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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근력 - 걷는사람 시인선49

김안녕 저 | 걷는사람 | 2021년 11월

사랑의 근력 - 걷는사람 시인선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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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1262711 / 115쪽 / 115g / 125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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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더 기쁘게 씩씩하게 손 흔들며 인사하는 법을 배운다 안녕, 오라는 것인지 안녕, 가라는 것인지 의문형의 빈손을 덩달아 흔든다 -「덩그러니」 부분 영원의 나라에서 그대를 호명하는 일 ­존재 의미를 잊지 않기 위한 우리들의 방식 『사랑의 근력』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크게 다섯 가지로 구분된다. 그것은 시집의 제목에서부터 이야기하는 사랑, 메타시에서 표출되는 시인으로서의 자아, 뛰는 심장 위에 가지런히 포개어 놓던 손, 전원에서의 유년, 태릉행 전철과 버스로 연상되는 교통수단이다. 표제작에서 시인은 “사랑만큼 근력이 필요한 종목도 없다”(「사랑의 발견」)고 말한다. 근력, 일을 능히 감당하여 내는 힘. 김안녕에게 사랑은 힘을 내어 감당하여야 하는 것이어서 “엄만 날 왜 낳았어요/왜 더 사랑하지 않았어요/그 밤 당신은 왜 날 찾아왔었나요”(「울음을 먹는 생」) 한탄하고, “사랑이라는 누대의 누더기 위에서 무구하게도 자라”(「우리에게는 쓸쓸할 시간이 필요하다」)나는 눈물을 쏟아내기도 한다. 그럼에도 사랑은 모르는 새 끝없이 샘솟는 마음이어서 “결국에는 다 녹아 버릴 걸 알면서도 눈을 뭉”쳐 “사랑해, 말해 버”(「겨울 다음 가을」)리고 만다. 시인은 “유일하게 늘지 않는 것은 시와 사랑”(「사랑의 발견」)이라 말하지만, 사실 우리는 알고 있다. 사랑이 늘지 않는 건 이미 충분히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시집의 처음을 장식하는 「시의 맛」을 통해 김안녕은 독자를 시인들의 세계로 초대한다. ‘우주 밥상’엔 “어떤 암흑 속에서도/결코 신으로부터 구원받지 않겠어,/그걸 유일한 자부심으로 삼는 시인들”(「시의 맛」)이 그득하고, 그 중심에 “시 속에 파묻”혀 “명랑해”(「봄인데도 춥고 아이가 태어나고」)진 김안녕이 있다. “시는, 안 썼으면 좋았을걸”(「어느 맑은 날」) 자책하며 “시를 그만둬야 할까요” 고민하지만 “알 수 없는데 쓰지 않고도 잠들 수 없는” 마음이 있어 “발굴할 수 없는 슬픔들을/별수 없이 또 궁리”(「행복한 사람은 시를 쓰지 않는다」)한다. “생각에 폐업이 없는 것처럼/시 쓰기에는 폐업이 없”기 때문일까, “눈에 밟힌다는 말”을 “최초로 만들어낸 이는/시인일까요 신일까요”(「나미의 노래처럼 빙글빙글」) 명랑하게 질문하며 “잘 울고 잘 웃는 내가 이렇게나 많아서/여전히 시 비슷한 무언가를”(「봄에 부치다」) 쓰는 이가 이곳에 있다. “종일 놀다 돌아와 퍼렇게” 언 채로 “시를 쓰기 시작”(「행복한 사람은 시를 쓰지 않는다」)했던 손은 다시 아침을 맞아 일상에 닿으면 “무 뿌리 같은 겨울을 움켜잡고 생애 한 벌의 수의를 짜는 무수한 손”이 된다. “손을 잡고 싶었지만 망설였고 손을 내어줄 수 있었지만 주머니에 넣어 두는 편이 안전하다 믿었던 날”(「한 손」)들이 김안녕을 스쳐 지나간 적 있기 때문일까, 혼자 놓인 한 칸 방에서 “제 손으로 제 등을 쳐 가면서”(「울음을 먹는 생」) 홀로 삭인 마음은 누군가 잃어버린 장갑처럼 쓸쓸하다. 얼마나 추운 마음이 떨구고 갔을까 합정동 스타벅스 앞 화단에 덩그러니 놓인 흰색 벙어리장갑 한 짝, 곁을 잃은 것은 털장갑마저 창백하다 -「사람을 찾습니다」 부분 “내가 아는 세상엔 씩씩한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조금 외로워진다/외로움이라는 단어를 미처 배우지 않았지만//그것은 단벌 바지에 터진 주머니처럼,/오로지 내 눈에만 보이는 것”(「가륜」). 가륜은 경북 고령의 지명으로, 시인이 자라온 장소다. “나를 빼고/나만 빼고/사람들은 노래를 부른다”(「실비아 샐비어 사루비아」)고 말하는 유년을 보듬어 주고 싶은 건 어쩐지 가엾고 애틋한 마음이 드는 ‘가륜’의 어감 때문인지도 모른다. “상냥한 사람이 되기 위해/미움받지 않는 아이가 되기 위해 전전긍긍하”(「이것은 선물인가요」)던 아이는 어느덧 훌쩍 자라 “오래된 것들이 빚어내는 광채, 그게 부끄러워 돌아가던 날이 있었다고 이제 고백”(「한 손」)한다. “몇 번을 휘청거려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는 걸까”(「뼈 심부름」) 가늠하며 숱하게 넘어진 후에야 어른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김안녕은 집과 집 아닌 곳을 이어 주는 수단에 주목한다. 흔들리는 버스 속 어깨를 들썩이는 초로의 여자(「미안」)를 지켜보며 영혼을 달래고, 태릉입구역에서는 “정거장에는 깃털처럼 많은 밤들이 펼쳐지리라/사람들의 기다림이 저렇게 긴 길을 세상에 부려 놓았으니”(「덩그러니」)라고 잠언처럼 말하기도 한다. 그러니 생은 “타려고 버둥거리”던 “202번 버스”(「덩그러니」) 같은 것. “어제 놓친 버스를 오늘 또 놓”치면서도 “실실 웃음이”(「세상에 공짜가 어딨나요」) 나는 것. 결국 사랑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교통수단이기도 한데, 사람에 닿기 위해서 김안녕은 필요한 만큼의 근력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또 사랑하고 있다. 김안녕은 “그리하여 지금 나는 안녕하다”(「시인의 말」)고 말하며 『사랑의 근력』을 통해 당신들의 안부를 살뜰히 묻는다. “수많은 꿈들 가운데에서 당신의 꿈을 대신 꾸는 시를”(정재훈 해설, 「당신을 위한 레시피」) 읽을 그대들에게 마주 잡을 손을 건넨다.

저자 소개

  • 저자 : 김안녕
저자 : 김안녕
경북 고령에서 태어나고, 2000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불량 젤리』, 『우리는 매일 헤어지는 중입니다』를 냈다.

목차

1부 주먹을 꽉 쥐어도 새는 날아간다 미지의 곳으로
시의 맛
사랑의 발견
한 손
마음
석류가 익는 계절
누가 같이 살고 있다
망원
가륜
흘역
덩그러니
뼈 심부름
어느 맑은 날
게임
담배 한 개비
겨울 다음 가을

2부 벼랑으로 소풍 간다
달빛
휘파람을 불어요
미안
나미의 노래처럼 빙글빙글
세상에 공짜가 어딨나요
고드름 놀이
흑염소를 먹는 시간
실비아 샐비어 사루비아
울음의 입하
울음을 먹는 생
기척들
빨래 삶(기)
사랑은 지옥에서 온 개

3부 사라짐 뒤에 오는 것
사람을 찾습니다
봄에 부치다
체리 향기
우리에게는 쓸쓸할 시간이 필요하다
스승의 은혜
물
타투
12월 31일
작은, 것들
영원한 나라에서
숨바꼭질
해피트리
볼라벤
행복한 사람은 시를 쓰지 않는다
이것은 선물인가요
금남시장 두꺼비집
봄인데도 춥고 아이가 태어나고
드라이플라워

해설
당신을 위한 레시피
-정재훈(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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