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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이인호 시인의 『이별 후에 동네 한 바퀴』에는 영화 <패신저스>(2016)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페이지들이 존재한다. <패신저스>의 주인공은 동면 캡슐 오작동으로 인해 엉겁결에 깨어난다. 두려워진 그는 캡슐에 다시 들어가려 하지만 실패한다. 목적지인 ‘홈스테드 2 행성’까지 90년이 남았음을 알게 된 그는 캡슐 안에서 동면 중이던 한 여자 승객을 깨운다. 그리고 그녀와 이후의 일상을 함께 해나간다. 자기 의도와 무관하게 깨어난 사실을 알게 된 그녀는 주인공을 혐오한다. 그러나 때로 자신을 위해 목숨도 마다 않는 주인공을 보며 사랑을 키워간다. 그러던 중 냉동 수면이 다시 가능해지는 상황이 오게 되지만, 둘은 우주선에 그대로 남기를 선택한다. 세월이 흘러 동면자들이 깨어나 행성에 도착하지만, 두 사람은 그 어떤 장면에도 보이지 않는다. 시신의 몸으로 행성에 들어갔을 것이다. 그렇다면 두 사람은 그 행성에 다른 동면자보다 늦게 도착한 걸까. 아니면 먼저 도착한 걸까?
『이별 후에 동네 한 바퀴』에는 위와 같은 우주적 여로가 좀 더 극적으로 펼쳐진다. 이 상상력은 이인호 시인의 1시집에서 싹튼 것이기도 했다. 가령 「반구대 암각화-흔적 4」에서 과일을 싣고 도로를 달리며, 고래의 울음소리를 내던 트럭이 그것이다. 그 트럭은 옮겨 다니던 장터를 바다로 바꿔버렸다. 트럭 운전사의 머리에서는 바닷물이 솟구쳤다. 이 논리라면 그 도로야말로 홈스테드 2 행성으로 가던 그 우주선 자체는 아니었겠는가. 1시집의 이정표에는 ‘당신’이라는 표현이 자주 엿보였다. 이 시집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맹문재는 이인호의 1시집의 해설에서‘ 당신’의 각별한 의미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그리고 시인이 그리워하는 ‘당신’이 마냥 아름답게 그려진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도 지적한 바 있다. 이 지적은 이인호 시의 뇌관에 다가서는 것으로서, 본 논의를 펴는 데 주요한 참조점이 돼준다. 이번 시집에서 이인호 시인은 그런 당신이 거하는 ‘행성 X’로 향하고 있다.
― 최종환(문학평론가) 작품 해설 중에서
제1부 밤새 방의 창을 닦아요
단련 / 여기부터 미래 / 반의반 / 놓친 후에 알게 되는 것들 / 검은 창을 닦는 밤 / 이별 후에 동네 한 바퀴 / 아인슈타인에게 보내는 농담 3 / 호수 의자 / 들 안의 뜰 / 폭우 / 그저 구름의 무게가 궁금했을 뿐 / 밸런스 게임 / 지독한 사랑 / 이해는 오늘의 일 / 서랍에 있는 봄
제2부 아무도 해치지 않은 저녁
개기월식 / 연가시 / 흰긴수염고래 / 우리가 빨아버린 어제의 푸른 담요 / 그 집 앞 / 파도 난민 / 아인슈타인에게 보내는 농담 1 / 아인슈타인에게 보내는 농담 2 / 아무도 해치지 않은 저녁 / 초신성에서 보낸 구조신호 / 풍경의 힘 / 마른 우물에 가둔 슬픔 / 거울 / 시든 배추로 배추전을 해 먹는 밤 / 화석 연대기
제3부 자기 신발을 보고 우는 사람
바닥은 바닥이라서 평화를 모르고 / 기슭이라는 페이지 / 박새는 언제 잠자나요 / 비 온 뒤 / 오십 개의 폴더를 가진 창 / 다리 너머 여름 / 아주 친절한 아이유 / 토탄 / 둥근 잠에 대한 노래 / 산복도로를 달리는 말테우리 / 살얼음주의보 / 어린(魚鱗) / 발레리나 치마를 입은 아이 / 혹성의 하루 / 스탬프 투어
제4부 그늘이 그들을 만나던 날
처용 / 사춘기 / 캐치볼 / 아이가 없는 놀이터엔 오후만 있고 / 섬망 / 못의 탄생 / 지도 그리기 / 비행기는 날기 위해 바쁘고 / 기원의 기원 / 논할머니 놀러 가는 길 / 은하철도 999 / 퇴근길, 능소화 / 아궁이에게 안부를 물었다 / 커터 / 둥둥
작품 해설 : 광장으로 걸어가기 - 최종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