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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카와 다쿠보쿠 단카집 : 한 줌의 모래ㆍ슬픈 장난감

이시카와 다쿠보쿠 저 | 필요한책 | 2021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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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0406093 / 416쪽 / 295g / 110 x 1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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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문학가로서의 삶과 제국주의에의 항거 의식의 흐름으로 구축된 문학적 기억들 『한 줌의 모래』 생전의 다쿠보쿠는 거듭된 실패 끝에 자신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삶을 직시하는 변화를 겪습니다. 그 변화 속에서 그는 자신을 불멸로 만든 단카들과 함께 사상가로서 거듭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대역사건의 영향을 뺄 수 없습니다. 대역사건이란 일본의 사회주의-무정부주의자들이 러일전쟁 이후 피폐해지는 일본의 현실과 군국주의로부터 민중을 구제한다는 목적으로 천황을 폭탄으로 암살하는 계획을 세운 사건입니다. 그러나 계획은 사전에 발각되었고 당사자들은 체포됩니다. 한창 우경화로 달려가고 있던 일본 정부는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사회주의-무정부주의 계열 인사를 추가로 마구잡이로 구속하여 26명에 이르는 사람을 체포하고 그 중 12명을 처형합니다. 국가주의에 대한 비판 여론을 폭력적으로 잠재운 이 사건은 지식인 사회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다쿠보쿠 또한 대역사건의 가혹한 처벌과 날조 과정을 보며 충격에 빠지고 시대의 저변을 관찰하는 눈을 뜹니다. 『한 줌의 모래』는 그 영향 아래에서 만들어졌습니다. 『한 줌의 모래』에 실린 단카들은 자연스러운 생활감을 드러내고 있기에 언뜻 보면 읽기 쉽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절묘한 호흡으로 단카의 전통 구조인 5·7·5·7·7조를 유지하는 작가로서의 테크니컬한 면모와 함께 다쿠보쿠가 발견한 잔혹한 시대의 풍경과 스스로의 내면 풍경을 치열하게 중첩시킨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책에서 고독과 자조적 아이러니, 방탕과 질서, 고향을 향한 그리움과 사회 혁명, 안중근 의사의 의거와 삶의 슬픔이 뒤섞이는 독특한 광경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를 실현시키는 작가적 역량이야말로 모더니스트로서의 다쿠보쿠가 체득하게 된 능력이자 그가 ‘천재’라고 불리게 된 문학적 이유이기도 합니다. 죽음에 이르는 여정에 관한 슬픈 관조 인생의 끝까지 붙들었던 『슬픈 장난감』 당대의 수많은 요절 작가들을 만들어낸 병, 폐결핵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연명하던 말년의 이시카와 다쿠보쿠는 몸져누운 채 친구이자 편집자인 도키 아이카를 집으로 부릅니다. 병마에 시달려 흐리멍덩한 눈을 한 채로 친구를 맞이한 다쿠보쿠는 한 권의 노트를 그에게 건네줍니다. 제목도 없이 194수의 단카(미완성 1수 제외)가 실린, 작가 자신이 ‘음산한 노트’라고 부른 그 노트는 친구 손에 쥐어졌고, 다쿠보쿠는 그에게 “만사를 잘 부탁한다”라고 말합니다. 그것이 두 사람의 마지막 대화였습니다. 꿈을 쫓으며 작가로서의 성공과 더 나은 세상을 바랬던 다쿠보쿠는 그 어느 것도 이뤄지는 모습을 보지 못한 채 1912년 4월 13일 오전 아홉 시 삼십 분 경에 눈을 감습니다. 26년 동안의 짧은 생은 그렇게 끝났습니다. 그러나 작가 다쿠보쿠는 되려 그가 세상을 떠난 그 시점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여기서부터 전개된 이야기는 어떤 역사적 아이러니에 가깝습니다. 도키 아이카의 손에 들린 ‘음산한 노트’는 그의 최후의 단카집 『슬픈 장난감』으로 만들어져 발표됩니다. 그리고 『슬픈 장난감』은 『한 줌의 모래』와 더불어 이시카와 다쿠보쿠의 재발견을 이끌면서 다쿠보쿠는 죽음과 함께 불멸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불멸이 된 삶과 문학의 새로운 경지 총 745수의 단카 일본어 원문 전문 수록 『슬픈 장난감』에 실린 단카들은 다쿠보쿠가 죽음에 다가가는 과정 속에서 특정한 큰 주제로 묶여지지 않은 채 자유롭게 쓰여진 편린들입니다. 그렇다 보니 그 특유의 생활감은 여전히 살아있으되 전작인 『한 줌의 모래』에서 보여줬던 서정성은 매우 희박해졌습니다. 그 자리를 대신 채우고 있는 것은 슬픔과 고통, 가난과 허무입니다. 그러나 『슬픈 장난감』에 실린 감정들 대부분이 고통스러운 생활에 대한 감상과 허무를 향한 이끌림이긴 하지만, 동시에 생이 끝날 때까지 미래를 추구하는 굳은 심지 또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병을 심각하게 앓으면서도 사회 혁명을 말하며 미래를 향한 열망을 잃지 않는 그의 모습은 허무와 냉소와는 또 다른 영역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한 줌의 모래』에서도 발견되는 다쿠보쿠의 문학이 보여주는 메타자아로서의 성격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이중적 측면과 그 모순을 직시하는 태도야말로 다쿠보쿠의 문학적 특징입니다. 『한 줌의 모래』와 『슬픈 장난감』을 함께 읽는 것은 곧 다쿠보쿠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 재구성된 그의 삶 전체를 추체험하는 것과 같습니다. 다쿠보쿠의 유년 시절에서부터 죽음 직전에 이르는 이 길고 아련하고 따스하며 슬프고도 복잡다단한 감정의 소용돌이가 넘치는 총 745수의 단카들은 삶을 문학으로 만들고 문학이 곧 삶이 되어 불멸에 도달한 작가의 자연스럽고도 처절한 기록이기도 합니다. 그가 생전에 만든 단 두 권의 공식적인 단카집인 『한 줌의 모래』와 『슬픈 장난감』을 통해 철저하게 ‘문학적 인간’이었던 다쿠보쿠가 추구한 생생한 문학적 체험을 접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저자 소개

  • 저자 : 이시카와 다쿠보쿠
저자 : 이시카와 다쿠보쿠
1886년(메이지 19) 일본의 동북 지역인 이와테현에서, 승려의 아들로 태어나 귀여움을 받으며 자랐다(일본의 승려는 일반적으로 대처승으로 가족이 있다). 모리오카(盛岡)중학교 시절부터 문학적 재능을 보이며 시작(詩作) 활동을 활발히 했으며, 조숙하게도 후일 아내가 되는 세쓰코(節子)와 연애에 열중하기도 했다. 졸업을 반년 앞두고 중학교를 중퇴해, 학력 사회가 되어 가는 근대 일본 사회에서 불리한 인생길을 걷게 된다. 중학교를 중퇴한 다쿠보쿠는 문학적 재능을 입신의 기회로 삼고자 시, 문학 서평 등을 분주히 발표한다.
그러나 다쿠보쿠의 아버지가 호토쿠사 주지직을 파면당하면서, 이후 그는 생활고와 싸우며 문학의 길을 걸어야 했다. 1905년 20세 때, 시집 ≪동경(あこがれ)≫를 발간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기도 했으나, 그것이 생활에 보탬이 되지는 않았다. 당시는 글을 써서 생활할 수 있는 소위 프로 작가들이 탄생하기 전이었고, 그나마 신문이나 상업 잡지 등에서 관심을 보인 것은 소설류였기 때문이다.
1907년 22세 때, 다쿠보쿠는 생활의 패턴을 바꾸어 보고자 홋카이도에 건너가 임시 교원, 신문 기자 등을 하며 생활인으로서 동분서주해 나름대로 안정을 찾는다. 그러나 생활인으로서의 안정은 곧바로 문학으로부터 동떨어져 있음을 자각시켰고, 약1년여의 홋카이도 생활을 뒤로한 채 다쿠보쿠는 상경 길에 오른다. 마지막으로 문학적 인생을 추구하고자 한 것이다. 상경 후, 다쿠보쿠는 생활비를 마련하고자 열심히 소설을 쓴다. 당시는 자연주의 문학이 성행하던 시기로 리얼리즘이 소설의 중요한 요소였는데, 다쿠보쿠의 소설은 낭만주의적 성향의 작품이 대부분이었다. 다쿠보쿠 자신의 생활이나 발상이 다분히 현실적이지 못하고 낭만적 성향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의 소설은 팔리지 않았고, 다쿠보쿠는 문학적 좌절과 생활고에 허덕여야 했다. 다쿠보쿠는 많은 수의 단가를 지으며 현실적 고뇌를 잊기 위해 몸부림쳤다. 이 무렵 쓴 단가들은 후일 그의 대표 가집인 ≪한 줌의 모래(一握の砂)≫에 수록된다.
1909년 3월 24세 때, 다쿠보쿠는 생활을 위해 고향 선배의 도움으로 도쿄아사히신문사 교정 직원으로 취직하게 된다. 그리고 홋카이도의 가족을 맞이해 비로소 일가 단란의 기회를 얻게 된다. 그것도 잠시, 그해 가을 생활고와 고부간의 갈등을 참지 못한 아내 세쓰코가 딸을 데리고 친정으로 가출하는 일이 벌어진다. 얼마 후 아내는 돌아오는데, 이 일을 계기로 대단한 충격을 받은 듯, 다쿠보쿠는 친우에게 보낸 편지에 ‘나의 사상은 급격히 변했다(僕の思想は急激に?化した)’라고 쓰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그의 평론에 잘 나타나고 있다. ‘생활의 시(食ふべき詩)’에서는 공상적 시인의 발상을 버리고 현실적 감각에 의한 문학 추구를 주장한다. ‘가끔씩 떠오르는 느낌과 회상(きれぎれに心に浮んだ感じと回想)’에서는 국가 권력을 강권으로 이해한 면모가 드러나 있다. 당시 국가의 실체를 강권으로서 인식한 문학자는 매우 드물었다. 이러한 국가 인식은 다음 해에 쓴 <시대 폐쇄의 현상(時代閉塞の現狀)>의 하나의 기반이 된다.
25세 때인 1910년 초여름, 대역 사건이라 칭하는 사회주의자 탄압 사건 일어나게 된다. 다쿠보쿠는 여기에 큰 관심을 보이며 사회주의 사상에 대해 공부를 하고 관심을 기울인다. 이러한 배경 아래 그해 8월, <시대 폐쇄의 현상>을 집필하게 된다. 이것은 메이지 제국주의 사회 모순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당대 최고의 평론이라 할 수 있다. 그해 12월 다쿠보쿠는 일본 근대 문학사에 그의 이름을 각인한 단가집 ≪한 줌의 모래(一握の砂)≫를 간행한다. 이 단가집에 담긴 대부분의 단가들은 1910년에 쓴 것으로, 도시 생활의 애환을 그린 것과 추억을 회상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후세의 문학 연구가들은 이 단가집의 단가를 평해서, 다쿠보쿠식 단가 또는 생활파 단가라 칭했다.
이듬해 다쿠보쿠는 점점 병약해져 대학 병원에 입원하기 까지 했다. 그러는 가운데 문학적 의지를 보이며 시 노트 ‘호르라기와 휘파람(呼子と口笛)’을 작성한다. 혁명에 대한 동경과 생활인으로서의 꿈이 그려져 있어 분열된 인상을 주기도 한다. 이 시 노트는 시집 발간을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이었으나 다쿠보쿠 생전에 빛을 보진 못했다. 다쿠보쿠의 병세는 더욱 악화해 더 이상 집필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고, 마침내 1912년 4월 13일 27세의 젊은 나이에 폐결핵으로 사망했다.

역자 : 엄인경
서울 출생으로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고려대학교 글로벌일본연구원 교수로 재직 중이며, 일본 전통 문화의 사상적 배경과 현대적 해석 및 20세기 일본어 문학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조선의 미를 찾다: 아사카와 노리타카의 재조명』, 『한반도와 일본어 시가 문학』, 「『京城日報』の三行詩と啄木」 등의 논저와 『요시노 구즈』, 『흙담에 그리다』, 『어느 가문의 비극』, 『염소의 노래』, 『지난날의 노래』, 『동경』, 『나카지마 아쓰시의 남양 소설집』 등의 역서가 있다.

목차

『한 줌의 모래一握の砂』

나를 사랑하는 노래我を愛する歌

연기煙
하나一 87
둘二 111

가을바람의 상쾌함에秋風のこころよさに

잊을 수 없는 사람들忘れがたき人人
하나一 169
둘二 225

장갑을 벗으며手套を?ぐ時

『슬픈 장난감悲しき玩具』

『한 줌의 모래』 이후『一握の砂』以後

해제
이시카와 다쿠보쿠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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