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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츰차츰 : 쓰고 그리며 완성한 홀가분함의 미학

황중일 저 | 북랩 | 2022년 11월

차츰차츰 : 쓰고 그리며 완성한 홀가분함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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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8365469 / 280쪽 / 500g / 152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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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책 속으로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명아주풀 사이에 웅크리고 있다. 길고양이인지는 모르겠지만 낯익은 녀석이다. 장 씨가 어렸을 때는 사방에 널린 게 명아주였다. 시금치의 사촌인 명아주. 명아주를 따 가면 어머니가 나물로 무쳐주셨다. 새큼하니 맛있었다. 명아주 나물무침은 장 씨의 시각과 촉각과 후각과 미각의 정체성이었다. 명아주는 갖가지 미생물의 밥이 되기 때문에 땅을 기름지게 한다. -56쪽 언젠가는 자기가 술 때문에 정신병원에 갇히게 될 것이라고 친구가 걱정했다. 운명은 자기 예언을 사랑하는가 보다. 친구가 둔촌동 보훈병원 정신병동에 입원했을 때, 나에게 빨리 와달라는 연락을 했다. 개도 포니를 타고 다닌다는 개포동에 살던 나는 지금은 단종이 된 콩코드를 몰고 빛의 속도로 달려갔다. -74쪽 카프카의 <변신>은 회문과 같다. 변신해도 운명은 바뀌지 않는다. 그래도 나라면 변신을 택하겠다. 인간의 지식이 빅뱅의 폭발처럼 아무리 팽창했어도 하늘과 땅과 바다에 대해서 여전히 우리는 모르는 게 훨씬 많다. 인간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110쪽 학생의 집에 갔다가 할아버지 연세의 어르신에게 손목을 잡혔다. 진달래 술을 커피잔에 주시길래 살짝 맛보다가 홀딱 마셔버렸다. 달보드레했다. 진달래라는 이름이 너무 좋았다. 약술이라 많이 마시면 안 된다고,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어르신이 ‘한 잔 더?’하는 눈짓을 보냈다. 나는 빈 커피잔을 내밀었다. 안주도 없이 두 번째 잔을 깨끗이 비웠다. 오로지 진달래라는 그 이름 때문에. 그 어르신은 신기한 듯 놀란 듯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당돌한 총각 선생을 바라보았다. 이왕이면 석 잔은 하셔야지. 나는 세 번째 잔도 꿀꺽했다. 어스름 돌아오는 길에 나는 개천에 몽땅 토했다. 온몸이 화끈거리면서 열이 났다. 후유증은 없었다. 그 진달래술은 내 가슴에 지워지지 않는 붉은 상처를 남겼다. 그때는 몰랐지만. -183쪽 결가부좌의 기억은 고통이다. 참을 수 없는 것을 참는 게 진정한 인내다. 나는 고통의 힘을 믿는다. 결가부좌의 고통을 통해 몸과 정신은 정화된다. 고통을 토대로 삶은 비로소 반듯해진다. 앉는 자세에는 그 사람의 인격이 스며 있다. -207쪽 이제 나는 내가 쓴 글을 떠나고 내 글도 나를 떠난다. 이렇게 나는 나의 과거를 정리하고 나에게 버림받았던 나를 위로하며 어제의 나와 작별한다. -277쪽

저자 소개

  • 저자 : 황중일
저자 황중일
1950년 평안남도 진남포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40년간 가르치는 일로 생업을 유지했다. 내가 선생으로 한세상을 살았다는 사실이 부끄럽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다. 2009년 서울에서 제주로 혼자 이주했고,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으며 아직도 제주에 산다. 요즈음은 새벽 명상 수련과 연필 스케치를 독학하면서, 일생 처음으로 마음의 안정을 얻었다. 다시 한번 글을 쓰고 싶다.

목차

작가의 말


너를 배우며
너를 떠나며
너를 보내며
죽음에 대하여
편의점의 밤
그 섬에서
상담의 추억
수상한 동거
슬픈 기쁨
벌레를 위하여
약수동 친구
불멸의 드러머
내 친구, 시인
평생의 벗
어머니
그분
카프카
알폰스 무하
외가
둘째 외삼촌
식물원에서
아버지
호모 사피엔스
임원 전지훈련
나의 조용필
나의 임주리
새로운 중세
잊힌 사람을 위하여
꿈의 시절
나의 우상 김승옥
기억의 서술
비켜 간 운명
내 마음의 선생님 1
내 마음의 선생님 2
남녀상열지사
제주도
노트의 증언
병원에서 1
병원에서 2
글쓰기
차츰차츰
영원한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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