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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아무도 나를 못 말릴걸! : 슬픈 감정을 따듯이 어루만져 주는 심리 동화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뜻하지 않게 몹시 슬프거나 아픈 상황과 맞닥뜨릴 때가 있어요.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났을 때, 단짝 친구와 심하게 다투었을 때, 열심히 준비한 시험을 망쳤을 때, 누군가에게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등등 수도 없이 많은 상황들이 있지요.
그런 상황과 맞닥뜨리면 누구랄 것 없이 불안과 우울, 죄책감 등 불쾌한 감정에 휩싸이게 된답니다. 우리의 뇌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보호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그 상황에 대응하려 하는데요.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방어 기제예요. 마주하기 곤란한 현실에서 일단 눈을 돌리고 싶은 마음이 작동해서 그 상황을 외면하거나 다른 곳으로 숨어 버리게 되는 걸 말해요.
《그냥 말해도 돼》의 주인공 거스도 그래요. 견디기 힘든 일을 겪고 난 뒤 그 상황을 똑바로 대면하기가 힘들어서 짐짓 말썽쟁이처럼 굴거든요. 선생님 말씀도 안 듣고 학교 규칙도 지키지 않으면서 사사건건 트집을 잡거나 말썽을 부려서 주위 사람과 마찰을 일으키지요.
말하자면 이 작품은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에 직면한 아이가 그것을 마주할 용기가 없어서 과장된 행동으로 회피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그러다 작은 사고를 계기로 자신의 감정을 찬찬히 들여다보고선 세상을 향해 차츰차츰 마음의 문을 열어 가는 이야기를 그려 내고 있답니다.
거스가 말썽쟁이 증후군에 걸렸다고? : 자신의 감정 마주하기
거스는 말썽쟁이예요. 걸핏하면 사고를 치는 것도 모자라 센 척은 혼자 다 하죠. 한마디로 온갖 허세를 다 부리는 아이라고 할까요? 틈만 나면 친구들이랑 투닥거려서 소란을 일으켜요. 이런저런 일들로 맨날 말썽을 부려서 걸핏하면 어른들한테 꾸중을 듣지요.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이 화가 단단히 나서 소리를 바락 질렀답니다.
“거스, 제발 이제 그만해!”
그런데 세상에! 거스는 오히려 더 큰 소리로 말대꾸를 하는 거 있지요?
“흥, 선생님이나 제발 조용히 하세요!”
거스는 도무지 무서운 게 없는 것 같았어요. 게다가 아주아주 위험한 버릇이 하나 있었는데요. 엉덩이를 의자 끄트머리에 걸치고선 건들건들, 의자 뒷다리로만 아슬아슬하게 앉아 있는 거예요.
그러던 어느 날, 꽈당! 하고 거스가 의자에서 넘어지고 말았답니다. 머리가 깨지면서 시뻘건 피가 교실 바닥 곳곳으로 튀었지요. 아이들은 소리를 꽥꽥 지르면서 사방으로 달아났답니다. 어쩌면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가서 엄마 아빠를 붙잡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수다를 떨어 댈지도 몰라요. 그 얘기를 들은 어른들은 남의 집 아이 일이니까 그냥 단순히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죠.
‘뭐, 별일이야 있겠어? 의자에서 넘어져 봤자 머리에 금이나 가는 정도겠지. 안 죽었으면 된 거 아냐? 피가 났으니까 어딘가 찢어졌을 테고, 그거야 병원에 가서 몇 바늘 꿰매면 되는 거지.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딱지가 앉고, 그러다 곧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다시 아물 거잖아.’ -19쪽에서
사실은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아요. 뒤로 넘어져서 머리가 깨지면, 단지 머리만 다치고 마는 게 아니거든요. 마음까지 상처를 입을 수 있어요. 어쨌든 뭔가 잘못되었다는 거니까요. 정말로 거스가 좀 이상해진 것 같기도 하거든요.
거스는 종종 악몽에 시달렸어요. 그 꿈을 꿀 때마다 온몸이 땀에 흠뻑 젖었고, 깨고 나서도 이불을 뒤집어쓴 채 한동안 꼼짝하지 못했지요. 그 꿈속에선 언제나 얼굴이 하나 나타났는데, 아무리 해도 잊히지가 않는 거예요. 거스의 세상이 갈기갈기 찢기던 날, 무덤을 파헤치던 남자의 얼굴이었거든요.
거스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그냥 말해도 돼! : 꽁꽁 닫아 둔 마음의 빗장 풀기
거스에게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이 있어요. 그 일을 입 밖에 내면 진짜로 그렇게 되어 버릴까 봐 두려워 혼자서 끙끙거리며 날마다 비뚤어져 갔지요. 감당하기 어려운 비밀 때문에 마음의 병이 깊어 가고 있었던 거예요. 그러다 의자에서 넘어져 머리를 다치던 날, 머리 속에서 노랑 나비 한 마리가 빠져나온답니다.
“안녕? 거스. 나는 네 머리 속에서 자라는 나비야. 언제나 빛이 되어 주는 친구라고 할까? 음, 네가 가야 할 길을 알려 주는 나침반? 어쩌면 안내자일 수도 있고. 다시 말하면 늘 너와 함께하며 지켜 주는 수호신이야. 항상 네 곁에 머물며 너의 날개가 되어 줄 거니까. 〔……〕
네가 씩씩하게 지내면 나도 잘 자라게 돼. 하지만 네가 뭔가 잘못을 저지르면 움츠러들어. 네가 행복하면 나도 환하게 빛나지. 그런데 네가 슬프거나 화가 나 기분이 안 좋으면 나는 잿빛이 되어 어디론가 사라져.” -31~32쪽에서
나비는 거스의 손을 꼭 붙잡은 채 어두운 하늘을 날아다니며 기억 속으로 여행을 떠나요.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던 추억들을 하나하나 들추어 내면서 거스의 단단하게 굳은 마음을 톡톡 두드린답니다. 몇 번이나 망설이고, 또 주춤거리던 거스는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어 가지요. 그 덕분에 자신을 옭아매고 있던 비밀을 조심스레 꺼내 가만히 들여다보아요. 마침내 거스는 자신의 비밀과 마주할 용기를 낸답니다. 그리고 그 나비가 무엇이었는지 깨닫게 되어요. 거기에 예상치 못한 반전이 도사리고 있지요.
이렇듯 《그냥 말해도 돼》는 마음의 상처를 지니고 있는 아이의 슬픔에 성급하게 다가가지 않고, 마치 배앓이하는 아이의 배를 마사지하듯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서서히 마음의 빗장을 풀게 해 준답니다.
아이의 불안감을 그대로 인정하고 충분히 공감해 주면서 천천히 발걸음을 맞추어 가지요. 무엇보다 누군가의 강요나 설득에 의해서가 아니라 아이 스스로 내면을 들여다보고 홀로 설 수 있도록 끈기 있게 기다려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그래서일까요? 글 말미에서 거스가 할머니와 아빠 앞에 당당히 나서는 모습은 사뭇 감동적으로 와 닿는답니다. 입가에 절로 미소가 떠오르게 하지요. 우리 아이들이 겉으로는 한없이 나약해 보여도 실제로는 훨씬 단단하고 야무지다는 사실도 깨닫게 해 준답니다.
* 인증유형 : 공급자 적합성 확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