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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

홍웅표 저 | 나무와숲 | 2023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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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3632934 / 260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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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삼봉 선생의 밀고가 없었던들 업동이의 비극은 없었을 것이다. 글이라는 것이 어찌 권문세가의 귀족들과 사대부의 전유물이란 말인가. 백성이 글을 알고, 글을 써서 할 말을 전달할 줄 안다면 이 세상이 더욱 나아지지 않겠는가. 그것이 인(仁)을 이루는 길이지 않겠는가. 배움의 기쁨이 어찌 신분의 굴레에 갇힐 수 있단 말인가. 인도는 신분을 뛰어넘어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인도의 바탕은 민도(民道)여야 하지 않는가?’ 업동이는 ‘民爲貴(민위귀), 社稷次之(사직차지), 君爲輕(군위경)’이 열 글자를 쓰다가 저런 끔찍한 화를 당한 것이다. 방원의 가슴에 삼봉에 대한 원한이 불타올랐다. 그 원한은 삼봉을 넘어 아버지 이성계에게까지 가 닿았다. ‘내 이 날을 잊지 않으리라.’ --- p.25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사농공상, 천인 모두가 글을 깨우쳐야 한다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가 쓰는 한자는 그 수가 많을 뿐만 아니라 우리 조선 사람의 말을 담아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걸 절감했다. 그러던 차에 내 귀인을 재회해 그 방법을 찾게 되었다. 내 이 서책을 너에게 전한다. 상의원에 장영실이라고 내 귀인의 자식이 있느니라. 그 아이가 이 서책을 지었다. 이 서책에 우리 조선말을 조선의 글자로 만드는 비결이 담겨 있다. 네가 왕이 되면 장영실의 도움을 받아 우리 조선의 글자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오늘 내가 너를 긴히 부른 이유이다.” 이방원은 세자에게 『수어해례』를 전했다. 자선당 침소에 든 충녕은 도무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우리 문자라. 우리 글이라.’ --- p.60 이도가 평소와 다르게 화를 내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어찌 우리 문자를 갖는 것이 이롭지 않다는 말이냐? 성리학이 자네들 같은 유자들만의 전유물이어야 한단 말인가. 나는 임금이면서도 너희들과 같이 성리학에 충실한 유학자이다. 이 진리를 뭇 백성들이 접하고 자신의 인격을 도야하는 방도로 쓴다면 우리 조선이 중국을 부러워할 이유가 뭐가 있단 말이냐. 성리학의 도에 가장 충일한 나라가 큰 나라가 아니겠느냐. 내 조선을 큰 나라로 만들기 위해 정음을 만들려는 것이다. 내 그대들이 이리 심하게 반대할 것임을 미처 알지 못했다. 다 물러가라!” --- p.71 승정원이 발칵 뒤집혔다. 아녀자의 상언(上言) 때문이었다. 그동안 양반가 아녀자의 상언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 건은 유별났고 도발적이었다. 상언이 정음으로 씌어져 있었다. 상언은 한자로 써야 했다. 한자가 익숙하지 않다면 최소한 이두로 써야 했다. 그런데 발칙하게도 양반가 아녀자가 보란 듯이 정음으로 쓴 상언을 올린 것이다. --- p.113 의정부에 삼정승이 모였다. 영의정부사 황보인, 좌의정 김종서, 우의정 정분이었다. 김종서가 입을 열었다. “언문과 관련된 패륜적이고 음란한 사건이 연달아 있더니 이제 괴이한 벽서가 사대문 안 곳곳에 걸리는 사태까지 이르렀습니다. 벽서 내용 자체가 사직을 폄훼하고 반역을 꾀하는 것입니다. 더 고약한 것은 정음을 내세우고 그 밑에 작게 진서 표기를 하는 방식으로 진서를 조롱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 가만두기가 어려운 상황까지 왔습니다.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 pp.118~119 이제 조선은 한자의 나라에서 한자와 정음의 나라로 변모해 가고 있었다. 양반 사대부들은 여전히 한자에 집착하고 있었지만, 나머지 계층에서 정음은 그들의 문자가 돼가고 있었다. 궁궐에서는 정음이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왕비가 나서서 정음으로 교서를 내리고 정음으로 답서를 받게 한 것이 큰 효과를 거두었다. 대신들도 정음을 배우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과거에 정음 과목이 만들어지고 정음 언해 책들이 발간되면서 전국적으로 정음 배우기 열풍이 일어났다. 특히 아녀자들 사이에서 정음 열풍은 대단했다. 그동안 봐도 못 본 체, 들어도 못 들은 체 억눌려 왔던 아녀자들에게 정음은 일종의 탈출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 pp.157~158

저자 소개

  • 저자 : 홍웅표
저자 : 홍웅표
1970년 대전에서 태어났다. 국문학과를 가고 싶었으나 국문학을 전공해서는 밥 벌어 먹기 힘들다고 해 팔자에 없는 경영학과에 들어갔다. 4학년 때 얼떨결에 총학생회장이 되어 활동했고, 입학한 지 10년 만에 대학을 졸업했다. 이후 짧은 직장 생활을 거쳐 국회의원 보좌관이 되었고, 우여곡절 끝에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다. 예전부터 소설을 쓰고 싶었다. 다른 무엇보다 ‘한글’을 주제로 소설을 쓰고 싶었다. 이 책은 오랜 갈망의 산물이자 첫 번째 결실인 셈이다.

목차

책을 내며

1. 지란지교
2. 이방원, 또 다른 세상을 꿈꾸다
3. 훈민정음의 탄생
4. 정음이 일으킨 피바람
5. 정치혁명가 최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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