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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7420627 / 292쪽 133 x 1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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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불안과 슬픔, 분노와 고독의 굴레에서 『천사들의 도시』에서 조해진은 인간을 채우는 구성 물질 중 보이지 않지만 힘이 센 집념들을 파고드는 데 몰두하는 것처럼 보인다. 작가는 인간인 우리가 버려지고 병들고 홀로 되는 일에 얼마나 나약한지 알고 있다. 더하여, 우리가 외부로부터 받은 불안과 슬픔을 마음속 깊이 끌어안고 그것을 헤집는 데 얼마나 몰두하며 살아가는지, 고독에서 놓여나지 못하는지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 조해진의 인물들이 겪는 고독의 시간은 그들 각자의 고통으로 말미암아 생겨난다. 상처를 끌어안게 된 삶을 아는 작가는, 동시에 우리가 할퀴어진 몸으로 웅크리고도 얼마나 강인한지 또한 알고 있다. 상처를 붙들고 사는 삶도 삶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조해진의 외롭고 분노에 찬 인물들은 슬픔의 자리에 붙박여 나아가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그들은 언제나 움직이고 있다. 눈으로 사랑하게 된 사람을 좇고(「천사들의 도시」), 텅 빈 가구점에서도 파티를 하기 위해 상을 차리고 노래를 부르며(「인터뷰」), 사람들의 눈을 피해 빌딩을 오르내린다(「지워진 그림자」). 캄캄한 방 안에서 춤을 추고 울고 웃는다.(「기념사진」) 동행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여자와 버스에 오르고 길을 나선다.(「여자에게 길을 묻다」) 삶이 가져다주는 고통과 우리 안의 존재론적 불안의 굴레를 끊을 길은 없을지도 모른다. 다만 『천사들의 도시』에 사는 인물들의 궤적을 좇다 보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굴레를 잘 쓰고 내일로 가는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희미한 힌트를 얻게 될 것이다. 자신이 믿었던 세상이 무너져 내려도 “이번 주말엔 꼭 (……) 코트를 세탁소에 맡겨야겠다는 다짐을 새로이”(「그리고, 일주일」) 하는 한 사람처럼. ■고통에 질식하지 않도록 하는 것들 일하던 은행에서 돈을 횡령한 남자(「지워진 그림자」)는 가스레인지 하나, 냄비 하나, 라면 한 개를 살 만큼의 동전을 가지고 거리에서 산다. 매일 똑같은 자책과 굴욕의 나날이다. 그러던 어느 날, 말라 가는 선인장 화분을 만난 뒤로 그의 시간은 조금 더 빠르게 흘러간다. “연초록에서 짙은 초록으로” 변해 가는 선인장을 보면 사람답지 않은 삶, 사람들의 눈을 피하는 삶에도 든든한 마음이 차오른다. 누명을 쓰고 복역을 했지만 진범이 잡히고도 삶이 회복되지 않던 남자(「기념사진」)는 자신이 누군가에게 필요한 순간을 안다. “3년 전, 살인 사건이 일어난 집 앞을 지나가다가 우연히 CCTV 카메라에 찍혔던 그날처럼, 그때 남자에게 절실하게 누군가가 필요했던 것처럼” 그는 지금 시력을 잃은, 그래서 꿈도 잃은 여자에게도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안다. 남자는 그런 여자에게 따뜻한 “쇠고기죽”으로 속을 덥혀 주고, 머리를 감겨 준다. 조해진은 구체적이고 개인적인 고통에 고립된 사람들을 누구보다 민감하게 발견하는 작가다. 그렇기에 고통에 고립된 사람들에게 한 방울의 물, 한 줄기의 빛이 얼마나 달고 밝은지 누구보다 먼저 발견하는 이 역시 조해진일 것이다. 조해진의 첫 번째 소설집인 『천사들의 도시』는 작가가 쓴 ‘개정판 작가의 말’처럼, 이후에 그가 쓴 다른 소설집이나 장편소설에 비해 “차고 어둡다”. 『천사들의 도시』에서 조해진이 그리는 인간은 대부분 소중한 것을 잃었기에 차고 어두운 존재로, 숨쉬기 어려운 마음 상태로 살아가지만, 결국에는 고통에 질식하지 않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 같다. 인간은 소중한 것을 잃었을 때 망가지고 무너지지만, 언제나 소중한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사막처럼 물기 없고, 망망대해처럼 닿을 것 없는 고통의 시기에도 조해진의 인물들은 누군가를 발견한다. 조해진의 소설 세계를 비출 작고 미약한 빛이 『천사들의 도시』로부터 시작되었다. 작가의 말 부끄러웠고 숨기고도 싶었지만, 결국 애틋함이 남았다. 15년의 격차를 두고 이 소설집을 처음 접하는 독자분들에게도 그 애틋함이 전달되기를 소망한다. (……) 15년 전과 달리 나는 더 이상 신인 작가도 아니고 청년도 아니지만 소설에 대한 간절함은 똑같다고 생각한다. 간절해서 계속 쓴다. 계속 쓸 수 있어서 살고 있다. 추천사 『천사들의 도시』가 처음 출간되었을 때, 나는 오래 사랑할 작가를 찾았다는 확신에 벅찬 상태였다. 조해진 소설가는 이후 그 확신을 더 깊고 흔들림 없는 것으로 만들어 주었다. 작가의 첫 책을 다시 읽으니, 15년의 진실한 궤적 위를 함께 걷는 듯하다. 도외시하기 쉬운 그림자와 통증을 다룬 소설집이 시간이 흘러서도 여전히 이토록 유효한 것에 슬퍼지기도 하지만, 이야기들과 사람들이 대화하며 서로를 멀리 데려가기도 한다는 것을 믿는다. -정세랑(소설가) “남자가 아는 것은 지금 여자에겐 누군가 필요하다는 사실, 그것뿐이었다.” (……) 이 문장을 적을 때 이 작가는 솔직하고 필사적이었을 것이라고 믿는다. (……) 이 작가가 아는 것도 그것뿐일 테니까. 지금 ‘그들’에겐 누군가 필요하다는 사실, 그들의 말을 들어 주고 그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대신 전해 줄 그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사실 말이다. 그 ‘누군가’가 되기 위해 애쓴 시간 동안 이 일곱 편의 작품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가 바로 그들이니까, 그가 타자이니까. (……) 진정한 작가들은, 이렇게 조금씩, ‘나는 타자다’의 상태를 향해 나아간다. 이 책은 조해진의 과거이고 우리의 미래다. -신형철(문학평론가) / 작품 해설에서
천사들의 도시 7
그리고, 일주일 37
인터뷰 71
지워진 그림자 103
등 뒤에 133
기념사진 163
여자에게 길을 묻다 195
수록 작품 발표 지면 269
작품 해설_신형철(문학평론가) 270
개정판 작가의 말 284
초판 작가의 말 28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