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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2919387 / 136쪽 / 177g / 152 x 2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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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촘촘하게, 하지만 간명하게 그려 낸 일상의 비범함 정정례 시인의 시는 촘촘하다. 밤하늘에 가득한 별과 같다. 세상은 일견(一見) 복잡한 것 같지만 조금만 잘 들여다보면 아주 단순하다. 세상의 모든 사물은 너와 나,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실상 시라는 문장도 너와 나의 대화, 소통 관계이다. 그런데 정정례 시인의 시들은 더욱 이런 점에서 매우 친숙해 있고 깊이 들어가 있다. _나태주 시인(한국시인협회 회장) 정정례 시인의 시는 잘 쓰인 시가 그러하듯이 평범한 일상에서 포착한 비범한 순간이 그려져 있다. 그 순간은, 저자를 소개하는 나태주 시인의 말처럼 간명하지만 촘촘하게 묘사되어 있다. 평범함에서 비범함이 탄생하는 이유는 저자의 남다른 관찰력에 섬세하고 참신한 표현이 곁들여졌기 때문이다. 최근 젊은 시인들의 시에서 볼 수 있는 전위적이거나 기괴한 이미지가 아니라 우리가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자연이나 일상의 이미지를 잔잔하고 서정적으로 표현하는 게 정정례 시인의 특징이다. 산수유 꽃망울(「꽃망울, 시간을 재다」)이나 양귀비(「환희」) 등과 같이 자연뿐만 아니라 혼자 술을 마시는 남자(「유랑극단」), 마루에 앉아 신문을 보는 순간(「하루를 펴고 접다」), 고무줄놀이하는 아이들(「골목의 악보」) 등 일상 모두가 정정례 시인에겐 소재이다. 「봄볕에 튀다」에서는 선암사의 모습이 나온다. 향초를 피우며 소원을 비는 인간, 그 모습을 지켜보며 “지긋이 풀어지는 연기를 거둬” 가는 부처, 그 와중에 화자는 “헝클어진 머리 손빗질하는 괜한 짓”이나 하지만 홍매화 덕분에 마냥 괜한 짓이 되지 않는다. “미열에 톡톡 튀는” 홍매화, 따뜻한 햇살에 올망졸망 생기 있게 피어난 이 꽃을 보고 화자는 “생긴 대로 기념이 되는 그 미열엔 곧/열이 내리겠다” 생각한다. 매년 같은 시기에 피는 꽃, 매일 소원을 빌기 위해 절대적인 존재를 찾는 사람들은 한 감각적인 시인의 표현으로 인해 특별해졌다. 「시래기 꽃피다」는 시래깃국을 끓이고 먹었을 때의 느낌을 묘사하고 있다. “흰서리 풀풀 뚜껑을 들썩”이며 “누렇게 뜬 햇볕을 삶”으면 “담벼락 맛”이 나는 시래깃국이 완성된다. 화자는 이 시래깃국을 한 숟갈 먹으면 “당신의 온몸을 돌며/생각하고 느끼고 말하는 일들을 참견하고 싶은/똑딱 일 초에 한 바퀴씩/당신 몸을 돌고 돌아오는 맛”이 난다고 표현한다. 그저 한 끼에 불과했을 시래깃국을 “몸속에 꽃길이 생기는 한 그릇”이라고 표현함으로써 평범한 일상을 비범한 순간으로 바꿔 놓았다. 반복되는 일상, 그 속에서 우리는 많은 순간을 놓치며 산다. 정정례 시인이 포착하는 순간은 우리가 잊고 있던 서정성을 되찾게 해 줘 잔잔한 파동을 남길 것이다.
시인의 말
제1부
봄볕에 튀다 | 목련 폐업 | 유랑극단 | 꽃망울, 시간을 재다 | 하루를 펴고 접다 | 동백꽃 내시경 | 느린 시간과 빠른 시간 | 골목의 악보 | 환희 | 꼬리의 말 | 넝쿨장미 | 숙련 | 붉은 기린 | 한 줌 | 화성 몰려가는 것들 | 온종일 서성이는
제2부
우중 건축 | 엉겅퀴 | 달이 귀를 여는 밤 | 475, 368 | 야크배낭 | 분양, 분향 | 시래기 꽃피다 | 첨단 | 겹, 이라는 말 | 부엉이 울음이 들려오는 밤 | 그 한여름 | 지우개를 묘사하다 | 그 옛날 우리 집에는 | 수박 | 문학전집 진열장 앞에서 | 후미 | 부화의 확률 | 반달 매표소
제3부
언젠가 압정 한 통을 쏟은 적 있다 | 싱거운 햇살 무정차로 지나간다 | 모래 위 난파선 | 바닥의 힘 | 우물 | 단수 | 잠수 중 | 꽃의 화구 | 심장은 나비 | 후후 숨을 불어넣고 | 현악기 | 날개 | 유곽 | 모습 | 너럭바위 | 포도밭 풍경 | 기일 | 길 | 낙타 | 종묘, 까마귀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