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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003979 / 146쪽 128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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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문학과지성 시인선 [650]
반디앤루니스 리뷰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기형도의 시집. 일상 속에 내재하는 폭압과 공포의 심리 구조를 추억의 형식을 빌어 표현하고 있다. 입이 있으나 말 못하는 현실, 우울한 유년시절, 부조리한 체험의 기억들을 시공간 속에 펼쳐 보인다. 톡톡 튀어나오는 번뜩이는 시어들에 주목해보자.
출판사 리뷰
[시인의 산문] 오랫동안 글을 쓰지 못했던 때가 있었다. 이 땅의 날씨가 나빴고 나는 그 날씨를 견디지 못했다. 그때도 거리는 있었고 자동차는 지나갔다. 가을에는 퇴근길에 커피도 마셨으며 눈이 오는 종로에서 친구를 만나기도 했다. 그러나 시를 쓰지 못했다. 내가 하고 싶었던 말들은 형식을 찾지 못한 채 대분분 공중에 흩어졌다. 적어도 내게 있어 글을 쓰지 못하는 무력감이 육체에 가장 큰 적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나는 그때 알았다. 그때 눈이 몹시 내렸다. 눈은 하늘 높은 곳에서 지상으로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지상은 눈을 받아주지 않았다. 대지 위에 닿을 듯하던 눈발은 바람의 세찬 거부에 떠밀려 다시 공중으로 날아갔다. 하늘과 지상 어느 곳에서도 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그처럼 쓸쓸한 밤눈들이 언젠가는 지상에 내려앉을 것임을 안다. 바람이 그치고 쩡쩡 얼었던 사나운 밤이 물러가면 눈은 또 다른 세상 위에 눈물이 되어 스밀 것임을 나는 믿는다. 그때까지 어떠한 죽음도 눈에게 접근하지 못할 것이다. - 詩作 메모 (1988.11)
입속의 검은 잎
택시운전사는 어두운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이따끔 고함을 친다, 그때마다 새들이 날아간다
이 곳은 처음 지나는 벌판과 황혼,
나는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그를 생각한다.
그 일이 터졌을 때 나는 먼 지방에 있었다.
먼지의 방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문을 열면 벌판에는 안개가 자욱했다.
그 해 여름 땅바닥은 책과 검은 잎들을 질질 끌고 다녔다.
접힌 옷가지를 펼칠 때마다 흰 연기가 튀어나왔다.
침묵은 하인에게 어울린다고 그는 썼다.
나는 그의 얼굴을 한 번 본 적이 있다.
신문에서였는데 고개를 조금 숙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일이 터졌다, 얼마 후 그가 죽었다.
그의 장례식은 거센 비바람으로 온통 번들거렸다.
죽은 그를 실은 차는 참을 수 없이 느릿느릿 나아갔다.
사람들은 장례식 행렬에 악착같이 매달렸고
백색의 차량 가득 검은 잎들은 나부꼈다.
나의 혀는 천천히 굳어갔다. 그의 어린 아들은
잎들의 포위를 견디다 못해 울음을 터뜨렸다.
그 해 여름 많은 사람들이 무더기로 없어졌고
놀란 자의 침묵 앞에 불쑥 불쑥 나타났다.
망자의 혀가 거리에 흘러넘쳤다.
택시운전사는 이따금 뒤를 돌아다본다.
나는 저 운전사를 믿지 못한다. 공포에 질려
나는 더듬거린다, 그는 죽은 사람이다.
그 때문에 얼마나 많은 장례식들이 숨죽여야 했던가
그렇다면 그는 누구인가, 내가 가는 곳은 어디인가
나는 더 이상 대답하지 않으면 안된다. 어디서
그 일이 터질지 아무도 모른다, 어디든지
가까운 지방으로 나는 가야 하는 것이다.
이곳은 처음 지나는 벌판과 황혼,
내 입 속에 악착같이 매달린 검은 잎이 나는 두렵다.
-본문 중에
詩作 메모
Ⅰ
안개 \u003d 11
專門家 \u003d 14
白夜 \u003d 16
鳥致院 \u003d 17
나쁘게 말하다 \u003d 20
대학 시절 \u003d 21
늙은 사람 \u003d 22
오래 된 書籍 \u003d 24
어느 푸른 저녁 \u003d 26
오후 4시의 희망 \u003d 29
장미빛 인생 \u003d 32
여행자 \u003d 34
진눈깨비 \u003d 35
죽은 구름 \u003d 36
흔해빠진 독서 \u003d 38
추억에 대한 경멸 \u003d 40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u003d 41
물 속의 사막 \u003d 42
정거장에서의 충고 \u003d 45
가는 비 온다 \u003d 46
기억할 만한 지나침 \u003d 48
질투는 나의 힘 \u003d 49
가수는 입을 다무네 \u003d 50
홀린 사람 \u003d 52
입속의 검은 잎 \u003d 54
그날 \u003d 56
Ⅱ
바람은 그대 쪽으로 \u003d 61
10월 \u003d 62
이 겨울의 어두운 창문 \u003d 64
포도밭 묘지·1 \u003d 66
포도밭 묘지·2 \u003d 68
숲으로 된 성벽 \u003d 70
植木祭 \u003d 71
그집 앞 \u003d 74
노인들 \u003d 76
빈 집 \u003d 77
먼지투성이의 푸른 종이 \u003d 78
밤 눈 \u003d 79
위험한 家系·1969 \u003d 80
집시의 시집 \u003d 85
나리 나리 개나리 \u003d 88
바람의 집-겨울 版畵·1 \u003d 90
삼촌의 죽음-겨울 版畵·4 \u003d 91
聖誕木-겨울 版畵·3 \u003d 92
너무 큰 등받이의자-겨울 版畵·7 \u003d 94
Ⅲ
病 \u003d 97
나무공 \u003d 98
沙江里 \u003d 101
廢鑛村 \u003d 102
비가·2 \u003d 105
폭풍의 언덕 \u003d 108
도시의 눈-겨울 版畵·2 \u003d 110
쥐불놀이-겨울 版畵·5 \u003d 111
램프와 빵-겨울 版畵·6 \u003d 112
종이달 \u003d 113
소리·1 \u003d 118
소리의 뼈 \u003d 120
우리 동네 목사님 \u003d 122
봄날은 간다 \u003d 124
나의 플래시 속으로 들어온 개 \u003d 126
엄마 걱정 \u003d 127
해설 : 영원히 닫힌 빈방의 체험 / 김현 \u003d 128
작품 발표 연도 빛 출전 \u003d 144



































