쟁기 161
윤형주는 가수다 173
STORY 02
세시봉에서 만난 사람들
이장희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보헤미안 195
김민기 남다른 감수성을 지닌 ‘자연인’, 우리의 ‘귀한 민기’ 201
양희은 언제나 씩씩한, 그러나 애틋한 내 동생 209
전유성 숫기 없는 ‘개그맨 1호’ 217
김세환 언제까지나 형이 되어 주고 싶은 멋쟁이 내 아우 225
한대수 ‘박리다매’가 안 되는 메가톤급 가수 237
서유석 핸드볼 선수 출신 싱어송라이터 241
조영남 엉뚱함의 최고봉 245
이종용 예수를 따라간 사나이 249
김정호 죽기까지 노래한 슬픈 천재 257
최인호 소설로 노래한, 통기타 문화의 숨은 주역 261
화보 : 사진으로 남은 시간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