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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김유자의 시집은 사라진 존재와 부재의 슬픔을 햇빛 같은 투명한 언어로 환히 밝힌다. 시인은 상처의 흔적을 살아 있는 투명한 이미지로 환히 밝히고 있기에, 그 내면의 방은 어둔 방이 아니라 밝은 방으로 거듭난다. 나는 영화 대사가 인용되어 있는 ?숨바꼭질?이라는 시에 눈길이 머물렀다. 어느 겨울날 집 앞 커다란 호수에 오리 떼가 몰려왔다. 그런데 그 밤 갑자기 기온이 떨어져 호수가 얼어 버렸다. 그러자 오리 떼는 언 호수를 매달고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시인은 자신이 사는 집 앞 천변에 나가 날아가는 오리들의 수를 세며, 이 영화처럼 우리들의 기억 속에도 분명 있었을 이 호수를 오리 떼가 어디에 숨겼을지 질문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만일, 만약에, 혹시라는 말의 가정 하에 그때 생겼던 일이 다른 형태로 달라졌더라면 어땠을까 반추하곤 한다. 시인에겐 그런 사라지지 않는 윤곽이 있고, 그리고 그것을 ‘백야’나 ‘어스름’이라 부르며(?백야라는 부사?) 다른 모습으로 변형시키고자 한다. ?역광?이란 시에는 “새로 돋는 그림자를 바라보는 눈”이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그것은 마치 “천 일의 밤을 땋아 내린 이야기”(?나의 빙하 시집?)로 어떤 기억을, 혹은 상처를 예술화하여 투명한 시적인 눈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된 표현으로 읽힌다. 이 시집에 얼핏얼핏 드러나는 가족사나 자신에게서 비롯된 것일 수 있는 어린 시절 친구의 죽음 등은 여전히 불안의 흔적으로 남아 있지만, 시인은 그것을 죽음이 찾아온 순간에도 ‘마지막 악보를 들고 있었던 슈만’처럼(?슈만의 구두 가게?) 예술혼으로 승화시키고자 한다. 시인에겐 상처와 기억의 방을 환히 밝히는 게 삶이며 시이다. 김유자는 이번 시집에서 “이젠 심장에 고통이 될 노래가/없을까 봐 두려워/닳아진 구멍을 더 깊이 파헤칠/날카로운 바늘을 기다”리는(?이건 내 소리가 아니다?) 축음기와 비유될 고통의 언어로 삶을 새로 쓰며 투명하고 살아 있는 이미지의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박형준(시인) 책 속에서 백야라는 부사 세상의 윤곽을 지우지 못해 뒷골목에서 얼굴을 묻고 주저앉은 곳 시계가 없어 밤을 만날 수 없는 여기까지 왜 왔나 6월의 늙은 침대와 한 덩어리 어둠인 나를 바라보는 눈이 있다 결정 뒤에 나는 언제나 어스름이었다 만일, 만약에, 혹시, 라는 말들에는 사라지지 않는 윤곽이 있다 백야가 있다 그리하여 열한 시의 밤 골목 저 먼 곳에서 걸어오는 사람이 다가오고 나를 지나쳐 멀어질 때까지 긴 불안이 계속되는 곳 어두워지는 중인지 환해지는 중인지 알 수 없는 떠오르지도 가라앉지도 않는 지평선에 누워 눈 감으면 여기는 나를 더듬고 있는 나, 여서 오래 희미한 곳 잘 지워지지 않는 곳 ■
시인의 말
제1부 아무도 들어가지 않은 수영장
이름들 ? 11
덜그럭거리는 숲 ? 12
수영장 ? 14
맛조개 ? 16
백야라는 부사 ? 18
우아한 세계 ? 20
역광 ? 22
식탁의 다리 ? 24
야외 수영장 ? 26
이건 내 소리가 아니다 ? 28
왼발은 숲으로 오른발은 바다로 ? 30
제2부 71퍼센트의 이해
투명의 세계 ? 35
장보기 ? 36
아오리의 여름 ? 38
미아 ? 40
파이프오르간 소리가 흘러내리고 천 년 동안 관 속에 단정하게 누운 당신은 지금 ? 42
1월 7일 말하는 염소 1월 16일 날으는 암탉 ? 44
move ? 46
71퍼센트의 이해 ? 48
칠 미터쯤 벗어났을 때 ? 50
정류장 옆 모과나무 ? 52
pale rumor ? 54
제3부 물고기의 가역반응
Ben-Day dot ? 59
괘종시계 ? 62
식사 후 나른한 양 떼 ? 64
조조 ? 66
움직이고 있으나 아무도 보지 않고 ? 68
벵골 남자의 소설 ? 70
마이크의 세계 ? 72
나의 빙하 시집 ? 74
시간의 머릿결 쓸어 주기 ? 76
하나의 얼굴이 아닌 아이에게 ? 78
물고기의 가역반응 ? 80
제4부 불화의 위치
슈만의 구두 가게 ? 85
While My Guitar Gently Weeps ? 86
그림자 푸가 ? 88
은각사는 은칠을 못 한 채 ? 90
브로콜리처럼 ? 92
고베 ? 94
카페 프랑수아 ? 96
오늘은 초속 20m의 강풍이 예상됩니다 ? 98
불화의 위치 ? 100
syncope ? 102
되어 가는 중이다 ? 104
귀환하는 얼굴 ? 106
제5부 파도는 더 큰 파도를 데려온다
속초 ? 111
원룸 ? 112
둥글게 몸을 마는 일요일과 일요일 ? 114
기울어진 하늘이 흔들리는 동안 ? 116
담쟁이가 뒤덮인 벽돌집 ? 118
white out ? 120
토끼들 ? 122
하수 ? 124
화성과 옥탑 ? 126
숨바꼭질 ? 128
마트료시카의 하루 ? 130
서퍼 ? 132
해설 이경수 지나간 세계의 파도 ? 1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