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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우리는 왜 적이 되어야 할까?” 인간은 이데올로기를 통해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는가? “그래도 죽기 전에 너희들을 봐서 다행이다. 이것들아, 싸우지 마.” “지금 우리 걱정할 때야?” 희준의 말에 그는 힘없이 웃었다. “나 없으면 맨날 치고받을까봐 걱정이니까 그렇지. 하나는 북쪽에서 왔고, 하나는 일본에서 와서 여기가 낯설잖아. 안 그래? -본문 160쪽. “사회주의든 뭐든 결국 사람을 잘살게 만들려는 거잖아. 근데 그것 때문에 서로 멱살잡이에 주먹질을 해. 그걸로도 부족하면 이제 총질을 하고 칼을 휘두르겠지. 안 그래?” - 본문 124쪽. 정명섭 작가는 희준과 주섭, 그의 가족들을 통해 ‘인간과 이데올로기’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그런데 작가는 왜 북한과 일본에서 온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삼았을까? 그것은 우리 민족을 분단과 전쟁으로 몰고 간 원인이 바로 외부에서 온 이데올로기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독자들은 낯선 존재들의 시선으로 1948년을 바라보면서, 당시 어떤 일이 있었고 왜 그런 결정들을 내려야만 했는지 우리를 둘러싼 가혹한 역사를 거시적인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1948년 5·10 총선거를 앞두고 남한에서는 거대한 두 목소리가 충돌하고 있었다. 북한이 38선 북쪽으로 유엔 한국임시위원단이 들어오는 것을 금지했기에, 남북한 총선거를 실시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남한만이라도 단독 선거를 해서 우리의 정부를 만들자는 의견과, 그러면 나라가 쪼개지게 되니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남북이 함께 총선거를 하자는 의견이 대치한 것이다. 한 치의 물러섬도 없는 이 갈등에서 희준과 주섭, 그의 가족들도 예외가 되지 못했다. 공산주의가 싫어 북한을 떠나온 희준은 남한 단독 선거를 찬성하고, 미군 주도로 선거를 치르면 서구 열강의 식민지가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는 주섭은 남북이 똘똘 뭉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희준과 주섭은 이데올로기와 우정의 길 위에서 논쟁과 화해를 반복하다가, 사랑하는 가족이 시대의 격랑 속에 희생되면서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걷게 된다. 《1948, 두 친구》는 평범한 두 가족이 이데올로기 다툼 속에서 아파하고 희생되는 모습을 통해, 우리 민족이 어렵게 되찾은 나라에서 분단과 전쟁을 겪게 되는 과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리고 이는 이데올로기의 본질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데올로기는, 신념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아마도 보다 인간답게, 보다 잘 살기 위한 바람이 그 뿌리일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신의 이데올로기를 맹신하면서, 다른 생각을 말하는 이들을 배척한다. 상대를 존중하며 서로의 생각을 논의하고 조율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말을 막고, 다투고, 전쟁을 일으켜 안타까운 희생을 치르게 된다. 서로의 우정을 소중하게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론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던 희준과 주섭. 이데올로기에 의해 평범한 삶의 행복을 잃고, 결국은 이데올로기 전쟁터 한가운데서 만나게 되는 두 친구를 통해 작가는 묻는다. “인간에게 이데올로기는 어떤 의미이며,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꼬락서니를 보니 어제 둘이 한판 붙었구만. 누가 이긴 거야? 친구들끼리 싸우면 이기는 쪽은 없어.” - 본문 150쪽. 우리는 1948년의 두 친구를 통해 무엇을 생각해봐야 할까? 우리는 이데올로기보다 더 높은 가치, 바로 인간의 존엄을 지켜나가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파괴와 희생의 이데올로기가 아닌, 대화와 상생의 이데올로기를 가지고서 말이다. 그리고 이는 우리 삶에서 만나는 다양한 가치관들, 다양한 사람들을 바라보는 마음가짐이기도 할 것이다. 우리가 평화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기까지, 격량의 시간을 살았던 많은 이들의 꿈과 노력이 있었다. 바로 두 친구의 우정 이야기가 그것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며, 오늘을 사는 10대들에게 더 나은 평화를 위한 물음과 가능성을 남겨준다.
1948년 1월, 남산 스키장
1948년 2월, 광장리 아차산
1948년 3월, 배재중학교
1948년 4월, 배재중학교(1)
1948년 4월, 배재중학교(2)
1948년 8∽10월, 서촌
1950년 6월, 내촌리
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