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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최근에 도올 선생으로 인해 동학이 큰 조명을 받고 있다. 선생은 원래 동학은 ‘동국의 학’이었다며, 동학이야말로 유구한 조선 문명의 총화이며 인류의 미래 이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도올 선생에 앞서, 처음으로 동학이 서학에 대한 대응적 측면의 동학이 아니라 ‘동국의 학’, ‘조선의 학’, 즉 ‘우리학문’이었음을 강조한 책이 바로 이 책의 초판(2007, 책세상)이다. 2007년의 초판에서는 수운 선생이 “도는 천도이나 학인즉 동학[道雖天道 學卽東學]”이라고 했을 때, ‘학인즉 동학’의 의미, 즉 동학의 독자성을 조명하는 데 더 중점을 두었다. 동학이 유불선 삼교를 단순히 종합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재료로 삼되 종교체험이라는 불에 의해 화학적 반응이 일어나 전혀 새로운 차원의 우리 학문, 우리 종교가 나왔다는 그 고유성에 주목했다. 서학의 영향이나 그에 대한 대응적 차원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동학의 ‘동’은 ‘서’에 대한 ‘동’이 아니라 ‘동국의 동’이며, 그런 점에서 서학보다는 조선 오백년을 지배했던 중국의 유학에 대해 종언을 선언하고 새로운 학문의 필요성을 역설한 의미가 더 크다는 점을 피력했다. 그런데 이번 개정판에서는 당신의 도를 ‘천도’라고 표방했던 그 보편성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천도’는 옛날 동아시아 성현들이 깨달아 이 땅에 밝히고자 했던 것이다. 천도는 우주의 운행 원리이자, 만물 화생의 원리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천도를 깨달은 사람이 갖게 된 내면의 힘을 ‘덕’이라고 했다. 그래서 옛날 성현들은 도와 덕을 추구하는 삶을 살았다. 도와 덕은 유가의 전유물도 아니고 도가의 전유물만도 아니었다. 유가와 도가로 뚜렷이 나뉘기 전에 동아시아 성현들이 공유했던 최고의 가치라고 할 수 있다. 도와 덕을 자신의 삶과 사회 속에서 밝히고 닦는 것이 고대의 학문이었지만, 어느 순간 학자들은 책 속에서만 도덕을 논하게 되었고, 그런 세월이 오래되었다. 수운의 동학은 조선 오백년 성리학의 지배를 통해 그런 천도와 천덕이 가려지고 문자에 빠져 백성들의 삶과 유리된 공허한 논쟁만을 일삼던 당시의 학문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시작해서 당시 조선 백성들을 위한 새로운 삶의 길로서 동학을 제시한 것이었다. 그것은 고대 성인들이 깨달아 밝히고자 했던 천도의 현대적 부활이자, 기적적 회복이었던 것이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바로 이 부분, 동학이 천도의 현대적 회복이라는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두 번째로 이전 견해와 달라진 점은, 4장 ‘다시개벽의 길’ 부분이다. 이전엔 학계의 일반적인 해석처럼 손병희의 천도교, 그리고 1920년대 이돈화를 비롯한 당시 천도교 신파(新派)에 속한 청년 지도자들의 입장을 ‘문명개화’ 노선에 경도된 것으로 서술했다. 하지만 이번 개정판에서는 그들의 노선을 ‘개벽’의 관점에서 재조명하고 있다. 손병희는 물론, 1920년대 이돈화와 김기전 등도 마찬가지로 민족주의나 사회주의 어느 일방에 속하지 않고 단순히 민족해방이나 계급해방, 저항과 협력의 이분법적 틀을 넘어서서 보다 근본적인 인간해방,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넘어선 새로운 문명전환을 꿈꾸었다. 그들의 운동은 개화운동이 아니라 개벽운동이었으며, 문명전환의 관점에서 읽어야 제대로 평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동학의 입문서로서 좋은 책이지만, 이 시대 왜 다시 동학이 필요한지를 한국철학자의 시선으로 답하고 있다. 세계적인 팬데믹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현재의 상황에서, 이 책은 지금 시대를 전환의 징후로 읽고 동학을 통해 고대 동양의 지혜를 계승하면서도 ‘지금 여기’ 삶의 혁명을 통해 새로운 문명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책이다.
개정판 서문
책을 쓰게 된 동기
프롤로그_ 동학에 대한 네 가지 오해
제1장 동학은 어떻게 생겨났는가?
1. 수운의 생애와 문제의식, 보국안민
2. 동학은 유불선의 종합인가?
3. 서학의 영향
4. 결정적 종교체험과 시천주의 자각
5. 인식의 차원과 학문방법론
6. 불연기연, 우리 학문으로서의 가능성
제2장 종교를 넘어선 종교
1. 새로운 형이상학의 필요성
2. 수운이 생각한 우주
3. 수운이 생각한 신(神)
4. 불택선악의 한울님
5. 천도와 무위이화
6. ‘모심’의 의미
제3장 삶의 기술, 생활의 성화
1. 왜 수행을 해야 하는가?
2. 일상에서의 수도, 생활의 성화
3. 동학의 심법, 수심정기
4. 동학 수도의 입문, 강령
5. 일상에서의 효과적인 수도법, 주문 공부
6. 몸의 치유에서 사회의 치유까지, 영부
7. 개벽의 칼춤, 검무
제4장 ‘다시개벽’의 길 - 천도교 개편과 개벽운동
1. 근대의 옷을 입은 동학, 천도교
2. 시천주에서 인내천으로
3. 이돈화의 인내천주의
4. 천도교의 민족운동
5. 방정환의 어린이운동
6. 새로운 생활양식으로서의 문명개벽
에필로그_ 이 시대 왜 다시 동학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