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예상일 안내
주문하신 상품이 한국에서 현지 배송을 위한 출고단계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날짜입니다. 상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부적인 사정으로 인해 출고예상일에 다소 오차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여러 상품(예약상품포함)을 함께 주문하신 경우 출고예상일이 가장 늦은 날짜에 맞춰 함께 배송됩니다.

ISBN : 9788965235392 / 340쪽 148 x 210 (㎜)
이 상품에 궁금하신점이 있으세요? 1:1상담문의

-
김혜영
-
박경리
-
데이비드 솔로이
-
나태주
- 15,120
- 19,800
- 16,920
- 16,650
출판사 리뷰
꿈에서마다 죽는 여자 소설 첫 페이지부터 주인공 소피 블라인드는 죽어 있다. 죽은 곳은 미국인지 유럽인지 알 수 없는 호텔, 함께 있던 사람은 남편 에즈라 블라인드이지만 그가 죽인 것도, 소피가 자살한 것도 아니다(꿈속 소피는 파리 시내에서 교통사고로 죽었다). 소설 여기저기, 꿈과 환상 속 법정에서 소피는 관 속에 누운 채, 한편으로 이혼소송의 원고가 되어, 다른 한편 형사소송(음란죄)의 피고인이 되어 악의적인 재판과 증언에 시달린다. 재판이 열리는 곳은 언제나 유럽이다. 떠나온 고향 부다페스트, 아니면 작중 새 삶의 터전 파리. 몇 페이지만 넘기면 다시 소피는 파리의 쇼핑가를 거니는 미국 여자가 되어 카페에 앉아 미국의 애인에게 편지를 쓰고, 다시 재판받는 꿈, 현실로 돌아와 파리에 아이들과 머물 아파트를 구해 입주하고, 이번엔 과거로 돌아가 헝가리 시골의 유대인 계집아이 소피 란츠만이 되어 있고…. 부제 없이 ‘하나’ ‘둘’ ‘셋’ ‘넷’으로만 장을 나눈 소설은 그러나 장나눔이 의미가 없다 싶을 정도로 현실과 환상, 현재와 과거와 더 먼 과거, 자녀와 나와 부모와 더 더 더 오랜 조상까지를 몇 페이지씩 뚝뚝 끊기며 넘나든다. ‘소설 속 과거’에는 전쟁과 유대인 탄압이 닥칠 것이라는 공포 끝에 기선을 타고 대서양을 건넌 것이 구원이었다. ‘소설 속 현재’에는 오랜 투쟁 끝에 이혼을 쟁취하는 것이 구원이었다. 마지막 장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독자도 뭔가 좀 정리되는 것 같은 해방과 구원의 느낌을 맛본다. 그러니 처음부터 ‘과거편’ ‘현재편’ ‘꿈과 환상편’이라는 세 권 소설이 어지러이 잘못 편집된 셈치고, 그중 ‘과거편’을 아리아드네의 실마리 삼아 소설을 읽어 보는 건 어떨까? 소설은 어디까지가 작가의 고백일까 ‘자전적 소설’이라는 한마디로 뭉뚱그리기에 『관 속에 누워 미국가기』가 걸치는 스펙트럼은 너무 다양하다. 그로테스크, 판타지, 성장소설, 조금씩은 연애소설이자 가정소설…. 어쩌면 글재가 무르익기 전에 요절한 작가의 작품이라서일 수도 있다. 처녀 때는 소피 란츠만이었던 주인공 소피 블라인드는 작가의 아바타다. 하필 블라인드(Blind)라니! 사실은 남편 에즈라 블라인드(그 또한 작가의 실제 남편의 아바타인데)의 성을 받은 것이지만, 그것은 동시에 ‘결혼으로 강요받은 맹목성(blind)’을 은유하는 것은 아닐까? 제목의 ‘이혼’이란 강요받은 맹목성(Blind)을 떼 내는 것, 그러니까 다시 눈을 뜨고 새로운 희망의 삶을 손수 일궈 나가는 것이라는. 소설에선 세 명의 자아가 투쟁한다. ‘소설 속 현실’의 소피, ‘소설 속 꿈과 환상’의 소피, 그리고 ‘소설 밖 진짜 현실’의 수잔 타우브스. 소피의 꿈속 죽음은 언제나 소피가 진작 떠나온 유럽에서만 일어나므로, 이혼 후 새로운 삶의 희망의 역설적 등가물이다. 현실의 작가가 개인사를 총정리한 야심작을 출판하듯, 작중 소피는 아이들과 행복한 미래를 꿈꾼다. 그리고 급반전. [뉴욕 타임스] 북 리뷰(거기에 오른 것만도 어디인데!)에서 혹평을 받고, 작가 수잔 타우브스는 마흔한 살 나이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그러나 우리는 허구(fiction)인 소설을 읽으면서, 굳이 거기에 작가의 전기를 중첩시키려 애쓸 필요가 있을까? 수잔 타우브스와 절친했던 작가 겸 영화감독 수잔 손택의 아들 데이비드 리프가 2021년 재발간된 이 소설의 해제를 썼다. 책 속에서 나는 화요일 오후 조르주 생크(George V)가(街)를 건너다가 차에 치여 죽었다.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날이었다. 미용실에서 막 나오던 참이었다. 빈 택시를 발견하곤 손을 흔들었다. 택시를 향해 돌진했다. 한 승용차가 나를 치었고 나는 도로 한복판으로 내동댕이쳐졌다. 〈프랑스 수아르〉 조간에 “모 여성이 18구 역에서 머리가 잘리다”라고 박혔다. ---「하나」중에서 “소피, 당신을 억지로 묶어 둘 생각은 없어. 그런데 이혼이라니! 이혼은 부자들이나 누리는 사치야. 가난한 사람은 그냥 같이 살아야 하는 거야. 난 여태껏 당신한테 관대했고 너그러웠어. 대부분 내가 져 줬는데, 이건 도가 지나치잖아. 시작부터 충동적으로 결혼을 파토 내기로 작정한 게 명백하잖아. 안 돼, 그러게 둘 수는 없어. 둘 중 하나라도 책임감이 있어야지.” “에즈라, 약속했잖아.” ---「하나」중에서 떠난다. 3월, 어쩌면 더 일찍 2월에. 배를 타고 간다고 했다. 호텔만 한 커다란 배이고, 가게와 영화관과 수영장까지 있다고 한다. 아빠가 대서양 횡단 기선 사진을 갖고 와 보여 주었다. 미국에 가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소피는 부다페스트를 떠나는 일이나 미국에서 어떻게 살지는 생각하지 않고, 배에서 살면서 정말로 대서양을 건넌다는 생각만 했다. 떠나는 날은 3월 중순으로 잡혔고, 4월 15일에 르아브르를 출항하는 아퀴타니아호의 티켓과, 부다페스트에서 파리를 거쳐 가는 열차 티켓을 예약했다. ---「셋」중에서 루마니아의 아포리즘 작가 에밀 초란은 “책이란 자살을 끊임없이 연기하는 것”이라고 쓴 적이 있다. 하지만 『Divorcing』은 그러지 못했나 보다. 타우브스는 자살하기 몇 주 전 일기에 이렇게 썼다. “2주쯤 뒤면 물에 빠져 죽을 거야.” 하지만 나의 어머니(수잔 손택)는 타우브스가 자살한 가장 직접적인 원인을 소설에 대한 나쁜 평가라고 생각했다. 특히 〈뉴욕 타임스〉의 야만적이고, 오늘날 관점에서 볼 때 놀라울 정도로 여성 혐오적인 서평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이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 타우브스의 모든 작품과 그녀 인생의 대부분은, 다시 말하거니와 나의 견해가 아니라 어머니가 한 말을 그대로 전하자면, 죽음을 위한 리허설이었다. ---「해제(데이비드 리프)」중에서
하나
둘
셋
넷
해제 데이비드 리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