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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경계의 지점에서

허순애 저 | 북인 | 2021년 07월

무경계의 지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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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5120313 / 280쪽 / 364g /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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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책 속으로> ●… ‘시간이란 백대(百代)의 지나가는 나그네’라고 일컫던 이백의 시구처럼 나는 시간 속 나그네가 되어 이 자리에 홀로 서 있다. 새천년에 밀레니엄 행사가 열렸던 곳, 서로 얼싸안고 열광하면서 이곳에서 전 세계로 생중계를 했었지. 그들은 다들 어디로 갔을까? 이 무경계의 들판에 홀로 선 나는 누구인가? 정작 내가 쉴 곳은 어디란 말인가? 가상의 선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는 엄격하게 시간이라는 틀 안에서 규칙을 만들고 이분법을 세워 스스로 거기에 구속되면서. 막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면서 시작된 나의 사회생활로 오전 오후반을 혼자서 문을 잠그고 오후반도 잘 챙겨서 다녔던 아이다. 목걸이 열쇠는 한번도 목에서 떼내지 않았던 그 고사리 같은 작은딸의 혼사, 제 일을 잘 처리하는 아이라서 마음이 더욱 쓰였다. 자식에 대한 의무감, 나는 움켜쥐었던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무너짐을 느꼈다. 사업상 파트너로서의 존재 또한 마찬가지였다. L씨 또한 어디에 있는 것 같으면서도 어디에도 없는, 그 공간은 퇴색이 되어버렸다. 삼거리에서 서성이는 나, 가상의 선이라는 것을 이미 알면서 왜 여기까지 달려왔을까?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일과를 시작하고 5시면 늦은 시각이라고 허둥대면서 자동차에 시동을 걸었고 정지된 신호등 앞에서 백미러는 나의 화장대 거울을 대신했다. 그동안의 내 노력과 성과는 일치하지 않았다. 희망과 배반, 낮과 밤, 선과 악의 이분법 속에 선(善) 속에서도 악(惡)이 존재한다는 것을 많은 대가를 치른 뒤에야 비로소 나는 알 수 있었다. 혼란스러운 마음을 알았던가. 목사님의 기타 선율이 고요한 대기를 가른다. 단정하게 차려 입은 신도들이 삼삼오오 들어서고 있다. 오늘은 마침 일요일이라고 한다. 이곳도 종교가 필요할까? 요즘은 더 이상 경계를 만들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지구촌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유로화도 만들고 국가 간의 경계도 허물고 있지만 어리석게도 종교 간의 갈등은 여전히 사람들에게 피를 흘리게 한다. 지금 여기는 그 어떤 것으로부터 방해받지 않은 텅 빈 공간, 푸른 하늘과 강렬한 태양과 자연과 바람이 존재할 뿐이다. 제한 없고 경계 없는 지점에서 나는 한껏 자유롭고 싶다. 나는 없다. 나를 놓아버린 무아(無我)의 경지를 그려본다. 우주의 “모든 사물과 사건 사이에는 아무런 경계도 없다”는 화엄의 ‘법계’를 천착해본다. 경계의 그 지점에 서서 내가 없는 한마음을 크게 그려본다. 경계가 없는 그곳에서 나는 죽는다 해도 좋았다. 부서지는 파도에 쌓고 또 쌓은 모래성도 결국은 물로 돌아가지 않던가. 우리 모두는 매일 밤 살아서 죽어본다. 의식으로 사실의 세계에서, 무의식이 확장된 세계로. 그러자 알 수 없는 어느 커다란 손이 내 온 가슴을 쓸어내린다. 신선한 공기가 폐부를 가득 채운다. ― 「무경계의 지점에서」 중에서

저자 소개

  • 저자 : 허순애
저자 : 허순애
감포에서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울산여고와 울산과학대학교를 졸업했다.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수필문학진흥회 이사, 에세이문학작가회 회원, 송현문학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Hodeco Sunview Motel & Youth Hostel 대표이사(피지), Bula Korea 대표. 세계부동산연맹(Fiabci- Korea) 부회장, 100인의 테라피스트, 컬러애널리스트 강사, 평창신문 고문.

목차

책을 펴내며 | 18년 만에 풀어놓는 문학과 철학 책가방 · 4

제1부 밧줄놀이
밧줄놀이 · 11 | 아버지의 모습 · 15 | 빗살무늬로 서 있는 야자수 · 19
두 개의 필통 · 23 | 만추(晩秋)의 풍경 속으로 · 26 | 석류 · 30
샹그릴라에서 · 32 | 그날의 병풍 · 37

제2부 공명의 집
무경계의 지점에서 · 43 | 공명(共鳴)의 집 · 49 | CPA는 나에게 무엇인가? · 53
내 빛의 소명은 무엇인가? · 61 | 셰익스피어의 본색(本色), 컬러를 말하다 · 66
다섯 작가 이야기 · 70 | 오카리나의 소리를 찾아서 · 78 |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 83

제3부 너도바람꽃
내 안의 작은 행복 · 93 | 로사리오의 반지 · 97 | 지금 이 순간 · 101
너도바람꽃 · 104 | 혼잣말 · 108 | 잔디 · 111 | 봉숭아 · 114
‘놀사 할머니’의 하루 · 118

제4부 양털 스웨터
서리풀근린공원 · 127 | 낙동정맥 트레일 길 위에서 · 131
양재 숲속의 진혼곡 · 135 | 우연에 대한 생각 · 139 | 양털 스웨터 · 143
용대리 황태덕장 · 146 | 오유공(烏酉公) 위령제를 지켜보며 · 152
사랑을 할 때만 피어나는 꽃 · 157

제5부 거리의 아이들
피지안 리띠아 · 163 | 거리의 아이들 · 168 | 두 친구 · 173
물만 마시고 온 토끼 · 178 | 리띠아 고향 옹에아 섬(Ogea Levu) · 204
출행기 · 214 | Moving Drawing · 238 |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 · 253

해설 | 문제적 작가의 문제적 화두 · 유한근 · 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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