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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8161637 / 288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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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한 장 한 장 그림책을 넘기다보면
손가락 끝에서 심장까지 전달되는 고요한 다정함
일반도서와 달리 그림책은 기호와 문자를 우선으로 삼지 않는다. 글을 읽지 못할 연령대를 대상으로 삼기에 책은 때로 ‘말’ 없이도 전개된다. 아마도 우리가 난생처음 스스로 집어들고 읽을 책일 그림책은 이토록 고요하다. 여기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고요할 것. 말과 글은 누군가에게 전달되어야 할 ‘의미’를 담고 있는 만큼, 적게나마 소란함과 성급합을 품고 있다. 다만 타인을 제대로 이해하고 바르게 사랑하려 할 때 조급함은 독이 된다. 반면 그림은 보는 사람이 다가와 관심을 가지기 전까지 먼저 나서지 않는다. 그저 가만히 기다리다가, 읽고자 하는 이가 오면 그제야 그의 눈동자에 가득 담기며 조곤조곤 속살거릴 뿐이다.
그 침묵하는 다정함을 배워야 하는 것은 어쩌면 아이가 아닌 어른일지도 모른다. 『그림책 생활』속 저자는 “긴 시간 문자를 다루는 일을 해왔는데, 시를 쓰고 글을 편집했는데, 아이의 언어 앞에서 무너지기 일쑤”라고 고백한다. “계속 듣고 싶어했”으며 “알려주면 좋을 텐데”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이와 함께 넘겨본 그림책은 ‘아이는 강물처럼 말한다’는 사실과 ‘모두가 실수로부터 시작한다’는 격려, ‘상상하며 유추해봐도 좋다’는 조언을 언제나처럼 조용히 가르쳐준다.
그런데 이 다정함은 그림책을 한 장 한 장 넘겨봐야만 느낄 수 있다. 그림책의 내용을 전해 듣는다고, 소개문을 읽는다고 알 수 없다. 그림과 주제, 대상에 맞춰 세심하게 골라진 종이의 사각거림을 직접 손끝으로 만져보아야 책의 다정함이 심장까지 전달되며, 그 책을 읽기 전과 후의 우리가 달라질 수 있다.
평범한 순간에 일어나는 평범한 기적
그런 평범한 시간들이 끝나지 않기를
『그림책 생활』은 1부 ‘너를 사랑하다’, 2부 ‘사랑을 배우다’로 나뉘어 있다. ‘너’가 저자의 두 아이를 가리키듯, 1부에서는 가족과 저자의 애틋한 그림책 생활이 펼쳐진다. 아이들을 이해하기 위한, 그들 마음에 더 잘 가닿기 위한 그림책에 관한 이야기다. 그 안에 담긴 보석처럼 반짝이는 아이들의 사랑스러움은 덤이다. 2부 ‘사랑을 배우다’에서는 저자의 아이들보다 더 확장된 이야기로, 아이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기 위한 그림책 이야기가 담겨 있다.
뛰어난 예술이 현실을 재현하며 삶을 일으키듯 그림책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우리에게 울림을 준다. 더 좋은 사람, 더 좋은 어른이 되게 하는 데 그림책은 ‘책’으로서의 역할을 거뜬히 해낸다. 윤가은 영화감독의 추천사처럼 “‘그림책 생활’은 이렇듯 아이뿐 아니라 어른도 일상에 깊이 뿌리내리고 쑥쑥 자라나게 만든다.”
누군가의 마음이 자라는 그 “평범한 기적”은 그림책을 넘기는 그 “평범한 순간”에 일어난다. 저자의 말처럼 모두에게 “그런 평범한 시간들이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책 속에서
사랑은 죽음을 한없이 거대한 것으로 만든다. 아이를 낳고서야 죽음이 거대해지는 것은, 아이를 향한 사랑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충만한 사랑만큼 죽음이 두렵다. 내가 죽는 것만큼 아이가 죽는 것도 두렵다. … 사노 요코의 상상력을 빌리자면 나는 100만 번의 지겨운 삶을 통과해 지금에서야 내 아내와 아이를 만난 것은 아닐까. 100만 번 만에 찾아온 인연이기에 더욱 충실하고, 더욱 행복해야 하는 게 아닐까. 터무니없는 상상임에도 홀로 먹먹해진다.
---「백만 번을 더 산다 하더라도」중에서
무사히 유치원에 다녀온 산이에게 엄마는 산이가 자랑스럽다 말한다. 나도 아이가 자랑스러운데, 말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 기회가 많아진다면 그림책 속 산이 가족도, 실재하는 삶에서의 우리 가족도 더 나아질 것이다. 이것은 복권이나 이벤트 당첨권 이야기가 아니기에, 감히 장담해보는 것이다.
---「앞선 걱정의 끝에서」중에서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 생각이 상상으로까지 이어졌는지 잘 모른다. 아이의 표정을 그토록 자세히 읽을 능력이 내게 부족하다. 그래서 궁금해진다. 아이야, 첫째야, 장녀야, 우리 강아지야, 넌 무슨 생각에 그리 골똘하니……. 가만 앉아 아이의 생각을 상상하는 일요일이다.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만 같다. 아무 말 없이도,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말과 글이 없다면」중에서
괜찮다. 실수는 시작이기도 하니까. 우리 아이의 실수도 거대하고 아름다운 그림의 시작이 되겠지. … 아이가 커서도 그림을 그릴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아니면 어떤가. 아이의 인생은 아이의 것이기에, 아이가 핸들을 어떻게 트느냐에 따라 달라질 테다. 나는 뒷좌석에 앉아 지켜볼 따름이다.
---「좋아하는지 잘하는지」중에서
말들을 잘 듣는 아이를 두고 우리는 착한 아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말 중에 아이 안의 공룡을 키우는 말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착해야 하나요?』의 교훈은 새겨두어야 할 것 같다. 착한 아이에게 고마워할 것. 그리고 추가. 착하지 않은 아이에게도 고마워할 준비를 다할 것. 말보다 행동이, 행동보다 태도가 중요하다. 그래야 착한 어른이지. 암, 그렇고말고.
---「착한 아이를 대하는 법」중에서
아이들이 벌써 이렇게 커서 곁에서 도와주고 있으니, 안 될 일도 다 잘될 판이다. 아이들에게 기대어서 간다. 출근하고 퇴근하고 일하고, 집을 청소하고 재활용품을 분리배출하고, 밥을 먹고 어쩌다 외식하고,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또 너를 사랑하며 그리고 그림책을 읽으면서.
---「첫째와 둘째」중에서
안녕이라 묻는 것도, 안녕을 기원하는 일도 어떤 존재와 눈을 마주침으로써 시작한다. 우리가 다른 인간을 혐오하고 다른 동물을 학대하고 벽 너머의 것에 냉소를 보낼 때, 우리는 안녕할 수 없고 안녕일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안녕이다. 최소한 이 그림책을 읽은 후의 우리는 그러할 것이다.
---「우리는 안녕이라 말해야 하니까」중에서
들어가는 글
1부 너를 생각하다
백만 번을 더 산다 하더라도 13
나는 네가 제일 좋지 19
아이들은 자라고 자라서 24
너와 나의 1분을 위하여 29
즐거운 아무 말 대잔치 34
둘을 보며 하는 생각 39
앞선 걱정의 끝에서 44
무섭고 싫은 일이지만 50
미용실 대작전 58
말과 글이 없다면 65
시작하는 말의 아름다움 70
착한 아이를 대하는 법 75
강물과 바다 82
첫째와 둘째 89
좋아하는지 잘하는지 94
포도를 잘 읽는 아이 101
2부 사랑을 배우다
괜찮은데? 113
바다가 건넨 한마디 119
우리는 안녕이라 말해야 하니까 124
할머니와 메리 131
지하철과 꿈꾸는 시간 136
신부 이야기 142
겨울 이불 안에서 153
많이 많이 무서웠던 날 158
미안하다는 그 말 164
동물 친구와 동물원 170
단짝과 이웃 180
소중한 비관 188
사라진 저녁과 나타난 돼지 192
지금 우리 버릇은 198
당신은 돌멩이입니까 204
슬프고 무섭고 재밌는 208
네가 스포츠를 알아?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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