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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문학평론가 황정산은 이번 시집을 “갇히고 닫힌 세계의 영혼들을 위한 진혼곡”이라 명명하며 다음과 같이 평한다. “우리의 삶은 모두 무게로 이루어졌다. 모두 어깨에 무거운 짐을 얹고 살고 있다. 당장 해야 할 일이 어깨를 짓누르고 있고, 가족에서의 역할, 직장과 조직에서의 위치, 사회적으로 얻은 명망과 영예가 모두 무게가 되어 본인의 삶을 압박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는 한없는 가벼움을 추구하고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사실은 이 모든 무거움으로 갇히고 닫힌 세계에 살고 있다. 노미영 시인의 이번 시집은 바로 이 닫히고 갇힌 세계 안에 살고 있는 존재들을 위해 쓰여졌다 생각된다.” “인간은 없는 것들을 꿈꾸는 동물이다. 없는 것들을 표현하기 위해 말을 만들고 없는 것들을 재현하고자 예술을 발전시키고 없는 것들에 대한 욕망을 채우기 위해 문명을 발전시켜 왔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로 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못 가진 아니면 내가 잃어버린, 이 없는 것들을 위해 살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없는 것들을 위해 일을 하고, 없어서 지금은 아직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위해 사랑을 한다. 한 사람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그가 가진 것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가 갖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의해 내려진다. 이 시집의 표제작이기도 한 다음 시는 이 없는 것들의 세계를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 나의 화첩에서 사라진 봄을 찾아내는 것은 오랜 습관 꽃잎들을 찾다가 시계를 잃어버리고 새순을 찾느라 물감을 잃어버리고 하늘을 찾다가 초록을 놓치고 지쳐서 나는, 나비 혼자서 나비 노래도 없이, 식목일 빈 화분들이 빗줄기를 두들겨 맞고 있는 만화경萬華鏡 봄만 남기고 다 봄 이름만 남고 다 뜯겨진 봄 - 「봄만 남기고 다 봄」 전문 “봄은 욕망의 비유이다. 그것이 계절로서의 ‘봄’이건 ‘보다’라는 동사의 명사형으로서의 ‘봄’이건 마찬가지이다. 봄은 우리가 바라는 것이기도 하고 바라는 행위 자체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은 동시에 부재하는 것이기도 하다. ‘본다’라는 것은 ‘바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계절로서의 봄은 아직 다가오지 않은 기다림을 부르는 부재의 존재로서 가장 큰 의미를 갖는다. 결국 ‘봄’은 없는 것들의 세계이다. 이 시 제목의 〈봄만 남기고 다 봄〉은 이런 욕망의 아이러니를 잘 말해주고 있다. 우리가 보고 바라고 욕망하는 것이 사실은 채울 수 없는 결핍이고 부재하는 존재로서의 봄일 뿐이라는 것이다. 〈빗줄기를 두들겨 맞고 있는 만화경〉은 바로 이 허망한 욕망의 환유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산다는 것은 이 없는 것들을 견디는 것이다. 없는 것을 채우려 할 때 없는 것들이 우리를 지배한다. 시인은 없는 것들을 불러내 호명함으로써 부재를 부재로 인식하여 그것에 대한 욕망을 지우고자 한다. 어쩌면 시를 쓴다는 것은, 이 없는 것들을 써서 지우는 작업이다. 노미영 시인에게 시를 쓴다는 것은 이렇게 없는 것을 불러내 그것을 확인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문명이 발전하고 각종 삶의 이기가 만들어지고 우리의 삶이 편리해질수록 우리의 삶은 더 벗어날 수 없는 결핍의 감옥이 된다. 우리의 욕망은 더욱 커지고 욕망이 채워야 할 결핍은 더 늘어나고 그만큼 없는 것들이 더 많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먹을수록 더 허기가 지는 것 그것이 바로 현대문명의 특성이다. 그리고 이런 허기가 세상을 불행하게 하고 닫힌 세계를 강요하고 폐허로 만든다. 노미영 시인의 시는 이 닫히고 갇혀 온통 폐허가 된 세계를 보여준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차이를 가진 존재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는 간절한 노력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노미영의 시는 ‘닫히고 갇힌 세계의 영혼들을 위한 진혼가’라 할 수 있다. 이 진혼가를 통해 닫히고 갇혀 존재를 상실한 모든 불행한 영혼들에게 이름을 부여하여 위로한다.” 노미영 시인은 첫 시집 이후 두 번째 시집을 내는 데까지 13년이 걸렸다. 그리고 두 번째 시집 이후 세 번째 시집을 내는 데에는 7년이 걸렸다. 시집 발간 주기가 13년에서 7년으로 줄었다고는 하나 보통 2~3년에 혹은 3~4년에 시집을 내는 것에 비교하면 오랜 시간이다. 이에 대해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이렇게 밝히고 있다. “동어반복이 길어지는 것 같아서/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말[言]들은 여전히 견고한 담장 안에 갇혀 있었다.//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람들,/ 빠져나오지 못하는 마음들에게/ 이 말[言]들을 선물한다.// 영원한 내 편, 영혼의 동반자가/ 빠져나가지 못하는 말[言]들을/ 부디, 녹여주었으면 좋겠다.” 오래 걸린 시집인 만큼, 동어반복을 피해 심사하고 숙고한 만큼, 시집 속의 문장들은 각각의 개성을 지녔으며 사유는 깊다. 두 번째 시집 『슬픔은 귀가 없다』를 통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세상에 던져진 존재들의 슬픔을 담담하게 보여주고 어루만졌던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한 걸음 더 나아가 슬픔의 근원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살핀다. 문학평론가 황정산은 노미영 시인의 살피고 있는 슬픔의 근원을 거시적 차원에서 “욕망과 결핍”에서 찾아내고 있으며 이로 인한 불행한 영혼들을 달래는 진혼곡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물론 미시적으로 살피자면 개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슬픔의 근원은 다 다를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슬픔을 치유하는 어떤 처방전도 원인(근원)을 알지 못한다면 미봉책일 뿐이라는 것. 그러니 스스로 그 연유를 찾아야 한다는 것. 시인이 말하고 싶은 것은 바로 그 지점이 아닐까. “이름만 남고 다 뜯겨진 봄”이란 화두는 슬픔의 근원을 찾으라는 메시지가 아닐까.
시인의 말
1부
봄만 남기고 다 봄
래퍼rapper
쉼표가 많은 시
화성에 이름을
타투 스쿨tattoo school
그림자 꼬리
차단
오늘의 운세
@
모음조화
홍보대사
이모티콘
비상구
비밀을 두드리는 귀
등대 앞의 섬
물의 뒷모습
아보카도의 일기
어제-오늘-내일
식물성 인간
칙사勅使
분채粉彩
육즙
봄밤
2부
공소시효 ― 기억의 박물관 7
#나비스타그램 ― 기억의 박물관 8
으스러진 변주곡 ― 기억의 박물관 10
봉쇄구역 ― 기억의 박물관 11
상처의 법칙 ― 기억의 박물관 12
검 박물관 ― 기억의 박물관 13
풍문 ― 기억의 박물관 14
노래의 역사 ― 기억의 박물관 16
3부
끌 수 없는 이야기
입의 몸
조음장애 치료 프로젝트
미명微明
브런치
머리맡에 빨간 양말
1박 2일
식물을 기르기 위하여
애플파이
코스모스의 시간
보호색
4부
물이 드는 풍경
선잠
하늘 위의 하늘
바다의 기원
물의 얼굴
입문入門
착륙
가면무도회
해바라기는
이름에게
단비
좋아요
해설 _ 갇히고 닫힌 세계의 영혼들을 위한 진혼곡 . 황정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