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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김순자 시집 『서리꽃 진자리에』에서 가장 눈에 띄는 키워드로는 ‘역설’을 꼽을 수 있다. 테레사 수녀(Mother Teresa)는 “만약 당신이 어떤 대상이나 상황을 아플 때까지 사랑한다면 거기에 더 이상의 아픔은 없고 다만 더 많은 사랑이 있을 뿐이며 나는 여기에서 역설을 발견한다(I have found the paradox, that if you love until it hurts, there can be no more hurt, only more love.).”라고 밝힌 적이 있다. 그리고 미국의 심리학자인 칼 로저스(Carl Rogers)는 “내가 스스로를 본연의 나로서 수용할 때 나는 변화할 수 있는데 이것은 특이한 역설이다(The curious paradox is that when I accept myself just as I am, then I can change.).”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앞날은 짧고 노년의 황금 같은 시간만 무참히 흘러간다 꼼짝없이 갇혀있는 지금 쉼 없이 내닫던 일상이 그립다 재앙이 혼탁한 세상을 정리하듯 지구를 휩쓴 코로나19 바이러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그리움을 깨우쳐주고 누구도 막지 못했던 전생과 폭력도 비행기도 배도 미세먼지도 황사도 일단 중단시켰다 공기가 맑아졌다 물이 청정하다 알 수 없는 무한한 존재를 알려 준 코로나19 바이러스 덕분에 잠시 쉼표를 찍자 미지의 건강한 세계를 구상하며 -?그래 덕분이라 하자? 전문 2020년 벽두(劈頭)부터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지구인을 괴롭힌다. 김순자는 4개의 연으로 구성된 이 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불러온 장단점을 구분하여 기술한다. 1연과 2연은 단점을 이야기하는 대목으로서, 시인은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사람들이 자유로운 이동의 권리를 빼앗기고 소중한 시간을 상실하고 있음을 토로한다. 더불어 그녀는 이전에는 너무나 당연시하던 일상을 향한 그리움을 피력한다. 3연과 4연은 장점을 이야기하는 대목으로서, 시인은 코로나바이러스 덕분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그리움을” 알게 되고, “전쟁과 폭력도”, “미세먼지도 황사도 일단 중단”되었음을 밝힌다. 또한 “공기가 맑아”지고 “물이 청정”해졌음에 감사한다. 이 작품은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발생한 단점들과 코로나바이러스 “덕분에” 일어난 장점들을 극명하게 대조함으로써 “건강한 세계”로서의 지구, 자연과 합일을 이루는 인간의 모습을 구현한다. 코로나 시대의 생태시, 생태문학을 논의할 때 적절한 사례로서 언급할 수 있는 주목할 만한 시이다. 김순자는 부정적인 상황에서 누군가의 탓을 하지 말자고 제안한다. 발상의 전환으로 스스로를 돌아보자는 이야기이다. 누구 때문에가 아니다. 누구 덕분인 것이다. 시인에 따르면 죽음은 삶이고 사랑이며 생명이다. 또한 비움은 채움이고 어둠은 밝음이다. 그러므로 찰라, 또는 잠시는 영원 또는 무한이다. 김순자의 시를 읽으며 독자들은 역설의 가치를 깨닫는다. 없음은 있음이고 있음은 없음이다. 아픔이 사랑임을 깨닫는 자신, 본연의 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자신이 되어 매 순간 최선을 다하여 살아볼 일이다.
1부
서리꽃 진자리에·12
누름돌·13
아카시 꽃필 무렵·14
꽃피던 시선·15
개나리꽃·16
껍데기 옆에 놓고·17
덩달이 엄마·18
박수를 보낸다·20
잃어버린 봄·21
코끝에 맴도는 한기寒氣·22
굴업도·24
섣달 그믐날·26
게으름뱅이가 되어·28
키질·29
노을·30
노을이 노을 속으로 진다·31
안부·32
2부
봄에게 미안하다·34
겨울 구곡폭포·36
사진의 뒷면·38
봄이 오는 소리·39
오월의 초대·40
예초를 하다·41
허기가 들다·42
거미줄에 걸린 가을·44
가을·45
가을밤·46
흔들리는 가을·47
송화가 피는 날에·48
야생마가 갈기를 휘날리듯·50
이팝꽃 피는 오월이 오면·52
봄날은 간다·54
3부
지켜보는 눈동자·56
수종사 1·58
반짝의 힘·59
시가 익는 마을·60
대관령 고갯길 서리꽃 피면·62
명동에 비가 오다·63
어둠을 지우다·64
까치밥·66
수종사 2·68
지구가 아프다·70
달빛 연구소·72
감나무 아래 골고다 언덕·74
소백산맥을 좋아하는 그 사람·75
새침데기 꽁이길·76
부개 공원·78
고단한 삶의 끈·79
입장·80
4부
기도·82
시간의 마디 속에·83
백양사를 떠메고·84
짧은 만남 긴 여운·85
환절기·86
그래 덕분이라 하자·87
봄바람에 기대어·88
팔순·89
낭랑 이십 세·90
몰두·92
내가 모시고 길들여 온 나의 상전·93
모소대나무·94
한 걸음의 행복·96
맘만 먹으면·98
쯤이야·99
순자·100
해설 | 권온_역설의 미학, 순간의 시학·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