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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30년간 장애인운동을 해온 사람이 말하는 희망
잡지사 기자로 일하던 박옥순은 30여 년 전 장애인단체 취재를 하러 갔다가 장애인운동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장애를 가진 사람이 편안하고 안전해야만 모든 사람이 편하고 안전한 사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활동을 30년째 이어오고 있다. 그동안 특수교육진흥법을 만들고, 장애인 이동권 보장 운동을 했으며, 장애인별금지법을 만드는 일을 했다.
장애인 당사자가 아니면서 오랜 시간 꾸준히 장애인들과 함께 활동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차별과 혐오가 만연한 우리 사회에 희망은 있을까? 이에 대해 박옥순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묵직하게 들린다.
“좋아서 하는 일일 뿐, 저를 너무 미화하지 마세요”
박승민은 서울역 근처 쪽방촌 밀집지역에 있는 ‘동자동사랑방’ 활동가로 일하고 있다. 여기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가난한 삶은’ 뉴스에서 본 게 다였다. 처음에는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좋은 일을 하고 싶은 마음에서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단체의 재정이 넉넉하지 않아 반상근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막상 일을 해보니 점심시간도, 퇴근시간도 없다. 주민들이 찾아오면 상담도 하고, 몸이 아픈 주민과 병원에도 같이 가고, 도시락 80개를 만들어 배달도 해야 한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활동가는 박승민 한 사람뿐이다. 혼자라 외롭냐고? 외로울 시간도 없을 정도로 바쁘단다.
게다가 주민들은 스트레스가 많은 탓인지 이유도 없이 폭언을 할 때가 있다. 주민들에게 사랑방과 박승민은 화풀이 대상이 되기도 하는 것. 이처럼 열악하고 힘든 상황에서도 박승민은 배우는 게 많고 보람도 크다고 말한다.
“여기서 일한 지 만 4년 됐어요. 눈 깜짝할 새에 시간이 지나갔어요. 이 일이 저하고 맞는지는 모르겠어요. 배우는 게 많으니까 고맙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주민들은 작은 일 하나만 도와드려도 고마워하세요. 별것도 아닌 사소한 거라도 도와달라고 말할 곳이 없어요. 그런 모습을 볼 때 너무 짠해요. 이 일은 제가 좋아서 하는 거예요. 누군가 저를 치켜세우면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저를 너무 미화하지 마세요(웃음).”
활동가로 사는 사람의 기쁨과 슬픔
이란주는 25년 동안 이주민 관련 활동을 하면서 이주민과 동고동락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는 산재를 당하고도 보상을 받지 못하고, 일하다가 다쳐서 큰 수술을 해야 하는데 의료보험 적용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이주노동자들이 처한 어려움을 돕고자 동분서주하는 이란주의 가슴은 “타들어 가는 것을 넘어 숯덩이가 된 지 오래다.”
이원영은 대학을 졸업하고 오십 줄에 접어든 지금까지 여러 단체에서 활동했다. 급기야 얼마 전에 번아웃이 찾아왔다. 늘 시간에 쫓기고 경제적인 어려움에 시달리다 보니 이제 좀 쉬고 싶지만 그마저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김민석은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를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누구라도 존엄한 마무리를 할 권리가 있다고 여겨서 홀로 이승을 떠나는 이의 마지막을 기꺼이 지킨다.
저자는 18명 활동가의 기쁨과 슬픔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마치 활동가와 마주 앉아서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생생하다.
이들이 여러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그 자리를 지키는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새로 생긴 스트레스가 그전 스트레스를 밀어내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법이라고 말할 정도로 고단한 상황에서도 활동가의 삶을 지속하는 그 마음은 무엇일까?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너무나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우산도 없이 비를 맞고 있는 사람들을 외면할 수 없는 것이다.
여기, 활동가들이 들려주는 열여덟 편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원영_용산시민연대: 번아웃, 모든 활동가가 앓는 병이죠
박승민_동자동사랑방: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일 뿐, 저를 너무 미화하지 마세요
박옥순_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30년간 장애인운동을 해온 사람이 말하는 희망
이란주_아시아인권문화연대: 이주노동자들 없으면 한국은 존속할 수 없어요
김자유_누구나데이터: 대학 거부하고 데이터 도사가 되다
정인열_<작은책>: 비정규직 노동조합을 경험하니 그전으로 돌아갈 수 없었어요
뎡야핑_진보네트워크센터: 4차 산업혁명을 제대로 알고 싶다면 유튜브 ‘따오기’를 구독해 주세요
이철로_용산구노동자종합지원센터: 정년퇴직 후 늦깎이 활동가로 바쁘게 살고 있어요
이형렬_AUD사회적협동조합: 청각장애인도 같이 웃을 수 있어야죠
김은선_사단법인 희망씨: 노동조합과 청소년을 이어주는 역할 하고 싶어요
송민기_인디학교: 합격률 100퍼센트, 우리 학교의 비밀을 공개합니다
김민석_나눔과나눔: 저는 천사가 아니에요. 제가 차별받지 않으려고 활동해요
나영_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싸우는 사람들에게는 빛나는 통찰력이 있어요
이원호_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 주거권은 우리 모두가 누려야 하는 당연한 권리예요
김원국_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텀블러 깜빡한 날에는 밖에서 물 안 마셔요
유의선_정치발전소: 나를 필요로 하는 일이면 무조건 한 거죠
사월_다산인권센터: 사회가 더 시끌시끌해졌으면 좋겠어요
정성철_빈곤사회연대: 무플보다 항의전화 수백 통이 더 낫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