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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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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각자의 삶에서 사랑하는 가족의 치매 진단을 지켜봐야만 했던 여섯 명의 예술인 기억 속 공간을 지키고 재현하고자 노력한 8개월간의 치열했던 여정 2021년 4월, 음악, 연극, 사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워킹그룹이 구성되었다. 이들은 고령화된 도시 부산에서 이웃이 마주한 ‘치매’를 함께 고민하고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어르신만의 집을 지어 서로를 치유하고자 모였다. 낯선 주제, 낯선 사람들이었지만 이곳에 모인 각자의 이유는 서로 닮아 있었다. 중증 치매 어머니를 모시며 보호 가족으로 지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한 사람부터 혹시 자신도 치매를 앓진 않을까 막연한 두려움이 있던 사람까지, 각자의 경험은 ‘치매’라는 단어로 이어졌다. “치매 당사자가 기억을 말하며 자신감을 되찾기 위해서는 여러 매개가 필요할 것이다. 어느 때엔 공간일 테고 어쩌면 옛 동네 골목처럼 나의 기억을 품고 있는 지극히 개인적인 장소일 수도 있다. 모든 공간엔 흔적이 남고, 그 흔적의 틈엔 누군가의 이야기와 기억이 담겨 있다. 매년 같은 자리에 줄을 그어가던 아이의 성장기처럼, 오래도록 같은 곳을 바라보기로 약속하는 여린 부부의 시작처럼, 매일 아침잠에 취한 아이를 깨우느라 고생하는 부모의 이야기와 다 큰 아이들과 동반자를 떠나보내고 라디오 소리로 외로운 공간을 달래보려는 어르신의 뒷모습처럼 하나의 공간엔 누군가의 체험과 흔적이 짙게 배어 있다.” - 본문 中 이 책의 1장은 책 집필을 맡은 우동준 작가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저자는 팔순이 넘어 치매를 앓았던 할머니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치매를 마주한 첫 느낌을 생생히 묘사한다. 할머니를 떠나보낸 지 2년이 흐른 시점, 저자는 오랜 시간 이어온 지난 고민을 함께 해결해보자는 제안을 받고 여러 예술인이 모인 자리에 발을 디딘다. 책의 2장은 저자를 포함한 여섯 명의 예술인이 여러 차례 만나며 기억의 집을 차근차근 설계해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들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기억부터 시작해 ‘치매’라는 단어와 마주할 때 느껴지는 감정, 치매 어르신을 대상화하지 않고 그들의 기억을 꺼내는 방법 등에 대해 논의했고, 어르신과 교류한 경험이 풍부한 문화예술가, 직업적으로 많은 치매 어르신을 만나온 사회복지사 등을 만나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이 책의 3장은 여섯 명의 예술가가 그동안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공간을 구성하고 기억의 집을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여정이 담겨 있다. 이들은 ‘기억의 집’이라는 이름으로 4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첫 번째 프로그램 <슬로우 고고>는 사상구 학장동 문화공간 세이브트리와 구덕천 산책로에서 열렸으며, 치매 어르신과 가족 등이 음악으로 예술가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감성과 기억을 나눌 수 있게 기획했다. 두 번째 프로그램 <사라져 버린, 사라져 버릴 것들에 대하여>는 수영구 수영동 바람길작은도서관에서 열렸으며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무는 참여형 연극으로 구성되어 있다. 세 번째 프로그램 <오늘, 내일 그리고 어제>는 영도구 동삼동의 한 주택에서 진행되었으며, 단절로 인식되는 치매의 부정적 이미지를 지우고 나이듦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자세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해 기획되었다. 마지막 네 번째 프로그램 <순자 씨의 북청화첩>은 해운대구 중동 북청화첩 갤러리에서 열렸으며 경증 치매를 겪는 해녀 인터뷰를 바탕으로 시각예술과 미술체험을 결합하여 구성하였다. 각 프로그램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는 이 책의 4장에 담겨 있다. “항구는 낯선 사람을 가까이 받아들이고, 가깝던 사람을 낯설게 떠나보낸다. 그렇게 파도치듯 떠남과 머무름이 교차하는 도시 부산에서 ‘기억의 집’이 던진 화두는 이제 여러분의 몫이 되었다. 당면한 문제의 구체적인 해법은 아니더라도, 그 누구도 구성원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서로를 끊임없이 초대해내는 이야기를 만들어보자. 당신이 만들 ‘기억의 집’을 응원한다.” - 에필로그 中 이 프로젝트는 ‘2021 기억의 집 파일럿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었으며, 부산문화재단 문화공유팀 김연진 주임을 중심으로 ‘문화공간 빈빈’ 김종희 대표, ‘뮤직인피플’ 전현미 대표, ‘커뮤니티 아트센터 숲’ 탁경아 대표, 왕덕경 미술 작가, ‘배우, 관객 그리고 공간’ 이지숙 대표가 참여하였고, 그동안 다양한 커뮤니티를 기획하고 운영하였던 우동준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 <책 속에서> 이젠 한 사람의 생이 끝날 때까지 온전히 짊어져야 할 저주가 아니라, 치매 당사자와 가족이 남은 시간을 서로를 향해 보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당사자의 기억은 사라지지만, 남은 이의 기억은 생생하기에, 나의 기억은 사라진다 해도 감각은 생생하기에 관계 속에서 노년의 삶을 어떻게 마주할지 이젠 함께 고민해야 한다. 치매는 우리 모두의 삶에서 피할 수 없는 아주 보편적인 일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 33p 내가 살아가고 있는 도시 부산은 깨끗한 대리석과 투명한 유리가 뒤덮은 신도시이면서 살아가는 모두가 함께 늙어가는 고령화 도시다. 그 어떤 대도시보다도 노인 인구 증가 속도가 빠른 곳이기에 바로 이곳에서 고령화 도시와 치매를 향한 이야기를 해야만 한다. 한 차례의 긴 호흡이 끝난다면 도시가 치매 환자를 어떻게 바라보고 인식해왔는지 비로소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을 기억하기 위한 새로운 공간 조성. 이건 도시와 벌이는 한판 승부임이 틀림없다. - 42p 기억에는 슬픈 기억도 있고 희망적인 기억도 있다. 공간과 장소를 통해 기억을 끌어낸다고 해서 모든 순간이 반가울 것이라는 건 섣부르고 순진한 착각일 것이다. 그렇기에 꺼내진 분노. 급격한 우울. 그 모든 감성이 잘 순환돼 치매 당사자가 스스로 기억을 정의할 수 있도록 보조하려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했다. 무엇보다도 기억을 묻고 기록하면서 개별 기억에 대한 감수성과 책임감도 함께 장착해야만 했다. - 76p 우리가 만들 모형이 그런 가속화의 방지턱이 되길 바랐다. 예술로서, 예술가와 함께 사회통념에 접근해 치매와 맞닿은 편견과 부정적 느낌에 작은 은유라도 덧씌우는 작업이 되길 희망했다. 내 가치, 내 자존감, 내가 나임을 잃지 않는 것을 예술 경험이 제공하는 것이다. 잘 다듬어진 장소 디자인보다는 공간을 찾은 이들과 접촉 면적이 넓은, 기억과 정서의 회복을 끌어낼 수 있는 단순하면서도 편안한 이야기장이면 충분할 것이다. - 80p 예술이 긍정하는 또 다른 하나는 ‘나도 쓸모 있는 존재’라는 감각이다. 어르신을 향한 문화 예술적 시도가 경험의 질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커뮤니티를 형성해 사회적 소속감을 높여주는 데 기여한다. 일상의 만족감이 높아지는 만큼 줄어드는 건 우울함이다. 거울 속 내 모습이 어제와 다를 때 찾아오는 ‘우울함’과 ‘늙으면 죽어야지’로 대표되는 노년 세대의 거부 반응이 예술을 통한 작은 성취를 맛보며 완화된다. - 105p 치매 어르신을 초대할 네 곳의 ‘기억의 집’이 우리 시대가 가지고 있는 결핍을 드러낼 것이다. 여러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하나씩 보완해 언제나 여린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이론적 체계를 모형화하는 것에서 예술이 지닌 사회적 역할이 바로 드러날 것이다. 치매와 보호의 과정마저 예술일 수 있음을 알려주는 관점의 전환, 기억의 집을 통해 우리가 해내야만 하는 일이다. - 122p 개울가의 향기를 맡으며 함께 걷고 노래 불렀던 경험은 어르신의 어떤 기억과 마주쳤을까. 어르신들 역시 눈과 귀로 되찾은 기억으로 오늘 밤, 가족들에게 꺼내 놓을 또 하나의 이야기가 만들어지진 않았을까. 우리는 익숙한 그 시절의 음악을 매개로 지난 세월을 환기하고, 천천히 감각할 수 있길 원했다. 그렇게 가족들과 함께 담소를 나누고 천천히 추억을 공감하는 장소가 이곳이 되길 희망했다. - 142p 오늘 하루가 지나간다. 일어나서 씻고, 가족과 밥을 먹고, 얘기 나누고, 웃고, 싸우고, 또 용서하고. 기억나지 않지만, 빈틈없이 통과했을 나의 하루다. 이내 곧 걱정마저 잊을 테고 하루씩의 즐거움과 고마움만이 내 마음을 채울 것이다. 잠에 든다. 고요히 하룻밤을 자고 나면, 나는 오늘의 모든 것과 이별할 것이다.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만큼 오늘은, 아주 깊은 잠에 들어야 한다. - 174p 세 번째 기억의 집도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어느 골목 한가운데 있었다. 골목은 ‘치매 어르신’이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아갈 삶의 현장이다. 전시 공간의 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누구나 편히 찾아와 기억담금청을 꺼내 따뜻한 차를 나누고,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대문부터 현관까지 모두 활짝 열려 있었다. 저마다 다른 사연을 지닌 작가들이 만나 풍성한 공간을 꾸민 것처럼 다른 사람과의 연결은 삶을 다채롭게 채색한다. 특별할 것 없이 삶 속에서, 주변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내일의 골목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은 냄새와 이야기가 깃드는 골목이 될 것이다. - 195p 때론 꺼내지 않은 말에 가장 큰 의미가 담기기도 한다. 사진을 넘기며 천천히 말을 닫던 어머니는 이윽고 고요히 앨범만 넘기고 또 넘겼다. 지난 앨범을 통해 기억 속 장면을 넘나들며 감정을 더듬는 어머니를 보며 알 듯 모를 듯 미묘한 웃음을 짓는 딸. 즐거운 기억은 즐거운 대로, 행복한 기억도 행복한 대로. 어머니가 더듬어가는 기억들 속엔 즐겁고 아픈 기억을 지닌 딸의 모습 전부가 담겨 있다. - 216p <추천사> 이미 『오늘도 만나는 중입니다』(호밀밭, 2020), 『내 얼굴에 아버지가 있다』(호밀밭, 2021)라는 좋은 책으로 우리에게 생각의 전환을 촉구한 저자의 새로운 책 『기억의 집』을 읽고 나니 마음에 환한 불이 켜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문화예술치유’라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단어는 차츰 기억을 잃어가는 이들에게 가장 인간적이고 따뜻한 방법으로, 한순간이나마 기억의 집을 찾아주는 행복한 여정에 동참시키는 사랑의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의 놀이나 동무, 익숙했던 공간에서의 추억을 떠올리며 미소짓는 이들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기쁩니다. 노인을 그저 메마른 감정으로 대하고 기계적으로만 다루고 가르치는 ‘돌봄의 대상’이 아니라 ‘인격적인 존재’로서, ‘선물’로 대해야 하는 이유를 이 책은 잘 설명해 줍니다. 비록 기억을 잃었어도 지혜의 연륜이 가득한 인생 선배나 스승이기도 한 노인들을 함부로 예의 없이 대해왔던 우리의 잘못된 모습을 반성하게 해 줍니다. 치매라는 진단을 받지 않았어도 이미 부분적으로 ‘기억의 혼돈’을 체험하며 노년기를 살고 있는 제 개인에게도 참으로 의미 있게 다가오는 멋진 보고서이며 새로움을 더해 주는 책 『기억의 집』! 이렇듯 아름답고도 따뜻한 프로젝트로 희망을 주는 문화예술치유 관계자 여러분을 응원하며 알기 쉽게 글로 정리해 준 저자 우동준님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해인 · 수녀, 시인
추천사
프롤로그 - 세심히 초대하는 시도
Chapter 1. 오래된 나의 집
우리 할머니는 잠이 많아요
그 요양병원에선 웃음소리도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왜 치매는 각자가 고민해야 할까
기억의 집을 시작하다
이건 도시와 벌이는 한판 승부
[Cover Story] 이제 치매를 이야기해야 할 때
Chapter 2. 기억의 집을 설계하다
기억이란 무엇일까요?
이 프로그램이 정말 공감받을 수 있을까요?
우리는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할까요?
우선 각자의 기억부터 나눠보아요
우리, 기억의 집을 위해 더 많은 분과 만나봐요
[Cover Story] 치매 어르신을 케어하는 두 사회복지사와의 대담
Chapter3. 조금씩 지어지는 기억의 집
어르신과 함께 하는 것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어떤 태도로 어르신을 대해야 할까요?
어르신, 만나서 반가워요!
너무 어려워요... 우리가 할 수 있을까요?
[Cover Story] 치매와 사회적 관계망 - 치매 환자의 실종 이슈
Chapter 4. 기억의 집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첫 번째 기억의 집(슬로우 고고)
두 번째 기억의 집(사라져 버린, 사라져 버릴 것들에 대하여)
세 번째 기억의 집(오늘, 내일 그리고 어제)
마지막 기억의 집(순자 씨의 북청화첩)
에필로그 - 기억의 집을 나서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