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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국의 위기

한나아렌트 저 | 한길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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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5664160 / 317쪽 / 571g /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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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이념이 가진 힘은 미국 건국 초기에 구현된 미국적 정신이 무엇인지를 되새겨 그것을 오늘의 현실에 다시 읽어내려는 노력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태도를 시민적 공화주의라고 하며, 시민적 공화주의는 마이클 샌델 등과 같은 학자들의 노력으로 이론화되고 있다. 아렌트의 공화주의적 입장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그녀는 정치권력이 시민들로부터 분리되어 그들을 조작과 거짓의 대상으로 삼을 때 성공할 수 없으며, 진정한 정치적 법적 권력은 시민들에게서 나오며, 폭력은 권력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할 때에만 분명하게 지목할 수 있고 또 제어할 수 있음을 『공화국의 위기』를 통해 웅변하고 있다.

「정치에서의 거짓말」
이 글은 이른바 ‘펜타곤 문서’의 누출과 관련해 작성된 논문이다. ‘펜타곤 문서’의 공식 명칭은 ‘1945~67년 미·베트남 관계: 국방부 연구문서’이다. 미 국방부의 일급기밀문서였으나, 1971년 6월 13일자 『뉴욕타임스』의 1면 기사를 통해 공개되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공개된 ‘펜타곤 문서’의 핵심 내용은 캄보디아와 라오스에 대한 폭격, 북베트남 해안에 대한 폭격, 해병대의 상륙작전 등을 통해 전쟁을 고의적으로 연장했던 사실 등인데, 가장 심각했던 점은 트루먼 대통령에서 존슨 대통령에 이르는 4개 행정부가 미국 시민들에 대해 기만적으로 대했다는 점이었다.
아렌트의 논문은 전통적으로 정부가 국가기밀이라는 이름으로 정보를 독점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리고 정부의 작동 과정에서 거짓이 어떻게 체계적으로 엮였는지에 집중한다. 아렌트는 정치 혹은 정치가에게서 거짓이 작용하는 것은 인간의 죄성 때문에 발생하게 된 것이 아니라 홍보의 과정에서 문제해결사들이 일하는 방식을 통해 현실에 대해 생생한 감각을 갖지 못하게 됨으로써 발생한 일임을 분명히 한다.
거짓은 진실보다 더 그럴듯하게 보이기 때문에 이성을 활용해 판단하려는 우리에게 진실보다 더 설득력 있게 다가와 우리를 기만하지만, 아렌트는 “진리는 거짓에 대해 확고한 우선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려주고 있다. 중요한 것은 사실을 탐색하지 못하게 하는 ‘정신습관’을 이겨내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시민불복종」
이 글은 미국에서의 흑인 민권운동과 학생운동을 배경으로 쓰인 것이다. 이러한 운동들은 현행 법질서를 위반하는 불복종운동을 포함하는데, 불복종 행위자들이 속한 주의 법과 연방법의 입장 차이와, 대법원에서 이루어지는 사법심사의 문제까지 연관이 된다. 법은 자기유지를 요구하며 법에 따라 통치를 이루려는 공화정의 이념의 근간이 된다. 하지만 시민의 요구는 민주주의라는 이름 아래 법의 개정을 이룬다.
아렌트는 법이 변화에 대항해 사회에 안정성을 부여하는 역할도 하지만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며, 궁극적으로 시민의 반응과 연관해 적용과 폐지가 이루어지는 점에도 주목한다. 예컨대 적법절차 등을 다룬 미국의 수정헌법 제14조와 금주령을 담은 수정헌법 제18조는 모두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려는 취지의 법이지만, 전자는 시민불복종을 통해 남부에서 흑인과 백인 시민의 태도가 명백해졌을 대법원에서 그 적용을 감행할 수 있었던 반면, 후자는 금주령이 강제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판명나자 폐지되었다. 나아가 시민의 의견과 법이 충돌할 경우 이루어지는 사법심사가 중요하다. 한국의 경우 사법심사는 헌법재판소의 권한이지만 미국의 경우에는 대법원의 결정으로 이루어진다. 미국에서 사법심사 행위는 시민불복종 행위가 정당한 것인지를 가림으로써 법과 사회의 변화를 열어갈 수 있는 장치로 기능할 수 있지만, 어떤 경우는 여론의 영향을 받아 사법심사 자체를 대법원이 거부함으로써 응답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아렌트의 시민불복종 행위에 대한 논의는 미국에서의 시민의 계약의 의미에 대한 물음과 법의 의미에 대한 물음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작업은 법에 대한 아렌트의 관점을 나타냄으로써 아렌트의 공화주의적 시각이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폭력론」
올해 초 아랍권에서 있었던 재스민 혁명이 폭압적 정치권력에 대해 진정한 시민적 권력, 진정한 정치권력이란 무엇인가를 여실히 보여준 경우였다면, 현재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월가 중심의 움직임은 경제체제에 소외된 다수의 시민이 사회구조에 대한 근본적 반성을 진정한 시민적 권력을 통해 바꾸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아렌트는 이른바 정치는 물리적이건 경제적이건 힘에 의해 지배될 수 있다는 권력정치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뒤집는 권력 개념을 제시한다. “폭력의 반대는 비폭력이 아니라 권력이다”라는 아렌트의 말은 권력의 이름으로 제공되는 정치적 혹은 경제적 폭력에 대해 그것은 권력이 아니라 폭력일 뿐이며, 진정한 권력은 시민들과 함께하는 데서 나오는 것임을 「폭력론」을 통해 면밀히 분석한다.

저자 소개

  • 저자 : 한나아렌트
저자 : 한나 아렌트 (Hannah Arendt)
아렌트는 독일 하노버에서 태어나 아버지의 고향 쾨니히스베르크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아렌트는 평생을 자신이 유대인이라는 의식 속에서 살았는데, 이 의식은 아렌트가 자신의 철학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배경이 된다. 학창 시절 하이데거의 철학에 매료된 아렌트는 마르부르크 대학에 진학해 그의 밑에서 공부하게 되지만 최종적으로는 하이델베르크의 야스퍼스에게서 「아우구스티누스에 나타난 사랑의 개념」이란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자신이 유대인이라는 의식은 학문뿐만 아니라 행위에도 영향을 미쳤다. 1933년 파리로 망명한 후 시온주의자들과 함께 활동하기도 했으며, 1941년 피레네 산맥을 넘어 뉴욕에 와서도 유대인을 위한 활동을 계속했다. 1946년부터 1948년까지 뉴욕 한 출판사의 책임편집자로 있으면서, 1963년부터 시카고 대학 교수가 될 때까지 자유집필가로 『전체주의의 기원』(1951), 『인간의 조건』(1958), 『과거와 미래 사이』(1961), 『혁명론』(1963) 등 많은 글을 발표했다. 특히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과정을 묘사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악의 평범성’이라는 개념을 발전시켜 지성계에 반향을 일으켰다. 1970년부터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에서 남겨놓았던 사유, 의지, 판단의 정신적 활동을 체계적으로 서술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3부작의 마지막 부분인 ‘판단’ 부분을 구상하고 집필하던 1975년 12월 4일,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아렌트의 철학은 자신이 유대인으로서 가지는 타자적 실존에서 출발해 신체적 활동과 정신적 활동의 양축으로 구성된 인간의 실존조건에 대한 사유로 점철된다. 그러나 철학자 아렌트는 현실과 괴리된 이념을 좇기보다는 현실 속에서 실현될 수 있는 이념을 추구했다는 점에서 제2의 로자 룩셈부르크로 평가할 만하다.  

역자 : 김선욱
숭실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가치와윤리연구소 소장과 한국아렌트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주요 관심사는 정치철학, 윤리학, 정치와 종교의 관계 등이다. 여러 권의 책을 썼고, 한나 아렌트의 『칸트 정치철학 강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정치의 약속』 『한나 아렌트와 유대인 문제』 『공화국의 위기』를 옮겼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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