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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를 짓고 싶은 저녁 - 걷는사람 시인선 60

문신 저 | 걷는사람 | 2022년 04월

죄를 짓고 싶은 저녁 - 걷는사람 시인선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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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2333090 / 148쪽 / 160g / 125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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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시인은 이 시대에 보기 드문 수도승 같다. 쉼 없이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살구나무 아래 태연하게 누워 “심장까지 축축하게 젖도록” 시를 읽는다. 마치 그가 갈고 닦는 시의 한 경지에 이르겠다는 듯이 “눈에도 환장하게 핏줄 터지고 말 것”(「시 읽는 눈이 별빛처럼 빛나기를」)처럼 읽고 또 읽는다. 또한 시집에는 전체적으로 저녁이라는 배경이 짙게 깔려 있는데 어째서 시인은 이렇게 저녁에 골몰하는 것일까. “그것은 ‘나는 누구인가’와 같은 근원적인 궁금증에 답하는 일”이기 때문인데, 그렇게 시인은 꿋꿋하게 시와 저녁을 공부함으로써 냉정하고 무심한 사회 속에서 참된 존재의 의미와 진실된 가치를 찾아간다. “독자들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문학의 역할”(문종필 문학평론가)이지 않을까. 이번 시집에서 발견할 수 있는 또 다른 점은 시인의 위악인데, 그가 읊조리고 있는 위악의 목소리들은 누구라도 한 번쯤 상상하고 유추해 보았을 것이라서 읽는 이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이 세상은 “신의 허락 없이는 죄를 지을 수 없”(「신도 죄를 짓고 싶은 저녁이다」)는 곳이지만, 시인이 살고 있는 현실은 “하루쯤 휘청, 하고 그대로 주저앉아도 좋”(「누군가 페달을 밟아대는 저녁」)은 곳이고, “누가 아프다는 이야기”(「누가 아프다는 이야기를 듣는 저녁」)만 들려오는, “신도 외면하고 싶은”(「신도 죄를 짓고 싶은 저녁이다」) 곳이다. 시인은 그렇게 무기력한 날들을 견뎌내며 끝내는 상처로 얼룩진 존재와 마주한다. 그리하여 시인이 선택한 구원의 방식으로 위악을 택하게 된다. 인간이 기본적으로 지녀야 할 가치와 덕목을 전부 상실한 것처럼 보이는 현대 사회에서 악해져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다짐은 같은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해당되기에 절절한 노래가 되어 울린다. 위악이라도 부리지 않고서는, 연기라도 하지 않고서는 ‘물이 뚝뚝’ 떨어지는 이 우울한 삶을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시집 추천사를 쓴 윤석정 시인은 “그는 견습생 같은 우리에게 저녁의 감각을 선물한다. 감히 말하자면 우리는 신의 계시처럼 『죄를 짓고 싶은 저녁』을 읽어야 한다. 아니 저녁의 노래들을 제대로 들어 봐야 한다. 신발을 잃어버린 우리도 ‘누군가의 신발을 꿰차고 사라지’지 못하고, ‘낯선 어둠을 활보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라며 이 시집의 존재 가치를 설명한다.

저자 소개

  • 저자 : 문신
저자 : 문신
여수에서 태어나 2004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시, 201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201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평론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물가죽 북』 『곁을 주는 일』, 동시집 『바람이 눈을 빛내고 있었어』 등을 냈으며, 현재 우석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이다.

목차

1부 저녁에는 저녁의 슬픔이
시 읽는 눈이 별빛처럼 빛나기를
늦은 저녁때 오는 비
저녁 공부
신도 죄를 짓고 싶은 저녁이다
누군가 페달을 밟아대는 저녁
누가 아프다는 이야기를 듣는 저녁
그늘 내리는 저녁
환상 저녁
슬픔을 부르는 저녁
옛날에 관하여
마당에 목화 핀 집 대문을 가만히 두드려 보다
공재의 비숲
예리성
폭설 아침
어미가 밥을 안치는 저녁

2부 얼룩 한 점으로 물 말라 가는
먼 오동
6월 5일
가지꽃 피는 사흘이라면
정유, 8월 17일
어제 떠나지 못한 사람
부안
11, May
예보
장설
기억을 배우는 교실
자화상
판잣집 화실
은종이 그림

3부 브레히트 서사극의 단역배우처럼
보풀이 있었고, 해가 죽는다
발치
습속
오후
다시 울기
버스
저녁 노래
연필
난민들
밤, 밤
성당 부근
호젓한 구월
입문
서랍에 갇혀
잔도
너의 입술에 묻은 어스름에 물들었다

4부 발등은 한 생애의 총력을 감추고
소년을 만났다
수거
피아노
봉긋한 발등
불과 주방장과 흰 네모 접시가 있는 풍경
5월 2일
가죽들
견습 시인
헛간에 불을 놓다
군산
누추
세련
나는 어쩌자고 말을 배웠을까

해설
저녁을 옮겨 적는 일
- 문종필(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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