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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82182839 / 284쪽 / 370g / 135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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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작가의 등단작인 「오늘의 루프탑」은 ‘소수’의 존재론에 대한 또 다른 탐색을 보여준다. 모조품과 모조 연인, 모조 같은 일과 관계 속에서 좀처럼 생의 닻을 찾지 못하는 수이는 우연히 옆 건물의 옥탑방에 갇힌 또 다른 ‘소수’를 발견한다. 하루 종일 방에 누워 아래층 며느리가 가져다주는 음식으로 그저 ‘연명’하듯 살아가는 노인은 수이처럼 ‘혼자’이다. 수이는 TV를 핑계로 그의 옥탑방에 드나들게 되고 함께 TV를 보는 것으로 ‘함께함’을 경험한다. 이들 사이에 소통은 부재하지만, 그저 시공간을 공유하는 것으로 서로를 위로한다. 수이는 이 완전한 타인에 의해 비로소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더 나아가 돌봄을 통해 능동성을 회복해간다. 소수에서 합성수로의 변전이 보여주는 ‘혼란스런 축복’은 「이모들의 집」에서 더 화해롭게 그려진다. 맞벌이 부부인 유진과 진형은 어린 아들 민수를 위해 입주 이모의 도움을 받는다. 유진은 단란한 가정에 틈입한 두 명의 이모를 불편해하지만, 표현성 언어장애를 앓는 민수가 이모들로 인해 말문을 트게 되는 것을 보고 이 이상한 공동체를 받아들인다. 「라면과 홍차와 미자」는 이 느슨한 유대를 또 한 번 실험해 보이는 작품이다. 주인공인 ‘그녀’는 미자라는 노인과 함께 살고 있다. 이들은 ‘시어머니와 며느리’라는 관계를 맺고 있으나 중요한 매개인 남편은 빠져 있다. 남편은 거품 같은 그의 재산들과 함께 사라지고, '그녀'는 홀로 남는다. ‘거기 가 있던가’라는 남편의 말 때문에 시댁에 들어가긴 했으나, 딱히 갈 곳도 없는 처지이다. 그리고 '그녀'는 ‘미자’라는 동거인을 새롭게 발견한다. 철저히 계약 관계로 맺어진 일회용 연결이 아닌, 지속적인 유대 관계로 묶인 타인을. 비록 남편이 없어도, 아들이 없어도 ‘내게 하는 말’을 들어주는 ‘너’를 통해 삶이 따뜻해지고 내일을 다시 희망하게 된다면, 가족이고 연인이고 친구이다. ‘너’를 통해 비로소 ‘나’가 가능하다면, ‘너는 나다’. 작가의 항해와 탐색은 관계 맺기의 곤궁에 빠진 현대인의 일상에 의미 있는 나침반이 된다. 장식보다는 정직과 리얼리티를 지향하는 작가의 문장은 분명 이 탐색 끝에 ‘메르센 소수’와 같은 힐링과 희망을 찾아낼 것이다. 작가의 문장과 관련해서 덧붙이자면, 근자에 대구, 경북 지방의 입말을 이렇게 생생하고 풍성하게 구사한 소설도 잘 없을 것 같다.
라면과 홍차와 미자
메르센
빨간 치마를 입은 아이
연두
열여섯의 일
오늘의 루프탑
요일 팬티 7종 세트
이모들의 집
페어웰, 스냅백
작품 해설_ 내게 하는 말 | 정은경
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