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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1277326 / 200쪽 / 300g / 145 x 2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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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나 니 못 갈쳐야. 니 오래비 하나 갈치기도 팍팍한디, 어처께 니꺼정 갈치것냐. 오래비는 남자고 니는 여잔께 니가 양보혀라, 금희 언니를 달랬다. 금희 언니는 오랫동안 울었다. -「푸른 넥타이」 부분 금희는 자유수출지역의 일본인 전자 부품 회사에 취직한다. 그 회사의 이사였던 나카무라가 바로 금희의 남편이었다. 금희는 나카무라의 아이를 배 속에 가진 채 목을 맨다. 독자가 목격하는 첫 소설은 분명 비극적이지만, 소설 속 화자로 등장하는 순영은 미숙하고 순진한 아이처럼 다음과 같이 이해한다. 흰 하복을 입은 금희 언니가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이 구름 사이로 보이는 듯했다. 그녀가 잇몸을 드러내고 활짝 웃었다. 앞니 하나가 빠져 있었다. 그래서 웃지 않았구나, 나는 이해했다. 언니 잘가. 하늘을 쳐다보며 손을 흔들었다. 금희 언니와 배 속의 아이를 위해 나는 국민교육헌장을 암송했다. (중략) 며칠만 참았더라면 역사적 사명을 띤 아기가 태어났을 텐데, 그 사이를 못 참고 쯧쯧. -「푸른 넥타이」 부분 아이를 가진 채 목을 맨 금희 언니의 죽음을 직접 목격한 순영은 그녀의 아버지가 “그기 국민 노비 문서다!”(『국민교육헌장』, 「유도화가 핀 여름」 부분)라고 소리친 국민교육헌장을 암송하며 명복을 빈다. 군부독재의 산물인 국민교육헌장을 외는 것이 엄혹한 현실의 상징이라면 성보경의 연작소설은 단순히 1970년대의 암울한 시대 상황을 비추는 거울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작가는 순영이 도달한 천진한 앎을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 배치함으로써 세계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한 소녀의 미숙함을 친절히 알려준다. 일본인 위안부로 강제징집 당한 미순이 할머니(「젖보살」)의 고통스러운 과거를 들은 후에도 순영은 미순이 할머니처럼 인자한 할머니를 한 사람 입양하고 싶어 한다. 일제 강점기에 결혼한 조선인과 일본인 가족이 해방 이후 겪는 사회적 갈등을 보여준 「도쿠 형님」에서도 순영은 일본인과 결혼하였기에 같은 민족에게 온갖 멸시를 받아야 했던 조선인 해옥이 아버지의 편을 들지 않는다. “해옥이 엄마는 택시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길에서 손을 흔들며 배웅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해옥이 엄마가 친절한 일본인이 맞구나 생각했다. (중략) 한동안 해옥이네 집에서는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도쿠도 짖지 않았다. 고요했다. 나는 걱정이 되었다.” 베트남전쟁의 후유증으로 죽어가는 삼촌이 오히려 ‘한 방’을 남겼다며 감탄하는 이야기(「마지막 한 방」)는 또 어떤가. 순영의 시선으로 상처 입은 자들의 삶을 함께 지켜보면서 독자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묘한 감정에 젖을지도 모른다. 이 소설집이 가진 고유의 낯섦은 “낯익은 소재와 배경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에서 오는 것”(임정균 문학평론가)이기에. 성숙하지 못해서 이해하지 못했던 지난 삶의 모습들. 그러나 그 ‘과거’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로 지금 우리 앞에 있다. 그 ‘현재’들을 성보경 작가는 “생생한 복원의 힘”을 통해 우리 앞에 불쑥 던져 놓았다. 그것을 되돌리고, 되살리는 것은 이제 독자의 몫이다. 성보경 작가는 경남 창녕에서 태어났다. 2014년 목포문학상 신인상과 2015년 창작촌 신인상 당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소설집으로 『국민교육헌장』이 있다.
푸른 넥타이 9
어쩌다 그런 35
마지막 한 방 59
젖보살 85
도쿠 형님 111
공동수돗가의 사람들 137
해 뜨는 집 161
해설 그곳은 이미 지금 임정균 183
작가의 말 19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