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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새

김여울 저 | 아동문예 | 2023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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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9134166 / 155쪽 151 x 2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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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바보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 있었습니다. 마을 앞에는 사철 맑은 시냇물이 흘렀습니다. 시냇물 속에는 갖가지 물고기들이 살았습니다. 손바닥만 한 붕어도 살았습니다. 팔뚝만 하게 생긴 커다란 잉어도 있었습니다. 천년을 살았다는 솥뚜껑만 한 자라도 있었습니다. 동아줄처럼 기다랗게 생긴 뱀장어도 살았습니다. 마을 뒤로는 첩첩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었습니다. 마을 뒷산에는 수수백년을 자란 아름드리나무들이 빼꼭 차 있었습니다. 일 년 열두 달 푸른빛을 뿜어내는 바늘잎 소나무들이었습니다. 바보들은 날마다 낚시질하며 지냈습니다. 바보들은 하루 한 마리 이상은 절대로 물고기를 잡는 법이 없었습니다. 워낙 물고기들이 크고 탐스럽다 보니 하루 한 마리만 가지고도 잔칫상처럼 식탁이 푸짐했기 때문입니다. 어느 해 여름이었습니다. 하루는 울긋불긋한 옷차림을 한 사나이 두 명이 바보들의 마을을 찾아왔습니다. 먼 도회지에서 등산을 왔다가 산속을 헤매던 중 바보들의 마을에 들르게 된 것이었습니다. 사나이들은 바보들의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고 나서는 감탄을 했습니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경치에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어찌나 경치가 아름다웠던지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u0007“히야, 이처럼 아름다운 산동네가 있는 줄은 몰랐는데요? 저기 산머리에 걸린 저녁놀을 보십시오. 마치 꼭 별세계에 온 것만 같은 기분이지 뭡니까?” 멸치처럼 빼빼하게 생긴 사나이가 옆의 뚱보사나이를 보고 하는 말이었습니다. 주위는 마침 금빛 노을이 이글이글 타올라서는 마을을 물들이고 있었습니다. \u0007“그러게 말이오. 나도 이렇게 아름다운 산마을을 보기는 난생처음이오.” 뚱보사나이도 황홀한 나머지 이렇게 감탄을 했습니다. 두 사나이가 마을을 내려다보며 넋을 잃고 있을 때였습니다. 바보들의 마을에서는 집집마다 굴뚝에서 모락모락 저녁연기가 솟아올랐습니다. 두 사나이는 쪼르륵 시장기가 돌았습니다. 하루 종일 험한 산길을 헤매고 다녔던 터라 이만저만 배가 고픈 게 아니었습니다. 바보들은 울긋불긋 이상한 옷차림을 하고 찾아온 손님들을 정중하게 맞았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저녁 식탁에 둘러앉아 오순도순 먹으려고 만들어 놓은 음식들을 모두 가지고 모여들었습니다. 사나이들 앞에는 바보들이 가져온 맛있는 음식들이 그득 놓였습니다. 음식들이 어찌나 많이 쌓였던지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였습니다. \u0007“차린 것은 없지만 맛있게 드십시오.” \u0007“종일 산속을 헤매셨다니 얼마나 고단하십니까?” 바보들은 사나이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느라 눈코 뜰 사이가 없었습니다. 사나이들은 배가 고픈 나머지 마구 퍼먹었습니다. 상위의 음식들이 하나같이 꿀처럼 달았습니다. 정신없이 음식을 먹고 난 뚱보사나이가 상위에 놓인 팔뚝만 한 잉어구이를 가리키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u0007“난 여태껏 이렇게 크고 맛있는 잉어구이를 먹어보기는 처음인데 대체 이건 어디서 난 겁니까?” 바보들이 말을 꺼내기도 전이었습니다. 옆에 있던 멸치 같은 사나이가 뚱보사나이의 말을 잇고 나섰습니다. \u0007“시장에 가서 사 왔을 테죠 뭐.” 멸치 같은 사나이의 말에 바보들은 일제히 고개를 저었습니다. 천만의 말씀이란 뜻이었습니다. \u0007“아니라고요?” 두 사나이는 약속이라도 하듯이 놀란 표정을 했습니다. \u0007“시장이라니요? 시장이 무엇 하는 곳입니까? 그런 물고기 이름도 있습니까?” 바보들 중 하나가 시장이 물고기 이름이냐고 물었습니다. 시장이란 말을 난생처음 들어보는 바보들은 그게 물고기 이름인 줄만 알았던 것입니다. \u0007“맙소사. 시장이 물고기 이름이냐고 묻다니 누굴 지금 놀리는 겁니까?” 멸치 같은 사나이는 바보들이 자기들을 놀리는 것으로 잘못 알고는 와락 성깔을 부렸습니다. \u0007“아하. 점잖지 못하게 화를 내기는….” 뚱보사나이가 재빨리 멸치 같은 사나이를 보고 눈을 흘겼습니다. 그리고는 점잖게 바보들에게 물었습니다. \u0007“그럼 이렇게 큰 잉어를 어디서 구했단 말입니까?” \u0007“마을 앞 시내에서 잡았지요.” 바보들이 입을 모았습니다. \u0007“아니, 마을 앞 시내에서 잡았다고요? 이렇게 커다란 잉어를?” 뚱보사나이의 가느다란 눈이 확 뜨였습니다. 잘못 듣지나 않았나 해서 귀를 의심하는 눈치였습니다. 그와 함께 바보들이 여기저기서 자랑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u0007“냇가에 가면 이보다도 더 크고 탐스런 잉어들이 득실박실 한 걸요.” \u0007“솥뚜껑 같은 자라도 있는걸요.” \u0007“손바닥만 한 붕어도 수두룩한걸요.” \u0007“동아줄 같은 뱀장어도 있는걸요.” \u0007“아니, 그게 정말입니까?” \u0007“정말이고말고요. 우리들이 한 말을 못 믿겠으면 내일 아침 날이 밝는 대로 시냇가엘 가보시면 아실 게 아니겠어요?” 바보들의 이야기를 듣고 난 뚱보사나이는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리고는 속으로 바보들을 실컷 비웃었습니다. \u0007‘어리석은 친구들 같으니. 물고기들을 잡아서 시장에 내다 팔면 당장 부자가 될 텐데.’ 바보들의 마을에 아침이 열렸습니다. 두 사나이는 바보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u0007“여러분들이 부자로 살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뚱보사나이는 바보들을 향해 힘주어 말했습니다. \u0007“부자? 어떻게 사는 게 부자로 사는 걸까?” 바보들은 뚱보사나이의 말에 어리둥절했습니다. \u0007“부자란 대궐처럼 으리으리한 집에서 멋진 옷을 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많은 하인을 거느리고 사는 것이오.” 뚱보사나이의 말에 바보들은 미처 생각할 사이도 없었습니다. 절로 귀가 솔깃했습니다. 대궐처럼 으리으리한 집에서 살 수 있다니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돌았습니다. \u0007“그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칼날바람이 쌩쌩 몰아치는 추운 겨울에도 따뜻한 방안에서 멋진 옷에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많은 하인을 거느리고 살 수 있다면 그 이상 바랄 게 또 뭐가 있겠습니까? 여러분, 안 그렇습니까? 우리 모두 나그네 양반의 말씀대로 하도록 합시다.” \u0007“옳소. 옳습니다.” 바보들은 너도나도 찬성을 했습니다. \u0007“아하, 좋습니다. 그럼 이 길로 당장 시내로 가서 잉어, 붕어, 뱀장어, 자라를 모조리 잡아내도록 하는 겁니다. 값은 얼마가 됐든 여러분이 달라는 대로 드릴 테니까요.” 뚱보사나이의 말이 끝나기가 바쁘게 바보들은 앞을 다투어 마을 앞 시냇가로 달려갔습니다. 바보들은 누가 더 많이 물고기를 잡는가 내기라도 하듯이 아우성을 쳤습니다. 시냇물 속의 물고기들은 삽시간에 바보들의 손에 붙잡혀 팔려 가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바보들은 한동안 근심 걱정 없이 잘 살았습니다. 대궐처럼 으리으리한 집에서 멋진 옷에 맛있는 음식, 많은 하인들을 거느리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얼마 가지 않아 곧 바닥이 나고 말았습니다. 바보들은 날이 갈수록 불안하고 초조했습니다. 전 같으면 물고기 한 마리만 가지고도 세끼 식사를 멋지게 할 수 있었건만 이젠 그렇지가 못했습니다. 시냇가에 가봤자 물고기 한 마리도 구경할 수 없을 정도로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바보들이 근심에 쌓여있을 때였습니다. 뚱보사나이의 일행이 바보들을 찾아왔습니다. \u0007“여러분, 조금도 걱정할 것 없습니다. 이번에도 아주 기똥찬 방법이 있으니까요.” \u0007“기똥찬 방법이 있다고요? 아이고 고맙기도 해라.” 바보들은 침을 꼴까닥거리며 뚱보사나이의 말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u0007“마을 뒷산에 빽빽이 서 있는 아름드리 소나무들을 베어 파는 일입니다.” 뚱보사나이의 말에 바보들은 손에 손에 톱과 도끼를 들고 마을 뒷산으로 달렸습니다. \u0007“쓱싹쓱싹.” \u0007“우루루 쿵.” 바보들의 톱질에 수수백년을 자라온 아름드리 소나무들은 속절없이 나가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나무들이 베어 넘어져 간 마을 뒷산은 금방 벌거숭이산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바보들은 나무를 베서 판 덕분에 한동안 재밌게 살았지만 그것도 잠깐이었습니다. 바보들은 이내 곧 사는 재미를 잊고 말았습니다. 나무를 베어 팔았던 밑천이 바닥이 났기 때문입니다. 대궐처럼 으리으리하게 지었던 집도 멋진 옷과 맛있는 음식도 모두가 한낱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몸종처럼 부리던 하인들도 봇짐을 싸 짊어지고 바보들의 곁을 떠난 지 오래였습니다. 바보들은 이젠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습니다. 바보들의 머릿속엔 오로지 어떻게 하면 배불리 먹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바보들은 뒤늦게 자기들의 어리석음을 깨닫고 후회를 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 인증유형 : 공급자 적합성 확인

저자 소개

  • 저자 : 김여울
저자 : 김여울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1983년)
전남일보(현 광주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1980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수필 당선(2000년)

그림 : 임지연
크리스천문학상 수상
자갈자갈 그림동화 [네가, 딱이야!(공자)]

목차

바보네 마을 12
선생님과 제과점 주인 25
나그네 새 42
세 친구 59
왕소나무는 알고 있어요 73
땅속엔 아무래도 누가 있나봐 86
엄마의 꿈 94
소경과 도둑 107
미소 천사 118
묵방골 내 고향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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