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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잡힌 주파수처럼, 필라멘트처럼 - 모악시인선 26

김다연 저 | 모악 | 2021년 10월

우연히 잡힌 주파수처럼, 필라멘트처럼 - 모악시인선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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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8071388 / 112쪽 / 146g / 13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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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눈물 속에 피어난 그리움의 미학 모른다, 얼마나 울어야 할지 어떻게 울어야 할지, 어렵기만 한 울음의 방식 액자 자국만 남은 사진을 보며 울고 망치 소리만 들리는 못 자국에 우는 울음 물감을 짜 마구 덧칠하는 허방 같다 유리창을 두드리는 빗방울, 맺혔다 흘러내리는 물의 변주처럼 속울음 번지는 저물녘 맨발만 남은 신발들을 늘어놓고 먼지 낀 소파 밑 바둑알을 늘어놓고 즐기던 프로를 틀어도 닦이지 않는 얼룩 하나 까르르, 아랫집 웃음소리가 뜸 들이는 밥 냄새로 올라올 때 라면이라도 끓여야지, 거울 속에 들어앉아 웃는 연습을 해야지 ―「소리 없이 그리다」 전문 시인이 “모른다”고 한 것은 단지 “울음의 방식”만이 아니다. 아무리 살아도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사는 일이 혼자만의 일이 아닌 까닭에 삶은 언제나 또 다른 삶의 “자국”들로 가득하다. 그런 자국의 힘으로 우리는 계속해서 살아갈 이유를 만든다. 그러한 삶의 자국들은 “물감을 짜 마구 덧칠하는 허방”처럼 우리를 울음으로 몰아넣는다. 누군가 내 삶에 깃들어 살았다는 흔적이란 “맨발만 남은 신발”처럼 너무 늦은 만남이다. 내 삶이 더는 그의 삶과 얽힐 수 없다는 생각이 “닦이지 않는 얼룩 하나”에 골똘하게 만든다. 그 얼룩에 남아 있는 뜨거웠던 삶의 한순간을 간절하게 그리워하도록 이끈다. 이러한 그리움의 미학을 김다연 시인은 이번 시집에 간곡하게 담아냈다. 1부에서 “상처 아물리던 그늘이 제 날개”(「은행잎지전나비」)였다는 통렬한 자기 인식을 바탕으로 2부에서는 “눈 감아도 보이는 비밀의 행성으로”(「11월의 비망」) 도약하고자 한다. 3부에서는 “감정 없이 재생되는 뫼비우스 띠”(「튜닝」)처럼 무감과 불감의 경계를 순환하다가 4부에서는 그러한 순간들을 “울음으로 울음을 봉하며 생을 버리”(「허물」)고자 한다. 그리하여 마침내 울음으로 번지는 “자기 안의 감정을 쓸어 // 배추흰나비처럼 나폴거리는 춤사위”(「배 띄워라, 지전무」)를 통해 모든 것을 풀어낸다. 외로움, 그 아련한 삶의 갈피들 이번 시집에 실린 김다연의 시들은 인간의 영혼 가장 밑바닥까지 가라앉았다가 마침내 삶의 무게를 모두 비워내고 솟아오르는 순간을 포착해내고 있다. 독충들을 그릇에 넣어 서로 잡아먹게 하면 최후 살아남은 독충은 가공할 독을 갖게 되는데 이를 고라 하고, 투기하거나 저주하는 이가 있어 오동나무 목각인형에 그의 이름과 사주를 적어 주술을 건 다음, 고를 그의 주변에 풀면 소원을 이룰 수 있는데 이를 무고(巫蠱)라 한다 실록은 없지만, 독충들을 그릇에 넣어 서로 잡아먹게 하면 최후 살아남은 독충의 독이 사라지는 족속도 있다 독으로 해독하는 독, 잃어버린 독 대신 독을 가진 것들을 잡아먹는 습성을 갖게 되는 이 고는 독성을 품은 것의 몸속을 파고들어 서서히 독을 갉아먹는데, 독성을 다 잃으면 죽고야 마는 그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고」 전문 사는 일은 몸 안에 독을 만드는 과정이다. 세상과 충돌하는 순간마다 우리 마음에는 감정의 독이 쌓인다. 독이 없으면 생명은 살아갈 수 없다. 그렇게 누적된 최후의 “가공할 독”이 고(蠱)다. 김다연 시인은 그런 독이야말로 “독으로 해독하는 독”이라고 말한다. 독을 잡아먹고 마침내 “독성을 다 잃”고 죽는 것, “그것이 사람의 마음”이라면, 김다연 시인이 자주 울음을 우는 것은 삶의 독을 잡아먹고 그 독성을 해독하는 과정이 아닐까? 모든 삶의 독이 해독되는 순간, 시인은 “고도의 외로움”(「화이트 아웃」)을 발견한다. 그 외로움은 시인에게 “사람의 마음” 그 자체다. 그러므로 “그의 시를 읽고 나면 저물녘의 어스름에 감염된 것처럼 삶의 갈피들이 아려”(문신, 「해설」)오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저자 소개

  • 저자 : 김다연
저자 : 김다연
1961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나 방송통신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시집 『사랑은 좀처럼 편치 않은 희귀새다』(2002년)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바늘귀를 통과한 여자』(2005년)로 주목받다가 돌연 시와 멀어졌다. 『우연히 잡힌 주파수처럼, 필라멘트처럼』은 그동안 앓은 생의 중얼거림이자 자전이다.

목차

1부 울음에 울음을 벼리면 칼이 됩니까
은행잎지전나비 / 눈물꽃 / 바람을 위한 만사 / 병 속의 시간 / 새드 카페 / 38도 9부 / 생생 / 정적이 묵어가는 밤 / 검우 / 돌은 생각하고 생각하였다

2부 느낌표를 놓친 문장들
클라인 병 / 최북의 눈 / 태양이 빛나는 밤에 / 적당한 가치 / 플롯들 / 무는 무 / 물방울 우주 / 네모난 동그라미 / 사과의 순간 / 11월의 비망 / 아카시아 / 달을 깍다

3부 사실과 허구 사이
고 / 액정이 깨진 오후 / 튜닝 / 대변하다 / 미침에 대하여 / 세우 / 가라앉히다 / 숫자의 행방 / 화이트 아웃 / 와우, Wow / 모래의 여자 / 자이로스코프 효과 / 사순 무렵

4부 벼랑의 절정
절정 / 방아쇠증후군 / 한도를 초과한 말 / 혼잣말을 쳐 / 꽃샘의 징후 / 각시붕어 / 허물 / 백로 / 인디언 라인처럼 / 진도 가는 길

5부 어느 날의 섬들
더 이상 쥐어짜지 마라 / 레디메이드 인생 / 어느 날의 섬들 / 정지론 / 가면의 민낯 / 오월의 냄새 / 뭐뎌 / 고요한 밤 거룩하지 않은 밤 / 소리없이 그리다 / 배 띄워라, 지전무
해설 한 사람만을 위한 미세한 전류 ?? 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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