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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과 형식 : 소설과 비평, 반시대적 글쓰기

최진석 저 | 그린비 | 2022년 03월

사건과 형식 : 소설과 비평, 반시대적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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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6826794 / 448쪽 / 627g /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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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예술은 무엇을 듣고 무엇을 기록해야 하는가? 감응의 공동체를 위하여 이 책은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돌아보는 예술과 시간성의 문제로 시작한다. 지금 이 시대를 격동시키는 사회적 사건의 의미와 문제성을 발판삼아, 예술이 무엇을 듣고 무엇을 기록해야 하는지, 그 시야의 지평을 열고자 한다. 저자는 시간적 인과성의 한 요소인 ‘미래’를 넘어서, 파열적 사건성을 띄며 육박하는 ‘미-래’의 즉흥성과 힘을 직시할 것을 주문한다. 미-래의 목소리는 사실 그 자체로는 기록될 수 없다. 그것은 의미가 확정될 시간이 알려지지 않은 낯선 소음이다. 예술이 기대하고 예견해야 할 것은 바로 미-래로부터의 응답이며, 이는 재현 불가능한 목소리와 그에 대한 응답을 만들어 내는 문답의 순간을 구성하는 작업일 것이다. 가령 최은영의 「미카엘라」는 가족이 아닌 타자들 사이에서 생성되는 동일시의 순간에 주목한다. 이는 먹고살기 위한 돈벌이나 가족의 이해관계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사실 세계 ‘너머’의 사건이다. 여기서 우리는 감정에 대한 기존의 정의를 벗어나 무의식적인 신체성의 감각으로서 감응(affect)을 주목해야 한다. 그것은 현시대를 지배하는 다양한 장르적 규칙들, 사회적 제약들을 이탈하는 새로운 미학적 형식을 창안하는 사건의 힘이다. 감응은 타자와의 관계를 새로이 구성하기 위한 출발점이 된다. 감정이 감각을 특정한 이름에 결박시킴으로써 옳고 그름을 미리 정해 버린다면, 감응은 특정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의 변화와 이행을 나타내며 우리를 낯선 타자의 세계로 데려간다. 가족, 민족, 국민이라는 정체성 너머의 공동체를 위해서는 이러한 감응의 사유를 끌어들여야 하는 것이다. 저자는 황정은, 이장욱, 최진영, 김숨에 대한 평론을 통해 문학이 한 시대의 여러 양상들을 그저 재현하는 기술적 장치가 아니라, 감응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공동체와 사회적 감수성, 미-래적 지향을 담아내는 표현적 장르임을 밝히고 있다. 공동체가 더 이상 불가능한 시대에 어떻게 공-동적 삶을 형성할 것인가(황정은), 주체가 부정당하는 근대 이후의 시대적 지형에서 어떻게 우리는 주체로서 자신과 타자를 만날 것인가(이장욱), 지나간 것을 아름답게 포장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어떤 식으로 자신의 기억을 직시하여 미-래적 삶을 향해 나아갈 것인가(최진영), 피해자 의식에 갇히지 않은 채 비참하고 고통스러운 과거(위안부 경험)를 지금-여기의 타인들과 공유하고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김숨). 이 질문들에 소설이 답하는 여러 경로들을 모색하고, 독자의 답변은 무엇인지 저자는 촉구하고 있다. 전위로서의 비평과 창작, 글쓰기란 무엇인가 문학은 사회적 공유지대이자 공유자산이라는 명제는 우리 시대의 첫 번째 금언이다. SNS로 대변되는 글쓰기 플랫폼은 작가나 비평가의 전통적 구분이 더 이상 작용하지 않으며, 모두가 작가이자 비평가로 거듭나는 시대상황을 증언한다. 그렇다면 비평가와 그의 활동은 더 이상 무의미해진 것인가? 비평은 이제 소멸해야 할 시점인가, 혹은 다른 자기의식과 역할을 떠맡아 새로운 모험에 나서야 하는가? 4부에 실린 네 편의 글은 근대의 끝자락에서 비평이 처한 위기의식을 검토하고, 그 위기를 자기창안적 성찰과 글쓰기의 실행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출구를 찾고 있다. 비평 또한 창작과 마찬가지로 글쓰기의 아방가르드가 되어야 하며, 이는 어떤 장르에서라도 모두 공통적인 글쓰기의 운명이자 과제라 할 수 있다. 책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두 편의 글은 문화예술정책에 대한 저자의 인문학적 성찰이다. 글쓰기 행위를 사회적 노동에 동치시키고 일반 노동행위에 동등하게 대우하라는 작가들의 요구는 정당하다. 그러나 문학이 예술적 장르의 하나인 이상, 노동가치론이 지배적인 가치이론으로 작동하던 근대적 노동의 의미와 문학창작이 정확히 동일할 수는 없다. 공장과 회사에서 이루어지는 임노동과 작가의 글쓰기는 동일한 기준으로 동일화시킬 수 없는 상이성을 갖는 것이다. 저자는 문학이 갖는 독특한 가치생산의 과정과 논리를 입안하여, 예술의 가치이론을 새로이 구축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한다. ‘사회 안의 예술’로서 존재하던 근대 예술을 사회 일반의 노동행위와 유비적인 가치생산의 활동인 ‘사회적 예술’로 재정의해야 한다는 뜻이다. 근대성 이후, 모든 가치창조 활동의 양상과 형태, 인정의 규칙들이 변모하고 있는 우리 시대에 예술을 바라보고 감상할 뿐만 아니라 인식하고 가치평가하는 모든 해석적 이론들도 변화해야 한다. 예술의 가치생산이론은 지금-여기에 부재하는 것이기에, 문학장에 속한 이들의 노력을 통해 구현해야 할 미-래적 대상이다.

저자 소개

  • 저자 : 최진석
저자 : 최진석
문학평론가, 수유너머104 연구원. 2015년 『문학동네』 평론 부문에 당선된 후 현대문학과 문화에 대한 비평을 이어 가고 있다. 『사건의 시학: 감응하는 시와 예술』, 『불가능성의 인문학: 휴머니즘 이후의 문화와 정치』, 『감응의 정치학: 코뮨주의와 혁명』, 『민중과 그로테스크의 문화정치학: 미하일 바흐친과 생성의 사유』 등을 썼고, 『다시, 마르크스를 읽는다』, 『누가 들뢰즈와 가타리를 두려워하는가?』, 『해체와 파괴』 등을 옮겼다. 현재 『뉴래디컬리뷰』 편집인이자 『청색종이』 및 『문화/과학』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목차

서문 비평, 사건의 수신기? 5

1부. 도래할 문학의 시간(들)
1. 미-래의 목소리와 예술? 17
―세월호를 사건으로 기억하기 위하여
2. 문학, 혹은 공감의 사건? 46
―감응의 감성교육을 위한 시론
3. 장편의 상상력과 그 전망? 79
―최근 공모전을 통해 살펴본 장편소설의 가능성

2부. 소설, 반시대적 고찰
4.?비인간, 또는 새로운 부족들의 공-동체? 111
―황정은의 소설이 던진 물음
5. 우리 모두의 이장욱? 138
―주체 없는 자리에서 주체처럼 글쓰기
6. 원형의 감옥? 168
―최진영 소설의 기억과 자유
7. 진실을 조형하는 허구의 미학과 윤리? 212
―김숨의 『한 명』에 대한 감응적 독서

3부. 신 없는 세계의 글쓰기
8. 이웃, 그 신성하고도 섬뜩한 이야기? 247
―문학과 타자의 정치학
9. 적대와 우정 사이의 모호한 타자? 262
―이웃, 우리 시대의 소설사회학
10. 너희도 신처럼 되리라? 285
―이기호 소설의 신학정치론
11. 서사의 향락, 혹은 신 없는 세계의 두려움과 떨림? 311
―윤이형과 최정화의 정치신학

4부. 비평과 정치적 무의식
12. 감응과 커먼즈? 327
―비평의 아방가르드를 위한 서곡
13. 사건과 형식? 356
―비평과 글쓰기의 운명
14. 삶의 비평과 일상의 비평? 371
―체화된 이론의 시간을 기다리며
15. 비평의 무의식과 비평가의 자의식? 383
―도약과 정신승리 사이에서

5부. 예술의 사회학과 사회의 예술학
16. 문학, 노동 바깥의 노동을 위한 시론? 393
―예술의 새로운 가치이론을 위하여
17. 기초예술의 예술적 기초? 421
―사회예술에서 사회적 예술로의 도정

발표지면? 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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