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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칼라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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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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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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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칼리
- 17,820
- 16,200
- 16,200
- 10,800
출판사 리뷰
그가 들여다보는 풍경은 우리가 사는 요지경의 축소판이라 떨떠름하면서도 반갑고 그러면서도 애잔하다.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로 조문은 받지 않는다며/은행 계좌번호만 남겼다”는 현실 속에서도, “스스로 부고를 준비하는 노인만 남아 있다”는 한탄 속에서도 그는 “코다리찜이 맛있는/부여군 어느 장례식장에 가본 지 오래됐다”(「고향 사람이 죽었다는 부고」)고 중얼거리며 입맛을 다시는 중년이다. 시집에서는 자본주의의 축소판인 아파트에 사는 소시민의 일상이 여러 차례 중계된다. 꿈에서도 들릴 정도록 발차기 실력을 뽐내는 601호 악동들이 있는가 하면 매번 이상한 냄새의 근원지를 물으며 킁킁거리는 401호 이웃이 있고, 우동 그릇을 덮은 포장용 랩을 재활용 쓰레기로 오인하는 801호 이웃도 있다. 집집마다 이중창문을 달고 얼굴엔 마스크까지 쓰고 있지만 시인의 오감에 걸려든 군상의 면목은 고독하거나 쓸쓸하고 어쩌면 뻔뻔하기까지 해서 안쓰럽다. 그게 다름 아닌 우리 이웃이자 가족의 초상이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치약을 짜는 순간 외로움이 밀려왔다”는 군대 간 아들 얘기를 떠올리면서는 “외나무다리 칫솔 위로 미끄러지듯 누군가 걸어 나온다”며 “치약이 세상에 나오면 적어도 한 사람은/마중을 간다”(「치약이 나오면」)고 표현한다. ‘치약’이라는 단어를 누군가의 ‘손’이나 ‘사람’으로 바꾸어도 상관없을 것이다. ‘적어도 한 사람은 마중을 간다’는 것, 적어도 세상의 한 존재가 다른 한 존재를 맞이해 줄 것이라고 시인은 믿는다. 그리고 그 믿음으로 삶의 혁명은 일어나지 않겠느냐고 주창한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오늘의 현실은 암울하지만 그럼에도 웃음과 비유를 놓지 않으며 마음속 닫힌 문들을 하나둘 열어 놓게 하는 힘이 정덕재의 시에 있다. 책 속에서 절반쯤 감긴 눈으로 치약을 짠다 군대에서 장기수 복역 같은 근무 중에 어느 날 아들은 치약을 짜는 순간 외로움이 밀려왔다고 했다 급하게 이를 닦고 공부 잘하는 학생과 공부 안 하는 학생은 학교에 간다 이를 닦고 비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아닌 사람은 공장에 간다 바쁜 사람은 사무실에서 이를 닦고 출장을 간다 시간이 많은 사람은 천천히 이를 닦고 같은 길을 세 번 왕복하는 산책을 한다 아침에 치약을 짜도 저녁에 이를 닦아도 절반쯤 감옥에서는 걸어갈 길이 없다 외로움은 혼자라서 오는 게 아니라 갈 길이 막힌 절벽처럼 다가오는 법 밖으로 나오는 치약은 외롭지 않다 외나무다리 칫솔 위로 미끄러지듯 누군가 걸어 나온다 치약이 세상에 나오면 적어도 한 사람은 마중을 간다 --- 「치약이 나오면」 중에서
1부 그녀 곁으로 모여들었다
인간의 구성물질
기둥에 부딪힌 관계
치약이 나오면
손을 씻었는지
두 개의 이응을 찾아서
솜사탕 이별
고향 사람이 죽었다는 부고
개가 죽었다는 부고
등화관제가 필요한 시간
철거
바람의 탄생
질식
흰수염 얼굴
56년 된 얼굴의 생일
2부 늘 돌아오잖아
개
타이밍
살아 있다
살아간다
노르웨이에 산다
이삿날
고체가 된 냄새
산만한 인간의 상상
뜀박질
오래된 부부
재활용품 구분하기
니트의 여름
처방전
늙은 남자
이어폰
3부 지금도 심장은 왼쪽에 있다
벌들의 전세방
위대한 나무
커튼을 열며
센서등을 보며
돋보기의 시간
한일자동펌프의 공헌
심장이 뛰던 시절
덧대어진 키스
일기예보
소와 송아지
그놈의 사이시옷
통증1
통증2
고라니의 봄
4부 지는 꽃 아래 피는 꽃 있어
보행자 자격증
연두가 초록에게
오래된 운동화
흔적
플랫폼에서 놀기
신용카드
여론조사 1
여론조사 2
라라미장원
그냥 여자
윤수일의 쓸쓸한 아파트
늙은 혁명가의 농담
신파조 윙크
좋았던 옛날
백일홍
해설
그만의 보폭으로 구현하는 혁명, 그리고 해학
―강병철(시인·소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