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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 - 창비시선 303

강성은 저 | 창비(주) | 200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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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6423032 / 105쪽 / 142g / 125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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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투명한 언어로 가닿는 낯선 몽환의 매력 2005년 문학동네신인상에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래 2000년대의 떠오르는 신예시인으로 평단의 주목을 받아온 강성은의 첫 시집이 출간되었다. 악몽 같은 동화와 환상의 세계를 세련되고 유려한 리듬, 잘 짜여진 어법으로 노래하는 그만의 시세계가 몽환적인 매혹으로 독자들을 잡아끈다. 시집의 첫 시에서부터 시인은 끝없는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세헤라자데를 자청한다. 시인은 동화적 상상력과 상징들을 시 속으로 가져와 낯설고 어두운 이야기를 아름답게 들려주는 것이다. 그 세계는 비틀린 동화와 마술로 이루어져 있다. 서커스 천막 안에서 내가 불타고 다시 살아나는 마술이 상연되고(「서커스 천막 안에서」), 뾰족한 첨탑 위에 갇힌 누군가는 구름에 편지를 쓴다(「고딕시대와 낭만주의자들」). 우르줄라 뵐펠의 동화에서 딴 ‘불구두와 바람샌들’을 신고 지붕 위를 걷는 여자(「지붕 위에서 찾아가는 세계지도」)나 맨발로 태양 위를 걸어다니는 늙은 왕(「태양왕」)이 등장하는 이야기, 나아가 머더구스의 노래를 직접 차용한 「누가 그레텔 부인을 죽였나」에 이르면 시집을 감싸고 있는 동화적 색채는 더욱 선명해진다. 비틀린 동화는 때로 어둡고 기괴하며 초현실적이고 종종 난해할 때도 있다. 기괴하고 난해한 상상력의 세계야 이미 동세대 시인들 사이에서는 주된 경향이기도 하지만, 강성은의 경우는 그와는 또다른 상상력을 보여준다. 눈에 익은 동화적 장치가 낯설고 기괴한 형상을 띠고 나타나지만, 위악적이거나 자학적인 느낌은 거의 들지 않는다. 시인은 익숙한 상징의 체계를 뒤틀고 폭로하기보다는 언어를 모호하고 투명하게 만들어 음악적으로 쌓아올리는 방법을 택한다. 그래서 구조는 단단하고 완결적이며, 리듬은 유려하고 깔끔하다. 그러니 파괴와 죽음조차 잔혹함이나 그로테스크와는 거리가 멀다. 대신 거기에서 배어나오는 것은 투명하고 아련한, 말하자면 슬픔에 가까운 어떤 정서다. 해설을 쓴 함성호 시인은 강성은의 시적 방법에 주목해 그의 시가 (상징이 아닌) 비유를 통해 시적 모호성을 만들어내며, (동화적 상상력이 아닌) 동화 자체를 시 내부로 가져오지만 거기에 정연한 재귀순환의 논리를 더함으로써 뛰어난 시적 긴장감이 유지된다고 평가한다. 그래서 그의 시 안에서 마술사와 마술의 대상과 관객이 한사람이 되고, 그 셋이 고요한 긴장관계를 만들면서 이야기의 시작과 끝이 이어져 무한히 반복되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정말, 그의 시는 그의 시는 왠지 깨어나고 싶지 않은 악몽과 닮았다. 꿈을 상연하는 자와 구경하는 자가 같은 것처럼, 강성은의 시 역시 악몽을 상연하는 시인과 그것을 구경하는 독자에게 같은 자리를 내준다. 그 악몽 같은 마술의 세계에서 우리는 “출구를 찾지 못해 달에게 깔려 납작해”(「서커스 천막 안에서」)지기를 기꺼이 바라게 되고, 그의 악몽와 동화 안에서 한없이 미끄러지며 그 안에서 우리 자신의 악몽과 동화를 보게 된다. 그러는 사이, 그의 시 행간에서 우리는 한국시의 또 한 명 특출한 개성의 출현을 확인하게 된다. 추천사 우리 시대의 세헤라자데는 하룻밤의 목숨을 구걸하기 위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풀어놓는 존재가 아니다.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종잡을 수 없을 만큼 초현실적이고 부조리하기도 하고 인과율이 파괴된 즉흥성과 기발함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이야기엔 치명적일 정도로 매혹적인 중독성이 있어서 그녀의 시를 읽다보면 서서히 퇴폐적인 이야기의 나락으로 떨어져가게 된다. 우리 시대의 세헤라자데는 죽지 않기 위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스스로 죽어가면서 이야기하는 존재이며,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청자/독자 또한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부단히 환기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존재이다. 이야기에 의해 죽음이 유예되기는커녕 이야기 속에 죽음이 현존하는 이야기. 죽음을 속이는 것이 아니라 죽음을 불러들이는, 죽음과 놀이하는, 죽음에 의해 이야기되는 이야기. 우리 시대의 세헤라자데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한편의 긴 유서이며 삶과 문명과 현실원칙을 향해 보내는 조소이다. _ 남진우 시인, 문학평론가

저자 소개

  • 저자 : 강성은
저자 : 강성은 1973년 경북 의성에서 태어났다. 2005년 문학동네 신인상에 '12월' 외 5편의 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현재 '인스턴트'동인으로 활동중이다.

목차

제1부 세헤라자데/ 서커스 천막 안에서/ 아름다운 불/ 오, 사랑/ 고딕시대와 낭만주의자들/ 누가 너희를 이곳에 넣었니/ 백년 동안의 휴식/ 지붕 위에서 찾아가는 세계지도/ 잠의 형제/ 태양왕/ 스물/ 방/ 이상한 여름/ 겨울밤/ 성탄전야/ 누가 그레텔 부인을 죽였나 제2부 테레민/ 봄/ 환상의 빛/ 살인은 연애처럼 연애는 살인처럼/ 새벽 두시의 변기/ 얼음나라 여자들/ 아름다운 계단/ 한낮의 몽유/ 달의 아이들/ 가방 이야기/ 사춘기/ 이상한 욕실/ 그들의 식사/ 12월/ 검은 호주머니 속의 산책/ 기차를 타고/ 납으로 만든 외투 제3부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 죽은 태양이 뜬 날/ 이상한 방문자/ 번개 치는 밤/ 연 날리는 계절/ 서른/ 나무가 되는 법/ 양수 속에서/ 가난/ 아홉 개의 달이 떠 있는 밤/ 물속의 도시/ 태양의 반대편/ 안녕/ 혼자 있는 교실/ 카프카 정원의 나무들/ Lullaby/ 월광욕/ 자정으로 가는 버스/ 음악 해설|함성호 시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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